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값비싼 국내 FLAC 파일 97% 이상 '짝퉁 고음질' 소비자는 속고있다
    • 입력2017-03-08 06:12
    • 수정2017-03-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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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es+Audio
현재 수많은 음원들이 ‘고해상도 음원’임을 강조하고 높은 값을 받고 있지만 실제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 자체가 해당 사양에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고해상도 음원을 상징하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인증 로고.  출처 | 소니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스포츠서울이 벅스뮤직의 FLAC 고음질 음원이 MP3와 실상 다르지 않다는 내용을 지난해 10월 10일 단독 보도한 이후 몇몇 독자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그리고 확인된 사실은 더 문제가 심각했다. 거의 모든 음원 유통사들이 이른바 ‘짝퉁 고음질’ 음원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예전부터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음원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DVD 시절에도, 돌비 디지털로 수록된 오디오보다 DTS 사운드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자 DVD 제조사들이 돌비 디지털 음원을 DTS 코덱에 통과시켜 DTS 포맷으로 둔갑시킨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MP3 시장에서도 128kbps, 192kbps, 320kbps 등 보다 용량 크고 음질 우수한 음원들을 소비자들이 선호하자 128kbps 용량의 MP3 음원을 192kbps 또는 320kbps로 둔갑시켜 판매하곤 했다. 하지만 제보를 통해 확인한 고음질 음원 시장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고음질 음원 90% 이상의 곡들이 ‘가짜 FLAC’, ‘가짜 고음질’ 음원으로 보여 보다 철조한 전수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벅스
벅스의 ‘FLAC 전용관’. 고음질 음원을 따로 모아 비싸게 판매하지만 실제 음원의 품질은 기대치를 밑돈다.

먼저, 제보자는 음원의 음질 확인을 위해 벅스뮤직, 네이버뮤직, 그루버스에서 각각 30곡의 24bit/96kHz 고해상도 음원을 무작위로 구입하고, 90곡의 음원 사운드 스펙트럼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참담했다. 24bit/48kHz 수준의 음원으로 확인된 곡 수가 벅스뮤직의 경우 29곡, 네이버뮤직의 경우 29곡, 그루버스의 경우 30곡이었다. 24bit/96kHz를 충족하는 정상 음원은 총 90곡 중 단 두 곡(벅스뮤직, 네이버뮤직 각각 1곡) 뿐이었다.

테스트 곡 대부분이 48kHz 이후의 주파수 대역에 대해 어떠한 사운드 정보도 없거나, 일부 불분명한 파형이 감지됐었다. 거의 모든 곡들이 제대로 된 96kHz 사양의 곡이 아니었다.

실제 한 스튜디오 사운드 엔지니어는 “음원을 녹음할 때 보통 CD 규격 기준(16bit/44.1kHz)으로 음반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 보다 높은 규격의 음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작업 중 24bit/96kHz 이상 사양으로 작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튜디오의 사운드 엔지니어는 “일단 녹음의 경우, 저희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녹음실에서 24bit/44.1kHz 또는 24bit/48kHz로 녹음이 진행된다. 다만, 저희는 마스터링을 위한 믹스 마스터가 24bit/96kHz 또는 24bit/88.2kHz다”라고 답했다. 즉, 가장 중요한 녹음 원본이 24bit/44.1kHz~24bit/48kHz에서 대부분 이뤄지며, 이를 스펙 수치만 높여 판매해 온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엔지니어는 “음반기획사에서는 MP3 파일과 WAV(무압축 파일, FLAC는 무손실 압축 파일로, 이론상 음질은 WAV와 FLAC가 동일하다) 2가지 형태로 배급사에 제공한다. 그렇게 2가지 형태로 음원을 제공하면 배급사나 서비스사에서 자기네들이 컨버팅(음원 부풀리기) 작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더 좋은 음질을 위해 더 비싼 음원을 구입해왔지만 실상은 CD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소니와 LG전자·아이리버도 자유로울 수 없어
질 낮은 음원의 유통에 대해 소니와 LG전자, 아이리버도 자유로울 수 없다. 모두 고해상도 플레이어를 출시하는 대표적인 하드웨어 업체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DSD 파일 형식(SACD에 수록되는 음원 형태)을 처음 개발했고, 특히나 지난 수 년간 고해상도 음원 재생을 앞장서 내세우며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Hi-Res AUDIO)’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소니의 계열사인 소니뮤직 산하 스튜디오에서 소니 오디오 기기에 최적화된 소리를 테스트하고, 제품에 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소니에서 고해상도 기기에 걸맞는 음원의 제작과 유통에는 소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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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공개한 피터팬 컴플렉스의 ‘시무룩해’ 사운드 스펙트럼. 역시 48kHz 이후 대역에서 신호가 급감하는 등 비정상적인 파형을 보인다.  제공 | 프랭크타임

LG전자 역시 G2부터 24bit/192kHz 음원을 재생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G5부터 고급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를 사용해 음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또 LG전자의 고해상도 음원 제공 앱인 ‘스마트월드’를 통해서 적게나마 유료·무료 고해상도 음원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앱에서 제공하는 24bit/96kHz 음원 또한 48kHz 이상의 음 정보가 없는 ‘짝퉁 고음질’ 음원이다. G6에서도 쿼드 DAC의 고음질 재생기능을 주요 기능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소프트웨어의 공급이나 곡의 품질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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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서 유·무료로 배포하는 하이파이 음원.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이라는 고해상도 포터블 뮤직 플레이어로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최근에는 포터블 플레이어와 도킹 앰프를 결합해 660만원에 출시하기도 했다. 해마다 가격은 오르는데 정작 음원에 대해서는 모르쇠다. 아이리버의 고해상도 음원 서비스 회사인 그루버스가 아이리버에서 분사했지만 한 몸통에서 파생된 만큼 그루버스의 ‘짝퉁 고음질’ 논란에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어 보인다.

물론 모든 고해상도 음원이 다 ‘짝퉁 고음질’은 아니다. 특히나 같은 CD라도 레코딩에 공을 들이는 해외 유명 레이블 CD의 경우 음질 차이가 대번에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해외 곡들은 국내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K팝 등 한국음악을 구할 수 없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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