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①조세현 "입양아사진전,희망과 공감주는 촛불됐으면"
    • 입력2016-12-14 08:56
    • 수정2018-11-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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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입양아 사진전으로 희망과 공감을 주는 촛불이 되고 싶다.”

연예계 스타의 온화한 미소와 똘망똘망한 아기의 눈망울이 어우러지는 흑백사진이 매년 훈훈한 세밑 풍경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14년째를 맞은 사진작가 조세현(58·중앙대 석좌교수)의 사랑의 사진전 ‘천사들의 편지’가 어김없이 올해도 찾아온다.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인사이트아트센터 제2전시관에서 ‘촛불’이란 주제로 을씨년스러운 연말을 따뜻하게 밝힌다.

그는 2000년부터 입양아 노숙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2000년부터 노숙인, 입양아, 장애인, 이주민, 소수민족 등을 위한 재능기부활동을 전개해 2011년 소외계층 복지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UN 난민기구 공로상, 올해의 패션사진가상, 문화봉사 표창장, 이해선사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국내 입양 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 2003년 시작한 캠페인 ‘천사들의 편지’에 올해는 아이오아이 김소은 김숙 서현진 성훈 신동엽 이제훈 안재현 여자친구 이재윤 이준기 제시카 B1A4 진영 홍종현 등이 참여했다. 그간 배우 이병헌 김혜수 최지우 이민호 가수 빅뱅 소녀시대 2NE1 방탄소년단 2PM 이승기 지휘자 정명훈 야구스타 박찬호 탁수선수 유승민 등이 조세현의 카메라앞에 섰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한 그는 ‘천사들의 편지’가 15주년을 맞는 내년, 풍성한 이벤트로 국내는 물론 해외 순회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한남동 스튜디오에서 만난 조세현은 ‘천사들의 편지’ 캠페인을 지속해온 보람과 연예계 스타들과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행복해했다.

-‘천사들의 편지’ 캠페인이 14년이 됐다. 올해 새로운 게 있다면.

항상 새롭다. 사회사업 캠페인을 하지만 내 직업이 사진작가가 아닌가. 며칠 전 예술계에 있는 유명인을 만났는데 일반 사람들은 내 전시회에 누가 나오는지를 궁금해하지만 그 분은 내 작품과 작가 조세현에 대해 이야기하셔서 새로웠다. 내년 15회를 준비하고 있다. 어마어마할 거 같다. 사진작가, 인물작가로서 늘 노력하고 기준에 맞추려하고 있고 작업하는 과정에 복지와 나눔이 따라와줘 행복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매번 에피소드가 생긴다. 지금까지 두세번씩 참여한 김혜수 이승기 션-정혜영 부부 이서진을 제외하곤 200명 가까운 스타들이 한번씩 카메라앞에 섰다. 한명마다 에피소드가 있어 200개의 에피소드가 있다. 몇년 전 스타의 사진이라도 보면 다 생각난다. 돌이켜보면 맹목적으로 좋은 일을 한다고 했지만 작가에게 작품은 생명이다. 사진을 보면 뭐가 부족한지 보여 매번 아쉽다. 궁극적으로 고마워해야 하는 게 스타들이 작가로서 내 작업에 관심을 가져주고 기꺼이 참여해줬다. 나는 애들을 입양보낸 뒤 다 만난다. 정기적으로 만나고 해외도 찾아간다. 국내 입양가정 중 정기적으로 만나는 가정이 있는데 그 부모님이 내 사진이 너무 좋다고 나한테 고마워하더라. 내 사진을 너무 좋아해준다. 유명 스튜디오에서 찍은 형식적인 사진이 아니라 온기가 있고 작품성이 녹아있어 따뜻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게 ‘천사들의 편지’가 지금까지 오는 힘인 것 같다. 항상 기다려주는 분들도 있다. 12월 즈음 인터넷에 사진을 몇개 올리면 아이마다 만드는 다이어리를 기다리더라. 스타의 팬클럽에서 한꺼번에 많이 주문하기도 한다.

-지난 14년간 캠페인을 지속하면서 입양이 줄어들었나.

수치의 문제인데 14년간 캠페인을 하면서 내가 입양 연구가가 됐다. 입양아 수치는 안줄어도 입양문화는 많이 바뀌었다. 베이비박스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부모없이 고아가 되는 아이들의 숫자는 과거와 비슷하다. 그러나 메이크업아티스트 정샘물씨도 입양했고, 장동건-고소영 부부는 입양기관에 기부하고 있으며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우리 기관에서 입양했다. 과거 싱글은 입양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김혜수는 입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공개하지 못할 유명인들의 좋은 일이 많다. 베이비박스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부모없이 고아가 되는 아이들의 수치는 과거와 비슷하다. 내가 국가인권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영아를 담당했는데 입양아들을 좋은 가정에 보내려는 취지로 입양조건을 까다롭게 한 입양특례법이 도입되면서 해외입양은 극도로 줄어든 반면 국내 입양이 굉장히 늘었다. 입양특례법으로 사실상 해외입양이 거의 막힌 상태지만 그전에는 80%가 해외입양이었다. 현재 해외입양이 잘 안되지만 장애가 심한 아이들은 해외입양이 쉽게 된다. 장애아 입양을 기피하는 우리로선 외국에 배워야 할 점인 것 같다. 나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이 아동보호시설에서 크는 것보다 많은 아이들이 입양됐으면 좋겠다. 일부 입양가정에서 사고가 나는 걸 언론에서 너무 크게 다뤄 아쉽기도 하다.

-올해 캠페인의 주제는 ‘촛불’인데 촛불시국과 관계가 있나.

그렇다. 매번 시대와 맞추는데 타이밍이 묘하게 맞았다. 한달반에서 두달전 촛불집회를 시작할 때 제목을 공모했다. 매년 대한사회복지회가 3~4주동안 제목을 공모해 수많은 후보작이 나오는데 올해는 ‘촛불’이 눈에 띄었다. 국민의 95%가 공감한다니까 정치색이 들어간 게 아니라 영아와 셀러브리티도 한마음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초대장 인사말에도 녹였지만 촛불이란 보통 세상을 밝히는 희망을 뜻하지 않나. 정치색을 떠나 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들과 공감하는 키워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전같으면 과격하다고 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축제가 되고 있다.

-내년 15주년 준비를 성대하게 하고 있다고 했는데.

내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맡은 소임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매년 ‘천사들의 편지’의 주제가 다른데 올해는 가장 핫한 드라마 방송계 분들을 모셨고 어떨 때는 아이돌스타, 어떨 땐 커플 연예인이었는데 내년에는 스포츠 스타와 함께 할 계획이다. 내년 12월 전시할 무렵이면 평창동계올림픽을 코앞이라 올림픽조직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피겨여왕 김연아를 비롯해 류현진 박찬호 등 해외에서 활약한 스포츠스타도 모시고 올림픽 홍보도 겸하고 싶다. 그동안 스타들이 주로 셔츠를 입고 촬영했는데 스무명의 셀러브리티가 올림픽마크를 단 옷도 만들어 입을까 한다. 미국 중국 런던 등 해외 3개국 순회 전시도 하고 싶은데 지금 문화체육관광부가 엉망진창이 돼 진행을 못하고 있다. 셀러브리티의 전시장 참석은 내 작품의 연장이지만 국가를 위해서 봉사해보자는 의미와 함께 해외에 한국의 입양문화가 이 정도로 좋아졌다는 것도 알리고 싶다. 실제로 여러 자녀를 입양한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도 전시에 초청하고 싶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는 어떤 계기로 맡게 됐나.

오랫동안 대한장애인스포츠체육회 일을 하고 있고 현재 홍보위원장이다. 그동안 장애인올림픽에 5번 가서 장애인을 위한 사진 전시를 했다. 올림픽의 한 축이 장애인올림픽인데 그 역할을 열심히 한 덕에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공식 사진가에 선정됐다. 2006년 국내에서 IPC 총회를 가졌는데 당시 한국 장애인선수들의 사진을 찍어 한 호텔 로비에 전시했느데 필립 크레이븐 IPC 위원장이 감명을 받아 IPC 공식 사진가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는 사진에 조예가 깊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일 때 위촉됐다.

-인물사진이 전문인데 동적인 스포츠사진은 어떻게 찍나.

과거 조양호 회장님이 초청해서 식사 때 “조 작가는 인물사진은 잘 찍는데 스포츠에서 기가 막히게 드라마틱한 사진은 없네”라고 비슷한 얘기를 하셨다. 나는 스포츠사진을 찍어도 그 사람의 표정, 느낌, 영혼을 찍는다. 스포츠의 절묘한 순간포착 찬스는 기대하지 마시라고 했다. 입양아를 찍거나 내 작품을 찍을 때 같은 톤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바뀌면 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포츠사진도 내 사진에는 내 톤이 담겨있다. 장애인 스포츠를 통해 순간의 다이나믹함이 아니라 그 사람의 따뜻한 영혼을 전달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나와 내 사진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보다 14년이 흘렀다. 스타들과 아기를 촬영하는게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다.

예전보다 체력이 떨어져도 요령이 생겼다. 체력이 좋았던 때는 아기들을 너무 괴롭힌 것 같다. 하하. 5분 찍으면 되는데 30분은 찍었던 것 같다.

-오랫동안 아기 사진을 찍으면서 터득한 육아 노하우가 있다면.

100% 해줄 수 있는 말은 관심과 사랑이다.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아이가 예뻐진다. 아기였을 때 사진이랑 입양돼 자란 뒤 사진을 비교해보면 부모와 관심과 사랑이 아이를 얼마나 예뻐지게 하는지 확연히 볼 수 있다. 해외에 입양된 아이들도 한국에 오면 나를 만나러 온다. 이 시기에 사진가로서 역할이 참 크구나 하고 체감하고 있다. 예전에 인물사진을 찍는 작가가 되겠다 했을때 부모님이 동네 옆에 사진관 차릴거냐고 반대하셨는데 인물사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광고, 캠페인, 정치인, 연예인화보 사진 등 아직 계속해서 나를 찾고 있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아이콘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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