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대표
넵튠 정욱 대표.  김진욱기자 jwkim@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넵튠은 지난 2012년 1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5년여만인 지난해 12월 14일 코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넵튠을 이끌고 있는 정욱(45)대표는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게임맨이다.

2005년 NHN 사업 유닛장을 시작으로 2009년 NHN 한게임 대표를 역임한 대표적인 국내 게임계 리더이다. 그가 2011년 NHN(현 네이버)에서 나와 직원 14명으로 스타트업한 기업이 넵튠이었다.

넵튠의 초기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한게임에서 서비스했던 야구 시뮬레이션 장르에 도전해 ‘프로야구 마스터’를 내놨다. 초반 성적도 괜찮았다. 출시 하루만에 애플 앱스토어 스포츠 장르 1위, 일주일만에 무료 인기게임 2위까지 차지했다. 2012년 10월 출시돼 2013년 8월까지 누적 매출 7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선보인 게임들이 그다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넵튠을 시작한지 3년만인 2014년 초반 갖가지 어려움이 찾아왔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스타트업의 한계였다. 정 대표는 “3년 정도된 2014년 중반 최선을 다했는데 성과가 없었다. 대표인 저도 지쳐서 사업을 해야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다”며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있었고, 시장 등 외부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대표는 “스타트업을 하면 자본이 부족하고 그 때문에 좋은 사람을 구하기도 힘든다. 자본이 있어야 안전한 직장을 보고 좋은 사람들이 오고 좋은 인력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다시 자본 투자를 받는 과정을 거쳐야한다”며 “하지만 자본이 넉넉하지 않았다. 다행히 2012년 모바일게임에 투자가 이뤄질때 창업을 했고 그 자본으로 버티고 버티다가 새로운 게임이 성공을 해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정 대표를 어려움에서 구한 게임은 NHN 한게임에서 주력으로 서비스했던 보드 게임류였다. 2014년 해외에서 인기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일본·대만 등에 출시한 넵튠의 사천성 게임 ‘라인 퍼즐탄탄’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어 내놓은 ‘프렌즈사천성’은 국내에서 출시 이틀 만에 구글 앱마켓 인기 게임 1위에 오르고 5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히트쳤다. 그 자본을 바탕으로 좋은 인력들을 회사로 데려올 수 있었다. 이어 소셜 카지노게임을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성공시키며 차분하게 넵튠을 성장시켰다.

이러한 사업 결과 넵튠은 2015년 전체 매출의 81%를 해외에서 올렸다. 스타트업에서 성장해 해외 매출비중이 80%가 넘어서는 상장사로 성장시키기까지 정욱 대표는 밤낮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지난 12월 14일 자본 확보에 용이한 상장기업이 됐다. 최근에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 나눔게임펀드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게임 개발의 핵심인 IP(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해 온라인게임 ‘테라’를 개발한 블루홀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게임 개발을 위해 받은 투자를 바로 차기작 준비를 위한 투자에 쓴 것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상장사로 1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할 정도의 기업으로 넵튠을 성장시킨 정 대표는 국내 게임 생태계에 대해서 걱정이 많다. 대형게임사와 허리가 되는 중형 게임사의 격차가 벌어지고 스타트업들이 성공하기도 힘든 환경때문이다.

정 대표는 “대형 기업들이 스타트업들이 만든 게임들을 서비스해줘야 스타트업들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는데 대형 게임사들은수익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자체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 서비스에만 열중하고 있다”라며 지금의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 시장이 열릴 때 다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PC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 모바일게임에서는 MMORPG이다”라며 “새로운 장르가 열릴때를 대비해 괜찮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사에 투자를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넵튠은 꾸준하게 서비스해왔던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과 사천성 게임의 신작들을 비롯해 개발 자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모바일 RPG ‘헌터스리그’와 전략 게임 ‘블랙서바이벌’, 소셜 카지노 게임 ‘세븐럭베가스’ 등을 올해 내놓고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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