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절스 최지만,
[탬피(미 애리조나주)=강명호기자] 1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탬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ML 시범경기’ LA 애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LA 최지만(왼쪽)이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지난해 희망으로 가득찼던 코리언 메이저리거들의 연말 풍경이 1년 만에 우울한 그림자에 뒤덮였다.

어깨 수술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쉰 LA 다저스의 류현진(29)은 팀내 위상이 뚝 떨어졌다. 최근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CBS스포츠는 LA 다저스의 선발투수진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겼는데 모두 11명의 선발자원 가운데 류현진의 이름은 7번째로 거론됐다. LA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겐타, 스캇 카즈미어, 훌리오 유리아스 등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고 브랜든 매카시가 그 뒤를 받치고 있다. 류현진이 그 다음 카드로 평가됐다는 것은 실질적인 마운드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라는 얘기다. 류현진의 뒤로도 알렉스 우드, 로스 스트리플링, 호세 드리온, 브록 스튜어트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다고 해도 살벌한 서바이벌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심지어 류현진을 트레이드 카드로 고려하고 있다는 설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제3선발로 탄탄한 입지를 굳혔던 2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메이저리그 2년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피츠버그의 강정호(29)는 음주운전 후폭풍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강정호는 이달 초 음주운전을 하다 도로 시설물을 들이받은 뒤 달아났고 음주운전 사실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강정호의 음주운전이 세번째였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잊혀지는 듯했던 지난 6월의 성폭행 논란까지 되살아났다. 사생활 문제로 한 시즌 동안 일군 성적이 빛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될 처지가 됐다.

이대호(34)도 싸늘한 겨울을 나고 있다. 주변의 우려를 뿌리치고 꿈을 쫓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선전을 펼쳤지만 데뷔 시즌을 마친 뒤 ‘무적신세’가 됐다. 시애틀과 1년 계약이 끝나 새 팀을 찾고 있지만 아직 이대호를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도 10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3에 14홈런 49타점으로 적응 가능성을 보였지만 발이 느리고 수비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데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나이가 걸림돌이 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대호의 타격 솜씨를 잘 알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고 국내 무대로 U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보낸 최지만(25)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올해 두 번째로 지명할당 됐다. 팀이 프리에이전트(FA) 외야수 벤 르비어와 계약을 맺은 뒤 르비어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40인 로스터에서 최지만을 제외한 것이다. 일주일 동안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최지만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FA 신분으로 다른 팀과 계약을 해야 한다. CBS스포츠는 “최지만이 데뷔 시즌에 다른 팀이 데려갈 정도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며 최지만에 대해 불투명한 전망을 내놓았다. 최지만은 지난 5월에도 선발 투수를 보강하기 위해 한 차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가 7월 다시 ML 무대로 복귀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추신수(34)는 구단이 그를 지명타자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텍사스 구단은 부상 재발 가능성을 이유로 추신수의 WBC 출전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재활을 마치고 방망이를 잡기 시작한 미네소타의 박병호(30)도 다시 처음부터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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