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이태양 \'승리를 위하여\'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6 KBO 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이태양이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의 대규모 스프링캠프 시작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김성근 감독은 훈련계획 수립과 방향설정을 놓고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재활 중인 선수도 많고 다듬어야 할 젊은 선수들도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양보다 밀도에 초점을 맞춰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선발투수 확보다. 한대화 감독 시절인 2012년부터 따져봐도 지난 5년간 선발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면 30차례 마운드에 오른다. 5이닝씩만 던졌다고 가정해도 150이닝은 소화해야 한다. 2012년 류현진(LA 다저스)이 27경기에 선발등판해 182.2이닝을 소화한 이후 2014년 이태양이 26경기에서 153이닝을 던진게 전부였다. 김혁민이 2012, 2013년 각각 146.1, 146.2이닝을 던진 뒤 부상에 시달린 이후 한화 토종 투수들 중 선발 10경기 이상, 13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가 사라졌다. 이태양과 송창현, 김혁민 등은 김 감독이 부임하기 전 이미 수술대에 올랐거나 통증을 호소해 재활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지난해 송은범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7차례 선발등판해 122이닝을 소화했다. 성적은 2승 11패. 장민재와 이태양, 윤규진 등 세 명이 100이닝을 돌파했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 붙박이 선발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토종 선발 10승도 손에 꼽을 정도다. 2015년 안영명이 27경기에서 125.1이닝을 던져 10승(6패)을 거둔게 지난 5년 동안 한화 토종선발 중 유일한 두자리 승이었다. 심지어 류현진도 2012년 10승 사냥에 실패해 극심한 선발난에 시달렸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07년에 류현진(30경기, 211이닝 17승)과 정민철(26경기, 155.1이닝 12승)이 토종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것과 비교하면 투수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외국인 투수 수난도 이어졌다. 2007년 세드릭 바워드가 28경기에서 158.1이닝을 던져 11승(13패)을 따낸 이후 2015년 미치 탈보트가 30경기에서 156.1이닝을 소화해 10승 11패를 거둔 게 최상위 성적으로 분류될 정도다. 혹사가 아닌 시스템 문제라는 의미다. 한화가 전면에 내건 ‘육성’ 전략 중 가장 시급히 세부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분야가 투수난 해결이다.

한화는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내지 못해 큰 비난을 받았다. 2013시즌 후 영입한 정근우 이용규가 야수진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고 권혁과 정우람은 최강 불펜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줬다. 하지만 선발자원으로 분류됐던 송은범 배영수 심수창 등은 크고작은 부상으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구단측은 “현장의 요청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입한 선수들”이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세밀한 육성기조를 바탕에 둔 영입이었는지에 대한 책임은 구단에도 있다.

김 감독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을 4개조로 분류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구단의 육성기조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재활 중인 선수들이 많아 풀타임 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투수들이 구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수들 스스로 볼에 회전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던지거나 웨이트트레이닝만 믿고 상체 위주로 던져서는 포수 미트까지 볼 회전을 유지하기 어렵다. 한화가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숙원인 선발투수 육성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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