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싱글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이병헌의 감성멜로 ‘싱글 라이더’가 3월 극장가를 찾는다.

‘연기파 배우’ 이병헌과 공효진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제작단계 부터 관심이 높았던 영화다. 오는 3월 개봉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되기 전이지만 “이병헌과 공효진의 새로운 감성영화가 나왔다”, “오랜만에 괜찮은 멜로영화다. 완성도가 높다” 등 호평이 들려온다.

‘싱글라이더’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다양성이다. 최근 영화계에 100억대 블록버스터 대작 및 액션무비들은 많았지만, 감성멜로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많은 여배우들이 영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병헌과 공효진이 만난 멜로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배우 이병헌에게 있다. 완벽한 연기력에, 할리우드와 한국을 오가며 성실하게 일을 해온 배우 이병헌의 모습과 다르게 사생활에서 흠집이 났다. 앞서 이병헌은 2014년 음담패설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다. 배우 이민정과 결혼 후에 생긴 일이라 비난여론이 쏟아졌고, 당시 영화 ‘협녀’와 ‘내부자들’ 등 두 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던 가운데 개봉시기가 미뤄지기도 했다. 이후 이병헌의 이름 앞에는 ‘협박녀’, ‘동영상’ 등의 검색어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병헌 스킨십
이병헌이 지난해 말 홍콩에서 한 여성과 스킨십을 하는 듯한 모습이 공개돼 또 한번 곤혹을 치렀다.

이병헌은 다행히 강렬한 연기력이 돋보인 ‘내부자들’로 “역시, 이병헌”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논란을 잠재운 듯 했으나 지난해 말 해외에서 열린 한 시상식 직후 벌어진 해프닝은 다시 한번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아내 이민정과 함께 한 자리에서 다른 여성과 스킨십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소속사 측은 급히 “이민정도 알고 있는 친한 지인”이라며 해명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연기력으로 잠재운 논란이 또 불거졌고, 마침 영화 ‘마스터’ 개봉을 앞둔 시점이라 이병헌의 소속사와 영화 제작사 측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병헌은 당시 인터뷰에 앞서 모든 기자들에게 “동영상 관련 질문은 피해달라”고 양해를 구했을 만큼,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 이병헌의 연기는 또 박수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그가 보인 캐릭터들은 실존 인물인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완벽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좀 다르다. ‘멜로’라는 장르가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싱글라이더’는 상실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재훈(이병헌 분)의 시선을 통해 가족을 지켜보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다. 중년의 증권회사 지점장 역을 맡은 이병헌은 부실채권 사건으로 고객들의 인생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잃을 위기를 맞아 호주에 있는 아내(공효진 분)와 아들을 찾아 떠난다.

이병헌은 과연, 그간의 구설을 딛고 ‘싱글라이더’로 관객들에게 또 다시 인정받을 수 있을까?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16년 만의 멜로이지만, 너무나 강렬했던 두 차례의 사건은 대중에게 깊게 각인돼 있다. 공개된 스틸 사진에서, 이병헌의 눈빛은 모든 감성을 내뿜은 듯 절절하다. 애절한 눈빛에 빠져들 것 같지만, 현실에서 보여준 이병헌의 이미지가 자꾸 어른거려 집중을 방해한다. 이병헌의 연기력이 멜로에까지 관통할지, 결국 관객들의 선택이 남았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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