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10대, 20대 젊은 층이 쉽게 접하는 매체는 뭘까요. 최근에는 저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다니면서 TV보다 인터넷 방송이 심리적으로 가까운 매체로 변하고 있는데요. 올해 27세의 BJ 서윤은 10~20대 젊은 층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인터넷 방송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직장을 그만두고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BJ 서윤은 '섹시' 콘셉트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BJ 서윤은 더 이상 '섹시'가 아닌 '공감'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청자들이 '섹시' 콘셉트에 더욱 큰 반응을 보이기에 이상과 다른 현실로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섹시'와 '공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BJ 서윤을 지난 6일 인천의 한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Q : 인터넷 방송 자키(BJ)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BJ 서윤 : 처음에는 그냥 게임을 즐기면서 방송을 했어요. 그런데 게임만 하면 사람들이 궁금해하니까 캠을 켜고 방송하게 됐는데, '캠방'을 하다 보니까 게임을 하지 않게 됐어요.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아예 BJ로 전향하게 됐죠.


Q. 처음부터 얼굴을 드러내놓고 방송을 했던 게 아니군요.


BJ 서윤 : 학교 다닐 때 미술을 전공했어요. 지난 2010년 대학교 때부터 취미생활로 방송을 즐겼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일 관두고 나서 본격적으로 BJ를 하게 됐어요.


Q. BJ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BJ 서윤 : 미대 나와서 청첩장을 디자인 했어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디자인 일과 달라서 1년 반 정도만 하다가 관뒀어요. 현실과 이상에서 오는 괴리감에 그만둔 거죠. 그렇게 잠시 쉬면서 취미로 방송을 했는데, 재밌더라고요.


Q. 처음부터 호응이 좋았나 봐요?


BJ 서윤 : 그렇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많은 분의 관심을 받지 못했죠. 게임 방송을 할 때는 많아야 30명 정도였어요. 초반에는 '청순' 콘셉트로 방송을 했는데 '섹시'로 콘셉트를 바꾸면서 급격하게 시청자가 증가하게 된 거예요. 그때부터는 취미가 아닌 직업정신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방송에 임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노출이 있는 '섹시' 콘셉트로 바꾸게 됐어요.


Q. 굳이 '섹시' 콘셉트를 한 이유라도 있나요?


BJ서윤 :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터넷 방송은 노출이 있어야 시청자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방송을 위한 '섹시' 콘셉트지만 끝나고 나면 '이건 내가 아닌데'라고 후회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도 방송을 계속하니까 '욕심이 뭐길래'라는 회의감도 들더라고요.


욕심 때문에 저 자신을 많이 포기했어요. 부끄럽기도 하고. 부모님에 관한 악성 댓글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팠죠. 그래서 '나는 선정적인 콘텐츠가 아니면 못하나? 능력이 안 되나?'라고 생각돼 속상하기도 했어요. 저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송을 하고 싶은데 말이죠.


Q : 그래도 방송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BJ 서윤 : 시청자분들이 제가 기쁠 때도 같이 좋아해 주시고 슬플 때도 함께 힘들어해 주세요. 제가 학교나 직장에 다닐 땐 거의 '외톨이'였거든요. 그런데 방송을 하면 주목받는 느낌이고, 시청자들이 친구 같기도 하고 제 말에 집중해주세요. 또 잘못된 부분이 있어도 바로 잡아 주거나 다독여주기도 해서 방송을 계속한 것 같아요.


Q. : 방송을 통해 친구를 찾은 거네요?


BJ 서윤 : 소통하는 것이 좋았어요. 그래서 재미있게 하려고 일부러 세게 말한 적도 많아요. 실제 성격은 정반대인데 말이죠.


Q : 예를 든다면?


BJ 서윤 : 음… 야한 농담을 하거나 화내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 화내며 억지 부린 적도 있어요. 또, 다른 BJ와 합동 방송을 할 때 재미를 위해 나쁘게 행동한 적도 있고요.


Q : 평소에 3~4시간 정도 방송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긴 시간 방송하려면 준비할 것들이 많을 것 같아요.


BJ 서윤 : 저는 일종의 '스토리텔러'이기에 일상에 지친 분들의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 많이 노력해요. 예를 들면, 시청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기사를 챙겨보면서 사회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연예 이슈도 놓치지 않으면서 이야깃거리를 만들죠. 또 시청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심리학도 공부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방송 시간이 야간이다 보니 밤낮이 바뀌었어요. 밤에는 특별히 할 게 없잖아요. 제가 특별히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저도 답답해요. 이것저것 경험을 많이 하면 시청자들에게 할 이야기가 많이 생길 텐데. 그게 안 되니깐. 그래서 간접적으로라도 준비를 한답니다.


Q : BJ 서윤 씨의 방송이 보통 오후 11시에 시작하니까 밤낮이 바뀌는 건 당연할 수도 있겠네요. BJ의 일과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BJ 서윤 : 보통 자고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방송준비를 해요. 또는 강아지를 돌봐요. 특별히 하는 게 없어요. 그냥 방송→잠→방송→잠. 방송에 미쳐 있는 것 같아요.


Q : 방송에 대한 열의가 남다른 것 같아요. '섹시' 콘셉트를 하다보면 방송에 대한 회의감도 클 것 같은데.


BJ 서윤 : 회의감은 항상 있어요. 제가 욕심 못 버리고 끌고 가다 보니까 항상 방송 끝나면 후회해요. 방송 순위가 올라도 떳떳하지 못하고요.


Q : 아무래도 노출 의상을 입으면 방송 사고에 대한 고민도 있겠어요. 대비책은 있나요?


BJ 서윤 : 속바지를 꼼꼼히 잘 챙겨 입고, 웬만하면 속옷 절대 안 비치게 입어요. 노출을 해도 계절에 맞춰 의상을 입었어요. '아프리카TV' 정책에 맞게 입었죠.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선은 항상 지켰어요.


Q : 인터넷 방송이 초기와 다르게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BJ 서윤 : 저도 고민이에요. 지금은 '섹시' 콘셉트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고정 시청자 수가 떨어지게 되면, 사람 욕심이란 게 무서워서 결국 다시 '섹시' 콘셉트를 찾을 것 같고. 인터넷 방송은 벗어야 뜨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그렇지만 '섹시' 콘셉트 아닌 걸로 열심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다 보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줄 거라 믿어요.


Q : 쉬는 날도 없이 방송하는데.


BJ 서윤 : 방송은 저와 시청자의 약속이잖아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도 쉬지 않았던 적도 있어요. 명절 같이 특별한 날 아니면 아프고 힘들어도 쉬지 않아요. 설날에도 모바일로 방송했을 정도죠.


Q : 이젠 쉬엄쉬엄해도 되지 않나요?


BJ 서윤 : 뭔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방송은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과 약속인데 자주 쉬다 보면, 다음 날 시청자들에게 "심심했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그런 말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또, 방송 아니면 저도 할 게 없어요.


Q : 열심히 해서인지 이제는 아이돌과 함께 방송도 하고 성공 궤도에 올랐어요.


BJ서윤 : 아이돌과 방송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신기해요. 걸그룹 달샤벳, AOA, 다이아 분들하고 같이 방송했어요. 연예인들과 방송하면 뭔가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해요. 함께 방송한 인연으로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요. 달샤벳이나 다이아 멤버들이랑 자주 연락해요.


Q : 연예인 말고 동료 BJ들과도 함께 방송하기도 하잖아요. 친목 도모는 자주하나요?


BJ서윤 : 각자 개인 스케줄이 있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는데, 시간 되는대로 만나서 방송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소소하게 수다도 떨어요.


Q : 동료 BJ들과 만나 이야기하면 수입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수입을 공개할 수 있나요?


BJ 서윤 :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수입이 거의 비슷해요. 주로 별풍선이나 공식방송, 협찬, 유튜브 등으로 다들 벌만큼은 벌고 있어요.


Q : 수입이 만족스럽다 하더라도 방송을 통해 의도치 않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난감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잖아요. 예를 들면 '오줌 사건'이라든지.


BJ 서윤 : 전 진짜 아니에요! 저 바지에 오줌 안 지렸어요. 그 일로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억울했죠. 하지만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그 사건으로 녹색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B'만 쳐도 연관 검색어에 'BJ서윤'이 1등으로 나오더라고요. 해외 자동차 업체 B사와 아이돌 그룹 B1A4보다 위에 있더라고요. 해프닝이었지만 좋은 해프닝이었던 것 같아요.


Q : 많은 분이 BJ 서윤 씨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BJ 서윤 : 제가 솔직한 면이 좀 있어요. 요즘에 '팩트폭력'이라고 하죠? 눈치를 보지 않아요. 말을 강하게 하죠.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성격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해요. 꾸밈없는 모습이라 팬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Q : 지금은 인터넷 방송이 인기가 높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잖아요. 인터넷 방송에 대한 비전은 어떻게 보세요?


BJ 서윤 : 비전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어린아이들도 TV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보니까. 앞으로는 BJ들이 더 유명해질 것 같아요. 요즘 초등학생 장래희망에 'BJ'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부심도 들어요.


Q : 미래를 위한 계획은?


BJ 서윤 : 강아지를 좋아해서 '애견 미용 자격증'을 따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자격증을 따서 '애견미용방송'을 해보고 싶어요.


Q : 올해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BJ 서윤 : 올해 목표는 'TOP20'이에요.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노력해보려고요. ('섹시' 콘셉트 없이 도전하는 건가요?) 그래서 고민이에요. '여캠'을 보면 중간이 없어요. 요즘에 상위권 아니면 하위권이에요. 다시 섹시 '콘셉트'로 가야 되나 할 정도로 고민이에요.


Q : 그래도 최근에는 게임 방송을 통해 조금씩 전환에 성공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BJ 서윤 : 제가 재밌어서 하는 거고, 가끔 방송해서 호응은 좋은데. 기존 팬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 많이는 하지 않아요. 9대 1 비율로 하죠. 그래서 올해도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해요. 'BJ외질혜'라고 있는데요. 지혜랑 같이 '대도녀' 콘텐츠를 할 거예요. 여성판 '무한도전'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예를 들어, 댓글에 "상어밥을 주러 가라" 그러면 진짜 가는 거죠. 올해는 이걸 위해 노력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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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국 purin@sportsseoul.com


사진 | BJ 서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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