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6회말 위기 넘기는 KIA 선발 양현종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6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LG 정상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긴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잔류를 선언한 프리에이전트(FA) 양현종(28)은 과연 100억 원의 가치가 없는 선수일까.

지난 11월 FA 권리를 획득한 양현종은 지난 9일 해외진출을 보류하고 KIA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양현종의 입장 결정을 기다리던 KIA도 선수 본인에게 이를 확인한 뒤 지난 12일 첫 만남을 가졌다. FA 선언 이후 한 달 여 만에 가진 첫 협상이라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양측은 조만간 다시 만남을 갖기로 합의했다.

관건은 양현종의 몸값이다.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최형우가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기록한 4년 보장액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구단은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외진출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의 미온적인 협상 태도 탓에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불거졌고 그로 인해 감정이 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윤석민이 받은 4년 90억 원을 기준으로 장원준(두산), 김광현(SK) 등이 받은 84~85억 원 규모의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S포토]LG 타선 상대로 역투하는 KIA 선발 양현종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2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16 KBO리그 KIA와 LG의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야구계 일각에서는 “건강하다면 15승을 담보할 수 있는 에이스 투수가 최고 타자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 것은 팀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선발진의 중심 역할을 할 에이스의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모두 팀의 상징적인 존재인 ‘절대 에이스’가 최고 연봉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이른바 ‘약물의 시대’가 막을내린 2014년부터 투수들의 연봉이 수직상승했다. 애리조나 잭 그레인키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4, 2015년 최고연봉 선수로 기록됐고 클레이튼 커쇼도 3457만 1428달러(약 403억 원)으로 올해 최고연봉 선수로 등극했다. 일본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뿌리치고 친정팀으로 복귀한 히로시마 구로다 히로키가 6억 엔(약 65억 6000만 원)으로 연봉 킹에 올랐다. 투수들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양현종은 성적 뿐만 아니라 팬 동원능력 등 마케팅 측면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양현종의 선발등판이 예정된 날 비가 내리면 “평소보다 2000명은 적게 들어오겠다”며 푸념하기도 했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양현종이 등판하는 날에는 2000명의 팬이 더 들어찬다는 의미다. 유니폼 판매나 각종 사인회 등에서도 양현종은 단연 간판 프랜차이즈 스타다. KIA 허영택 단장이 밝힌 ‘비전 2020 중장기 목표’ 세부사항 중 홈 100만 관중 돌파와 3차례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 등 주요 목표를 달성해줄 최상의 카드다.

[SS포토]양현종, \'주찬이형, 고마워~\'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이 5회말 박용택의 타구를 잡는 호수비를 펼친 김주찬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KIA 선수들도 양현종의 잔류선언을 환영하면서도 “에이스의 가치를 구단이 인정해주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주장 이범호는 “(양)현종이는 어느 팀에 가더라도 1선발을 맡을 수 있는 선수다. 50홈런 타자와 1선발을 맞바꿀 팀이 있겠는가”라는 말로 양현종의 가치를 대변했다.

최근 성적도 높은 투자가치를 나타낸다. 2014년부터 3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팀 내에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는 200.1이닝을 소화했고 자신이 등판한 31경기 중 22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선발투구)를 기록했다. 경기운용 능력과 구위, 안정성 면에서 어떤 외국인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 기량을 뽐냈다. KIA는 헥터 노에시와 보장액 170만 달러(약 19억 84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4년으로 환산하면 보장액만 80억 원 수준이다. 13일까지 새로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약 9억 7000만 원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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