8610712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서울 중국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지난해부터 꾸준히 지켜봤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24명의 중국전(23일) 및 시리아전(28일) 명단을 발표한 뒤 깜짝 발탁한 전남 미드필더 허용준에 대해 “올시즌 두 경기만 보고 발탁한 게 아니다. 지난시즌부터 꾸준히 봤다”며 “어제도 광양에 가서 관찰했는데 볼을 갖고 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이재성 부상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이청용 제외를 두고는 “경기에 못 나와도 18명 명단엔 드는 선수가 있고, 아예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훈련을 해도 경기날 팀과 이동하지 않고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소속팀 실전을 보는 경우가 오래 되는 경우는 다르다”며 출전은 물론 엔트리 자체에서 빠지는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음을 전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소속팀 엔트리 제외가 속출하는 현상을 두고는 “이런 일이 장기화되면 대표팀에도 곤란하다”고 경고를 날렸다.

-엔트리 발탁 소감은.

24명을 이번에 소집했는데 허용준이 새롭게 뽑혔다. 24명으로 확정한 이유는 기성용과 곽태휘가 얼마나 회복될 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주말까지 상황을 관찰해야할 것 같다. 이번 2연전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국전을 통해 아시아 최종예선 후반기를 승리로 시작하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도록 할 것이다.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명단 포함이 확실시된 이재성까지 다쳤다. 안타깝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선수들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손흥민 이재성이 뛸 수 없는데 남태희를 측면으로 보고 발탁한 것인가.

이재성 부상까지 전해지면서 측면에 어려움이 있었다. 허용준이 발탁됐지만 누가 중국전에 나설 지는 모른다. 남태희나 지동원 구자철이 측면 날개 대안이 될 수 있다. 김민우도 있다.

-이청용 배제 이유는 경기에 나오지 못한 것 때문인가. 기성용도 비슷하지만 뽑았는데.

기성용은 물론 곽태휘도 중국을 갔으면 하는 이유는 이들이 경험도 많고 리더십도 있다. 뛰질 못해도 벤치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청용을 말한다면 박주호와 함께 언급해야할 것 같다. 둘은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에 못 나와도 명단엔 드는데 결장하는 경우가 있고, 아예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명단에 드는 것은 훈련을 하면서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고,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훈련을 해도 경기날 팀과 이동하지 않고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소속팀 실전을 보는 경우가 오래 되는 상황은 다르다. 이들의 실력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명단에만 들면 둘은 뽑곤 했다. 지금처럼 몇 달 째 명단에 빠지면 곤란하다.

-허용준을 뽑은 이유는.

허용준은 두 경기만 보고 발탁한 게 아니다. 지난시즌부터 꾸준히 봤다. 어제도 광양에 가서 관찰했는데 볼을 갖고 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고민하다가 이재성이 다치면서 뽑았다. 권창훈을 소집한다면 중앙 자원을 데려오는 게 된다. 권창훈은 새 팀에서 교체로 나서고 있다. 지난 경기에선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김기희 장현수가 슈퍼리그에서 나오지 못하는 등 중앙수비수들이 불안한데 재신임했다.

김기희 장현수는 명단에 빠지고 있지만 이 선수들을 확인해보니 시즌 개막 전까지는 정상적으로 준비했고 프리시즌 경기를 소화했다. 김기희는 ACL 플레이오프도 나섰다. 제 컨디션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중국리그에 진출해 있는 선수들의 명단 제외가 장기화되면 우리 대표팀에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진수 김민우 복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한다면.

김진수는 이청용 박주호와 비슷한 케이스였다. 김진수가 분데스리가에서 K리그로 돌아온 게 1보 후퇴로 보이지만 지금 전북에서 잘 하고 있어 발탁했다. 김민우를 보면 과거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왼쪽 풀백엔 왼발잡이를 쓰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오른발잡이 장현수 등을 썼지만 선수들이 불편해 하더라. 소속팀 수원에서의 첫 경기를 레프트백으로 뛰어서 이번에 발탁했다.

-사드 문제로 경기 외적으로 우려되는 것이 있을 것 같은데.

중국 원정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번째로 치르는 어웨이 경기다. 이란 원정 다음으로 부담이 되는 원정일 것 같다. 이란전 땐 경기 당일 종교행사 등으로 분위기가 우리에게 좋지 않게 흘러갔다. 그런 경험이 이번 중국전에선 약이 될 것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헤쳐나갈 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란전을 보면 분위기에 억눌러 우리 플레이를 전혀 하지 못했다. 경기 외적인 분위기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준비한 것을 다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이 기성용 없이 경기한 경우가 거의 없는데 그가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

기성용이 나오질 못하면 플랜B는 김보경이 될 것이다.

-스리백 바람이 K리그에 유행인데.

스리백이 아니라 파이브백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전남-상주 맞대결에서 나온 스리백도 5-4-1 포메이션이라고 봐야 한다. 수비에 한 명을 더하는 것은 전방의 한 명을 빼는 것이다. 점유율을 통한 상대 압박을 하고 있다. 잘 되고 있어 포메이션 바꿀 생각은 없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중국대표팀에 온 뒤 변화를 설명한다면.

6~7명의 멤버 변화가 있고, 전술 변화도 있다. 가오 홍보 전 감독이 파이브백 같은 스리백을 썼다면 리피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쓰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에 뛰는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확 줄었는데 12일 2라운드 후 귀국한다. 관리할 방법은.

한국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자기 관리를 잘 하고 프로 정신이 강하다. 내가 확인한 바로는 준비를 잘 하고 있다. 몸을 잘 만들어 올 계획이라고 한다. 시즌 초반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나오질 못하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 구단들을 보면 몸 값 비싼 선수들이 출전하고 덜 비싼 한국 선수들이 결장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지금 경기장에 나간다면 자기들의 실력이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

-공격수는 김신욱 이정협 황희찬 등 기존 라인업으로 가는 것인가.

플랜A가 첫 번째 옵션이고 플랜B가 두 번째 옵션이란 뜻이 아니다. 내일이라도 플랜B가 A로 갈 수 있다. 공격수들을 선발할 때 다른 유형을 뽑아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번에 선발한 3명도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축구대표팀 명단

골키퍼=권순태(가시마) 김승규(고베) 김동준(성남)

수비수=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부리) 홍정호(장쑤) 곽태휘(서울) 김민혁(도스) 이용 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 김민우(수원)

미드필더=정우영(충칭) 고명진(알 라이얀) 한국영(알 가라파)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 시티) 남태희(레퀴야)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허용준(전남)

공격수=김신욱(전북) 이정협(부산) 황희찬(잘츠부르크)

예비명단=정성룡(가와사키) 김창수(울산) 오재석(감바 오사카) 김주영(허베이) 홍철(상주) 권창훈(디종) 주세종(서울) 김보경(전북) 황의조(성남)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