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최백호, 40년 음악 인생을 앨범에...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공자는 나이 40세를 ‘불혹(不惑)이라 칭했다. 가수 최백호는 데뷔 40주년의 앨범 타이틀을 ‘불혹’이라 지었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는 나이인 불혹처럼 최백호의 음악도 흔들림없이 40년을 살아왔다.

9일 생애 첫 음악 감상회에 나선 최백호는 “건방을 떨기보다 그 동안 가수로서 보다 인간으로서 느꼈던 불혹의 경지에 들려고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그 경지에 들어간 것이 아니다. 다만 가수로서의 욕심은 없다. 내가 가진 역량이나 재능보다 성공 했다. 가수로서의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해서 불혹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의 또 다른 특징은 후배 뮤지션과의 협업이다. ‘부산에 가면’으로 인연을 맺은 에코브릿지, 그리고 그가 이끄는 프로듀싱 그룹 누플레이(NUPLAY)가 앨범 전체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는 “에코브릿지가 이번 앨범을 주관했다. 내가 가수를 시작하는 해 에코브릿지가 태어났는데 묘한 인연이고 같이 음악을 하기 위해 40년을 기다려왔다고 생각했다. 에코브릿지는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우리 대중음악에서 없던 독특하고 흉내낼 수 없는 장르다. 서서히 사람 마음에 젖어드는 표현세계가 있어 나 역시 그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SS포토]최백호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 발표 음악감상회, 최백호와 에코브릿지

에코브릿지는 “곡을 많이 수집하고 선배님과 어울릴만한 곡을 찾았다. 최백호 선생님의 이야기자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곡을 찾았다”면서 “최백호 선배님의 음악은 톤이고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그 톤에 매력을 느껴 ‘부산에 가면’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내 작품에 톤을 차용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온전히 선배님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가수와 작업은 후반작업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선배님은 녹음 후 튠 하나도 건드릴 수 없다. 그 순간 목소리의 힘이 사라지고 한음으로 부르지만 다른 음같은 착시가 아닌 착청이 느껴진다. 음악이 라이브라는 본질을 다시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불혹’ 앨범은 선공개 된 ‘바다 끝’과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더블 타이틀곡으로 발매됐고 ‘낭만에 대하여’ 외에 일곱 곡의 신곡과 리메이크 두 곡 등 총 12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그는 “내년에는 70세가 되는데 내 노래가 사랑노래나 연애 감정은 불가능한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는 남자의 소외가 담겼다. ‘바다 끝’은 사랑도 이별도 외로움도 모두 바다끝에 내려두고자 했는데 앨범 타이틀과 잘 어울린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는 20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노트에 적어 놓았던 것인데 이제 내가 그 노래의 대상이 돼 더 절실하게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SS포토]데뷔 40주년 앨범 발표 소감 밝히는 최백호

특히 이번 앨범은 주현미(풍경), 뮤지컬 배우 박은태(새들처럼), 어반 자카파 조현아(지나간다)와 함께 호흡했고 앨범 재킷 디자인 및 비주얼 디렉팅은 나얼이 맡았다. 그는 “충격이라고 할 정도로 신선한 느낌이다. 예전의 아이유와 작업을 했는데 이번 앨범은 또 완전 달랐다. 새로운 느낌이고 공부를 했다. 후배가수와 작업은 새로운 경험이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부탁이 많이 들어오는데 후배들 앨범을 선전하고 도움이 된다면 언제라도 같이 할 생각이 있다”고 알렸다.

가수로서의 40년 인생을 살아온 그는 후배들에게 “쭉 좋은 길만 달려온 것이 아니라 좌절도 했고 치욕적인 시간도 많았다. 이게 마지막이라는 각오가 있다. 지금부터 떨어지더라도 더 심한 것을 겪어서 하나도 두렵지 않다. 후배들도 꾸준히 음악만 바라보고 가길 바란다. 자신이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의식을 가지길 바란다”면 당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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