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이지훈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스타보다 연기를 즐기는 배우가 될래요.”

최근 종영한 SBS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의 배우 이지훈(29)이 선한 인상과는 달리 아버지의 상속문제, 출생의 비밀 등으로 흑화하는 허치훈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극중 허준재(이민호 분)의 이복형이자 전생에서 인어(전지현 분)와 담령(이민호 분)에게 창을 던졌으며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까지 선악을 넘나들며 허준재와 대립하며 끝까지 쫄깃한 긴장감을 안겼다.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치고 2012년 KBS2 ‘학교2013’으로 데뷔해 지난해 SBS ‘육룡이 나르샤’의 이신적, JTBC ‘마녀보감’의 선조, SBS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의 황지훈에 이어 ‘푸른 바다의 전설’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그는 “촬영 때 이런 역할과 스토리에서 엔딩에 자살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뜻깊었고 굉장히 슬프면서도 잊혀지지 않을 마지막 대사가기억에 남는다”며 “치현이는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상처받게 되는 인물이라 딱하고 안타까워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어도 자살까지는 아니어도 사람이 한순간에 변할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반 선한 인물처럼 보이던 허치현은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는 인물이어서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초반엔 체중을 늘렸다가 점차 빼나갔다. “치현이는 변화가 있기 전까지 엄마 비위를 잘 맞추면서 안심시키고 진심으로 좋아했던 아버지에게도 노력하는 아들이었다. 부모에게 사랑받는 부잣집 아들이어서 빈곤해보이면 안될 거 같아 운동하며 몸을 불리고 많이 먹었다. 그러다 사건이 터지고 중반부터는 하루에 다섯끼 먹던 걸 두끼로 줄였고 18회에는 하루에 한끼만 먹었다. 원래 74㎏인데 시작할 땐 78㎏이었다가 마지막엔 67.5㎏까지 빠졌다. 야식을 참는 게 굉징히 힘들어 여동생이 곱창을 사와도 냄새만 맡고 못먹었다. 하하. ”

이지훈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의 배우 이지훈. 사진|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극중 허치현이 심청에게 호감을 보이며 백화점 데이트를 하거나 같이 식사하며 묘한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하기도 했다. 그는 “나도 그럴 거 같다는 느낌이 들고 댓글에도 그런 말이 있어 작가님께 삼각관계가 되는 거냐고 여쭤봤는데 ‘시청자 반응과 드라마의 흐름을 보고 결정할 거니까 가능성을 열어놓고 연기해달라’고 말씀하셔서 심청과 만났을 때 케미스트리가 살 수 있도록 공들여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러브라인에 대비했는데 불발돼 아쉽다”며 “시청자들이나 지인들이 연기가 아니라 진짜 수줍어하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 특히 전지현 선배님과 명동 신세계백화점의 예쁜 조명 아래서 가까이 붙어서 길을 걷는 장면을 찍을 땐 기분이 묘했다”고 수줍어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자신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너무 좋은 감독님, 작가님, 어머니, 아버지로 나오신 황신혜 누나와 최정우 선배님 등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고 나를 다시 봤다는 분들 등 다들 많이 사랑해주셔서 말할 수 없이 많은 걸 얻은 것 같다. 예전엔 작품이 끝나면 후련함이 컸는데 이번엔 스스로 책임감이 생겼다. 한발 나아가서 다음 작품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지훈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의 배우 이지훈. 사진|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본명이 이지훈인 그는 연예계의 동명이인들 때문에 재미난 에피소드도 여럿 있다. 특히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이지훈과 친분이 각별하다. “회사로 뮤지컬 섭외 전화가 잘못 걸려온 적도 있다”며 “나도 지훈 형처럼 뮤지컬을 할 마음이 있다. 형의 뮤지컬을 보러가면서 느낀 건데 형도 몸을 유연하게 하려고 필라테스를 배우고 노력해 춤선이 예뻐졌더라. 최근에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피아노랑 탭댄스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지훈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의 배우 이지훈. 사진|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인터뷰를 앞두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과거 ‘선배’ 이지훈이 인터뷰 때 자신의 이야기를 한 걸 보고 감동받아 그에게 연락하기도 했다. 그는 “지훈 형에게 ‘형 감동이네요. 새벽에 센치해지네요. 고마워요. 이지훈이란 이름에 먹칠하지 않게 열심히 할게요’라고 했다”고 웃었다.

‘대세’로 발돋움중인 이지훈은 “뭔가를 선택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유쾌하고 장난기가 몸에 배어있는데 자유로운 연기를 좋아하는 배우로 지내며 시간이 지나 사람들에게 스타라기 보다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만족한다”고 밝혔다.

hjcho@sportsseoul.com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의 배우 이지훈. 사진|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