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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원. 출처 | 알 아흘리 트위터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권경원(25)의 대박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대표에 한 번 뽑히지 않은 전북 출신 미드필더 권경원(25) 한국인 역대 두 번째 이적료 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2일 일제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흘리에서 뛰고 있는 권경원이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으로 이적하게 됐다’며 이적료로 1100만 달러(약 132억7000만원)을 추산했다. 이는 손흥민이 1년 4개월 전 독일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할 때 기록한 아시아 최고 이적료 2200만 파운드(약 328억원)에 이은 한국인 2위다. 2012년 기성용이 셀틱(스코틀랜드)에서 스완지 시티(잉글랜드)로 옮길 때의 몸값 600만 파운드(약 89억원)를 훌쩍 넘는다.

축구계에선 A매치 한 번 뛴 적이 없었던 권경원이 ‘대박’을 친 이유로 대략 5가지를 꼽는다. 우선 중국 프로축구의 엄청난 자금력이 첫 손에 꼽힌다. 텐진은 올해 1부 승격팀인데 지난해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들을 영입하고 시즌 중반 세계적인 수비수 출신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을 데려오는 등 구단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아시아 쿼터에 해당하는 한국 선수의 이점이 두 번째다. 슈퍼리그는 K리그나 J리그처럼 구단마다 아시아 선수를 하나씩 둘 수 있다. 최근 들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아시아 쿼터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권경원도 이에 가세했다. 세번째는 그의 포지션이다. 슈퍼리그 부자 구단은 공격 자원의 경우 수백억원의 이적료가 필요한 남미·유럽·아프리카 선수들을 쓰고 수비 요원으로 한국 선수들을 쓴다. 이적시장 관계자는 “권경원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동시에 볼 수 있어 아주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권경원이 보여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무명이었던 그는 지난해 초 UAE 전지훈련 때 알 아흘리의 눈에 들어 전격 이적했다. 알 아흘리는 2015년 ACL에서 광저우 헝다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권경원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준결승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포를 꽂는 등 아시아에서 수비는 물론 공격 가담까지 수준급임을 증명했다. 칸나바로 감독의 날카로운 안목이 마지막이다. 그는 2015년 10월 24일부터 110일간 UAE 알 나스르 감독을 짧게 했다. 이 때 같은 리그의 권경원 기량을 유심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를 유스팀 영생고로 데려와 3년간 키운 전북은 연대기여금 3억원을 텐진 측으로부터 받는다. 전북은 권경원이 알 아흘리로 갈 때도 이적료 300만 달러(약 33억원)를 챙기는 등 어린 선수 한 명을 잘 키워 짭짤한 수입을 얻게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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