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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차우찬을 영입하는데 성공하면서 2년 동안 진행해온 팀 리빌딩에 화룡점정했다. 사진은 FA계약을 마친 뒤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차우찬.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오랜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일궈낸 LG가 10년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보다 전력보강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선수단 구성을 진두지휘하는 한화 박종훈(57) 단장과 LG 송구홍(48) 단장의 취임 초반 행보가 극명한 대비를 이뤄 더욱 눈길을 끈다. 두 단장 모두 “팀을 강팀으로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취임 초반 움직임은 정반대였다.

◇송구홍 단장 “죽기 살기 아니면 안돼”

지난 1일 신임단장에 선임된 송 단장은 연말 각종 시상식 참석을 고사한채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잠수함 투수 우규민을 삼성에 내줬지만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꼽히던 차우찬을 영입해 좌완 선발 고민을 해결했다. 외국인 선수도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었고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최재원을 영입해 알짜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성훈 봉중근 등 베테랑 FA들의 계약을 남겨두고 있지만 급할 게 없다. 송 단장은 “선수와 프런트 생활을 거치면서 가졌던 가장 큰 가치는 모든 일에 죽기 살기로 임한다는 것 뿐이다. 암흑기 시절에 코치생활을 했는데 ‘도련님 야구’ ‘개인플레이만 하는 팀’이라는 평가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이런 편견을 없애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LG가 우승하던 1990년대 초중반에는 악착같은 플레이와 끈끈함이 팀 색깔이었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근성있는 선수들로 팀 구성을 새로 짜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감독님과도 이 부분에 많은 교감을 나눴다”고 밝혔다. 단장이라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진정한 ‘신바람 LG’를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송구홍
LG 송구홍 단장은 팀 분위기는 선수들 스스로 바꿔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박종훈 단장 “후배들의 길잡이 될 것”

송 단장보다 한 달 먼저 선임된 박 단장은 전력보강보다 프런트 개편에 더 치중하고 있다. 각종 시상식에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전력분석팀과 스카우트팀 재편 등 프런트 조각을 재편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현장은 당장 내년시즌 개막 엔트리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외부 수혈 움직임은 전혀 없다. 박 단장은 “프런트의 체질개선을 이뤄내려면 감독님이 영입한 인사들에 대한 정리가 불가피하다. 감독 개인의 팀에서 탈피해야 장기 비전을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상 첫 감독 출신 단장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야구인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야구인 후배들의 길라잡이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야구선수 출신이 갈 수 있는 길이 현장 지도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런트를 포함해 1군 선수단을 제외한 전 부분을 장악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는 이유도 팀 내 끼치는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겉으로는 “감독님을 잘도와 최대한 성적을 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변했지만 실제로는 1, 2군을 사실상 격리해 반목 분위기만 커졌다.

[SS포토] 한화 박종훈 단장 \'태균아, 내년에도 잘 부탁해\'
한화 박종훈 단장은 프런트 개편 등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체질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인위적 체질개선 득보다 실이 커

LG 송 단장은 체질개선을 위해 차우찬을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현욱이 LG에 왔을 때 후배 선수들에게 어떤식으로 귀감이 됐는지, 데이비드 허프가 루카스 하렐과 달리 프로선수로서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팀을 위해 헌신하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성실한 베테랑들이 많아야 팀 분위기가 바뀐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하기보다 이른바 ‘메기효과’로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길이라는 의미다. 반면 한화 박 단장은 프런트와 2군 코칭스태프 인사로 구단내 ‘반 김성근’ 기조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군 수장을 철저히 고립시켜 체질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의도다. 조직은 권력을 가진 사람을 따를 수밖에 없다. 송 단장은 그 권력을 선수들에게 나눠줬고 박 단장은 직접 휘두르고 있다. 내년시즌에도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LG가 꼴찌후보로 추락한 한화보다 더 치열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체질개선’이라는 공통과제를 안은 두 팀의 엇갈린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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