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LG와 넥센의 시범경기. LG 이승현. 2016. 3. 24.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취 재 일 : 2016-03-24취재기자 : 박진업출 처 :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보상선수를 두고 벌인 수싸움. 장고를 거듭하면서도 삼성은 묘수를 꺼내지 못했고 LG는 출혈을 최소화했다.

삼성이 22일 LG로 이적한 좌완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이승현을 선택했다. 2010년 2라운드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181㎝ 92㎏의 다부진 체격을 바탕으로 묵직하고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군문제를 해결하고 지난 해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였고 올 시즌에는 38경기에 출장해 3승 1패 3홀드 방어율 5.49를 기록했다. 군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했다는 점과 사실상의 첫 풀타임 시즌에서 공격적인 피칭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활용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선발 자원이 아니라 불펜에서 주로 공을 던졌고 본인 스스로도 ‘최고의 마무리’를 꿈꾸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다. 두산 못지 않은 풍부한 선수층을 자랑하는 LG가 20인의 보호선수 명단을 그만큼 효과적으로 작성해 선발로 투입할 수 있는 영건과 가능성을 검증받은 젊은 야수들을 동시에 지켜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이 야수 보다는 투수를 집중적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LG로서는 투수들을 가능한 많이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LG가 삼성에 제시한 보호선수 명단에는 젊은 야수들의 이름이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서도 주전급으로 활약한 선발과 불펜 투수들, 1~2년차 대형 신인투수들을 모두 묶어 삼성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었다는 후문이다.

삼성 박덕주 운영팀장은 “이승현이 지금 우리 상황에 딱 맞는 자원이라고 판단했다. 선발투수는 어느 정도 돌아갈 것이고 장기적으로도 최충연 등 신인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불펜 쪽에서 전력 누수가 가장 컸기 때문에 불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이승현이 향후 삼성 불펜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한수 감독도 “처음부터 좋은 투수 자원 2~3명을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승현도 그 중 하나였다. LG에서 은퇴한 정현욱 코치의 조언도 참고했다. 올초에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투수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승현의 역할을 굳이 불펜요원으로 못박아두지 않겠다는 의도도 드러냈다. 그는 “역할을 미리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했던 이적 소식을 접한 이승현은 “얼떨떨하다. 삼성이 내 가치를 인정해줬다고 좋게 생각하겠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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