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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6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화웨이 브랜드를 소개하는 리처드 유 CEO.  제공 | 화웨이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내년 1월 5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박람회 CES가 개최된다. 이 박람회는 연중 가장 먼저 시작되는 데다 규모도 커, 그해의 가전·IT 트렌드를 가장 앞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CES에 참여하는 관련 업체들은 이 기간에 자사 제품과 기술을 전 세계 매체와 바이어들에게 홍보할 수 있어 비용이 들더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CES 2017의 정식 개최는 5일이지만 그보다 앞서 4일부터 참여 업체 경영진들의 기조연설이 시작된다. CES를 주관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에서 기조연설자를 선정한다. 이 기조연설에서는 CES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삼성전자 윤부근 CE부문 사장이 ‘IoT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해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IoT 트렌드에 관해 설명했다.

◇ 엔비디아·닛산 기조연설, 갈수록 커지는 자동차 비중

올해 CES에서 가장 먼저 기조연설을 하는 이는 그래픽카드로 유명한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 CEO다. 젠슨 황은 4일 기조연설을 맡는다. 엔비디아가 CES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기조연설자로 선정된 이유는 그래픽 처리 기술이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테슬라 자동차의 운영체제에 들어가는 그래픽 처리장치를 개발·공급하며 CES 2017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를 시연한다.

CES의 원 의미는 ‘가전쇼(Consumer Electronic Show)’이다. 하지만 해마다 자동차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구글,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퀄컴 등 글로벌 IT·가전업계가 자율주행 자동차와 커넥티드카에 집중하고 있고, 기존 자동차 업계들도 그에 발맞춰 제품을 개발하면서 CES가 최신 자동차 기술의 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에는 닛산 카를로스 곤 회장이 배기가스 제로 구현을 위한 기술적 발전에 대해 연설한다. 포드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필즈는 6일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CES 테크놀로지 리더 연례 만찬에서 포드의 자동차 연결성, 이동성, 자율주행차량, 고객 경험 및 빅데이터 분석 등 전략을 연설한다.

이런 기조연설 분위기에 맞춰 테크이스트 전시장에는 현대차, 혼다, 닛산, 크라이슬러, 다임러 AG, 폭스바겐, 포드, 현대모비스 등의 부스가 차려진다.

◇ 화웨이 CEO의 기조연설, 높아진 중국 IT 위상

5일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CEO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컨슈머 가전업체가 기조연설을 통해 달라진 중국기업의 위상을 높인다. 리처드 유 CEO는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 첨단기술을 통합한 모바일 기술의 미래에 대해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1월에 개최된 CES 2016에서는 전체 참여 기업 중 1/3이 중국기업일 정도로 중국의 가전·IT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CES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 중 눈여겨볼 만한 기업으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가 2026년까지 스마트 자동차 사업으로 연 매출 1000억위안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20일(현지시간), ZTE 자회사 ZTE 스마트오토가 버스 생산업체 광퉁커처(Guangtong Bus)의 지분 70%를 매입했다. 하이얼과 레노버 등도 CES에서 혁신제품을 발표하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에는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CES 등 세계적인 가전쇼의 기조연설을 맡게 될 공산이 크다.

◇ 변화하는 CES, 의류업체도 기조연설에 동참

6일에는 세계적은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의 케빈 플랭크 CEO가 기조연설을 맡는다. 이제 겨우 설립 20년이 된 언더아머는 스포츠웨어 부문 세계 2위인 아디다스의 미국 매출을 2014년에 넘어섰다. 올해 CES에서는 스마트 밴드, 심장박동측정기, 체중계 등 개인 생체 정보를 기록하는 기기를 한데 묶은 건강 모니터링 앱 ‘언더아머 헬스박스’를 선보이며 CES 2016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CES와 언뜻 상관없어 보이는 언더아머의 기조연설은 지난해 CES의 주관사인 소비자가전협회(CEA)가 명칭을 소비자기술협회(CTA)로 변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CTA는 가전(CE)이 IT의 영역까지 포함하지 못한다며 명칭을 변경했다. 그 이름처럼 가전(Electronic)보다는 기술(Technology)적인 측면이 더 부각될 전망이다. 현재의 CES는 과거 가전제품 전시의 장이었던 것에서 탈피해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AR(증강현실), 3D 프린터 등 첨단 기술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언더아머의 기조연설은 스포츠웨어와 IT와의 새로운 결합형태를 암시하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한편, 안타깝게도 올해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기조연설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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