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2
초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통화가치가 크게 폭락한 베네수엘라에서 12월 23일~24일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헐값’에 구입할 수 있었다.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베네수엘라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23일~24일 이틀간 벌어진 ‘베네수엘라’ 해프닝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고가의 마이크로소프트(MS) 정품 소프트웨어를 베네수엘라 마이크로소프트 사이트에서 구매하면 헐값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러시가 이뤄졌는데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측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극도로 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의 판매가격이 말도 안 되게 저렴했기 때문이다. 거의 국내 판매가격의 1%~2%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다량으로 사재기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어떤 이는 1400카피 이상 구매했다고 인증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구매금액에 이익을 붙여 되팔 생각으로 다량 구매했다. 하룻 동안 추정 수십만 개의 소프트웨어가 헐값으로 구매된 것이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MS는 24일 새벽에 글로벌 판매를 막았다. 그 이후에는 정상적인 달러 판매가격으로 표기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홈페이지 구입이 막히자 구입한 자와 구매하지 못한 자 간 희비가 엇갈렸다.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윈도10과 MS오피스 등만 하나씩 구입해도 수십만 원을 절약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소비자들이 MS의 상담원들과 ‘라이브챗’을 통해 실제로 나눈 대화내용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MS 라이브챗을 통해 “문제 없다”, “사용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이후 정상적이지 않은 구매 방법(한국인이 거짓 주소를 작성해서 카드로 결제)으로 결제한 것에 대해서는 라이선스 규정 위반이라며 구매취소·환불될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다. 상담원마다 말이 다르기도 하고, 시리얼 넘버가 막혔다는 이와 문제 없이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는 이들도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와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주말-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일어난 일이라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발행된 시리얼 넘버 사용을 막고 환불처리하기도 쉽지 않다. 일일이 주소 정보 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구입한 시리얼 넘버가 블럭됐다는 의견이 늘고 있어 한국에서의 베네수엘라 MS 소프트 구매 건에 대해서 대대적인 취소·환불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MS의 사용규정에 따르면 거주 중인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구입한 것에 대해서는 취소·환불시킬 수 있지만 이 규정도 일제히 적용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다른 지역에서 구매했다고 모두 문제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얼마 전 이집트의 환율이 폭락했을 때 국내 사용자들 중 일부가 이집트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10 홈 버전을 국내 가격(17만2000원)의 1/3 수준인 999.99이집트파운드(약 6만3000원)에 구입했고, MS 측으로부터 ‘사용해도 문제 없다’는 답변을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글로벌 소프트웨어의 경우, 급변하는 현지 환율에 따라 소프트웨어 가격이 널뛰기하기도 한다. 소비자로서는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다른 나라 스토어어에서 구매하기도 한다. 다만 베네수엘라 사건은 워낙 가격 차가 컸고, 그로 인해 수십만 카피 이상이 구매됐다. MS 측에서 이런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국가 간 구입절차를 좀 더 명확히 해야 더 이상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part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