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지난해 12월 대만 매체 ETtoday는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을 소개하며 '체육 여신'이라고 칭했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 그는 우월한 몸매와 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네티즌은 중화권 최고의 황금비율 미녀로 불리는 아이상전(艾尙眞)과 비교하며 큰 관심을 보였죠.


위 매체가 주목한 인물은 바비로빅스 강사와 여성 액티브웨어 '어썸스웨티'의 이사로 활동 중인 이헤라 씨입니다. 일상 사진과 운동 영상 등을 게재한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약 4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해 눈길을 끄는데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이헤라 씨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대만 매체에서 기사를 작성한 걸 알고 있었나요?


이헤라 : 한 네티즌이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알려줬어요. 졸업한 지 꽤 됐으니 '한체대 여신'은 아니죠.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기사를 작성한 건지 모르지만, 난생처음 있는 일이라 신기하더라고요.


Q : 그렇군요. 실물을 보니 여자 연예인 중 누구를 닮은 것 같아요.


이헤라 : 제 입으로 말하기 민망한데. 걸그룹 S.E.S 멤버 유진을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이마가 넓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웃음) 그 외 닮은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은 좋죠.


Q : 머리카락 굵기도 닮은 것 같아요.


이헤라 : 아...


Q : 죄송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까요? 댄스 스포츠 선수로 활동했다고 들었습니다.


이헤라 : 중학생 때 특별 활동으로 댄스 스포츠 수업을 들었는데 정말 즐거웠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배운 무용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수월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웃음). 고교 시절 전국대회에 입상하고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될 만큼 실력이 나쁘진 않았어요.


Q : 남자 파트너와 함께하는 스포츠라 힘든 점이 많을 텐데요.


이헤라 : 온종일 붙어서 연습하는데 부딪히는 일이 잦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면 매번 이해하고 양보하는 게 힘들고,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거라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죠. 연인과 부부가 하면 정말 좋은 종목입니다.


Q : 그렇군요. 대학교 2학년 때 돌연 선수 생활을 접었습니다.


이헤라 : 댄스 스포츠만 보고 그 세상 안에 갇혀 살았는데 대학에 입학하니 정말 재미있는 운동이 많더라고요.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온 거죠. 더 늦기 전에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싶더라고요.


Q : 쉽지 않은 결정인데 진로에 관한 고민은 없었나요?


이헤라 : '장금이'로 불릴 만큼 요리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꿈꿨어요. 유학을 염두에 두고 국내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 일했는데, 생각만큼 일이 아름답지 않더라고요(웃음). 음식을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고, 너무 힘들어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죠. 그 후 약 1년 동안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했습니다.


Q : '바비로빅스'라는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헤라 : 반복적인 근육의 수축과 이완으로 전신을 자극해 슬림하고 탄력적인 몸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에요. 바비인형 같은 몸매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딱 맞죠.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하면 지루한데, 여러 사람과 즐기면서 유연성도 기를 수 있기에 특히 남자분들에게 좋아요.


Q : SNS 계정에 올린 사진을 보니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낸 운동복이 많더라고요.


이헤라 : 글쎄요. 운동하기 편한 옷을 입는 것뿐 특별한 의도는 없어요. 다만, 수강생들이 조금 더 자극받을 수 있겠죠? 방송에 출연하는 여자 연예인을 보고 '나도 저런 몸매를 갖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요. 평상시엔 후드티나 박스형 원피스처럼 펑퍼짐하고 편한 옷을 즐겨 입어요.


Q :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를 꼽는다면요.


이헤라 : 발목이 가늘어서 부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SNS 계정에 공개한 전신사진을 보면 발목이 보이도록 아래에서 찍었다는 공통점이 있죠(웃음). 발도 작은 편이라 중심을 잡으려고 힘을 많이 쓰기에 신체 밸런스가 더 좋은 것 같고요. 허벅지가 두꺼워 보이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습니다.


Q : 상당히 긍정적인 성격 같아요.


이헤라 : 스트레스를 잘 안 받아요. 길을 걷는데 누가 시비를 걸거나,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슨 사정이 있는가 보네'라고 넘겨버리죠. 너무 좋은 쪽으로만 생각한다며 주변에서 걱정하지만, 옳고 그른 정도는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설령 스트레스를 받았다 해도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들과 바람을 쐬면 금방 잊히더라고요.


Q : 다섯 마리를 키울 정도로 강아지에 관한 사랑이 남다릅니다.


이헤라 : 그중 네 마리는 입양한 거예요. 2012년부터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집으로 돌아와도 눈에 아른거리는 강아지가 있더라고요.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해요. 병이 있거나 성격이 순하지 못해 주인에게 버림받았다는 편견 탓에 많은 사람이 입양을 꺼리는 현실이 슬프고 안타깝죠.


Q : 여성 액티브웨어 '어썸스웨티'의 이사로도 활동 중인데요.


이헤라 : 바비로빅스 강사로 활동하는 중 지인으로부터 발열 원단으로 운동복을 만들면 괜찮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처음엔 기능과 디자인에 조언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홍보와 영업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제 의견을 전달하죠. 이사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다른 사람보다 일을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요.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운동만 했기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책을 많이 읽어요. 잘 모르거나 궁금한 게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요.


Q : 틈틈이 광고 촬영까지. 1인 3역이 버겁진 않나요?


이헤라 : '뱀파이어설'이 있을 만큼 잠이 없어요. 새벽 네 시부터 오전 여덟 시까지 하루 네 시간이면 충분하죠. 댄스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면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1위를 한 번도 못 해 성적에 관한 고민이 많았는데, 모두 잠든 시간에 한두 시간 더 연습하면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렇게 새벽까지 연습하고 아침에 가장 먼저 체육관으로 가는 걸 수년간 하다 보니 몸에 밴 거죠. 충분한 수면이 좋다고 하지만, 짧은 시간임에도 아주 깊게 잠들어서인지 항상 개운해요.


Q : 꾸준히 운동하기에 특별히 식단을 관리하진 않을 듯합니다.


이헤라 :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건 아니지만, 고기를 안 먹어요(웃음). 우연히 도축 영상을 봤는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잔인해서 큰 충격을 받았고, 그 뒤로 도저히 못 먹겠더라고요. 좋지 않은 환경에서 항생제를 맞고 자랐을 텐데 그게 내 몸에 쌓이면 좋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고깃집은 친구들과 종종 가지만, 고기가 아닌 쌈 채소나 버섯과 양파를 구워 먹습니다.


Q : 고기는 안 먹지만 술은 가끔 마시죠?


이헤라 : 1년에 맥주 한 캔, 소주 한 잔도 안 마셔요. 술자리를 가면 물만 2ℓ 넘게 마시죠(웃음). 몸에 좋지 않고 맛도 없잖아요. 집안 분들도 술을 아예 안 드시고요.


Q : 혹시 회도 안 먹나요?


이헤라 : 아무 맛도 안 나잖아요. 초장이요? 미역에 찍어 먹는 게 더 맛있을 것 같아요.


Q : 음. 귀농해서 채소밭을 가꾸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헤라 : 그렇지 않아도 오는 4월 집 앞 텃밭에 각종 채소를 심을 예정이에요. 무와 배추, 파프리카 등은 항상 냉장고에 보관 중이고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자연을 벗 삼아 편히 지낼 수 있는 농촌에서 살고 싶어요. 가수 이효리처럼 제주도에 사는 것도 괜찮죠. 감귤농장을 운영하거나 당근 농사를 지어도 좋을 것 같고요(웃음).


Q : 농촌에 젊은 사람이 많이 없다는데 기쁜 소식이네요. 지난해 9월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3'에 출연했습니다.


이헤라 :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자기 PR 시대잖아요. 연예계 진출이 아닌 '이헤라'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죠. 불안한 눈빛 탓에 정체가 탄로 날까 봐 방송 말미까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요.


Q : 녹화 후 누군가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물어보진 않았나요?


이헤라 : 전혀요. 헌팅을 당하거나, SNS 계정을 통해 제게 관심을 드러낸 사람도 없어요. 다른 여자분은 많이 받는 것 같던데 전 매력이 없나 싶기도 하더라고요(웃음).


Q : 하루빨리 좋은 분을 만나길 바랄게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헤라 : 예쁜 몸매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바비로빅스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고, 유기견 활동도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아!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 병들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처럼 유기견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하나같이 착하고 예쁘니 강아지를 키울 생각이라면 분양보다 입양을 먼저 생각해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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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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