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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문보라 제공| 문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너무 설레고 다시 활동하게 돼서 기쁘다.” 5년만에 활동에 나선 트로트 가수 문보라의 목소리에서 벅찬 감정이 느껴졌다.

한겨울,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매화 봉오리처럼 무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알차게 키워온 문보라는 최근 두번째 앨범 ‘세컨트 스토리 루나(Second Story Luna)’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번 앨범은 재킷의 글씨체와 손글씨 작업도 직접했고 수록곡 ‘무한매력’의 작사에도 참여하며 애정을 쏟았다. 무엇보다 타이틀곡 ‘언니오빠’는 쉬운 멜로디와 신나는 리듬의 곡으로 트로트와 일렉트로닉이 만나 문보라만의 색다른 매력을 담아냈다.

“그 동안에 기다림이 컸기에 대충 만들고 싶지 않았다. 타이틀곡은 일레트로닉 반주에 트로트 노래로 우리는 ‘뽕렉트로’라고 부르는데 기존에 거의 없는 트로트 곡이다. 일렉트로닉 전문 작곡가와 트로트를 조금 더 미래적으로 표현하려고 도전해봤다. 대중들이 따라부르기 쉬운 곡으로 클럽 버전도 작업 중에 있는데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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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문보라. 사진| 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0년 20살의 나이로 ‘안돼요 되요되요’로 부르며 가요계 데뷔한 문보라는 당시에는 차세대 트로트 스타로 꼽혔다. 트로트 가수로는 드물게 총 11곡이 수록된 정규1집을 발표했고 ‘막돼먹은 영애씨8’ ‘몽땅 내사랑’, ‘웃어라 동해야’, ‘인생은 아름다워’ 등 다양한 드라마의 OST를 부르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 맥심 화보 촬영은 물론 예능과 드라마, 영화서 모습을 보이며 스타를 향한 지름길을 걷는 듯 보였다.

여느 가수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 승승장구한 문보라였지만 2011년 이전 소속사와 계약 문제로 인해 긴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일년 반 정도 활동을 하고 고향에 내려가 있었다. 너무 허무하고 이대로 끝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느 날은 집에서 ‘전국 노래자랑’을 틀어놨는데 내 첫 앨범에 수록된 노래를 신인 트로트 가수가 부르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내 노래가 다른 주인을 만나 살게되서 좋기도 했지만 내가 부를 수 없다는 것이 쓸쓸했다. 항상 무대를 그리워하고 다시 노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야심차게 5년만에 돌아온 가요계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최근 트로트의 인기가 예전만하지 않고 성인가요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 역시 많이 줄었다. “나 만의 장점도 줄어들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보여드릴 곳이 많이 없어 쉽지 않다는 걸 느끼면서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성인가요 프로그램도 많이 사라졌지만 어디든 불러주시는 곳이라면 나가서 노래를 부른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음악순위 프로그램에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은 서 보고 싶다.”

다소 낯설어진 현실 속 문보라는 자신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은 더 커졌다. “최근 라디오를 다니면서 생방송 중에 문자가 올라오는데 감사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과거 ‘안돼요 되요되요’를 아는 팬이 있다는 것에 힘을 얻는다. 오히려 내가 완전 신인이라면 더 부담감이 컸지만 전에 조금이라도 활동한 것이 있고 그 팬분들이 계시니깐 다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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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문보라. 사진| 문 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린시절 부터 국악을 접하며 중고교 시절 국악을 전공했던 문보라는 트로트를 만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트로트는 모든 세대가 층이 없이 즐길 수 있는 흥겨운 장르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 있는데 국악의 색이나 기교 등 비슷한 점이 있다. 트로트라는 것이 감성을 만들어서 한다고 쉽게 되는 것 같지 않는데 국악을 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 조금 더 트로트향(香)을 잘 낼 수 있는 것 같다.”

이제 본격적인 날갯짓을 기대하는 문보라의 2017년 모습은 어떨까. “특별한 목표라기 보다는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성인가요가 활성화되서 다시 신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장윤정 선배님이나 홍진영 선배님처럼 다양한 방송도 같이 하면서 광범위하게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면서 트로트를 보다 더 잘 알리고 싶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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