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박태환, 이번에도 예선통과에 실패[SS포토]
역영하는 박태환의 모습. 리우데자네이루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N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기록 이상의 자신감을 얻은 박태환(27)이 새 전성기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박태환이 2016년 마지막 대회인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약물 파동및 리우 올림픽 부진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한창 성장하고 있을 때 세운 자신의 쇼트코스 기록들을 전부 깨트린 것은 물론 리우 올림픽 메달리스트들까지 제압했다는 점에서 그의 3관왕은 단순한 금메달 3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팬들의 기대감을 빠르게 회복시킨 박태환은 내년 7월 롱코스 세계선수권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1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WFCU 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4분15초51의 기록으로 맨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우승했다. 전날 예선에서 2위로 결승에 진출했던 박태환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장거리 강자이면서 지난 8월 리우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14분21초94)를 무려 6초 이상 따돌리며 환호했다. 이로써 박태환은 자유형 400m와 200m 우승을 합쳐 이번 대회 3관왕이 됐다.

50m짜리 롱코스 정규규격 수영장이 아니라 25m짜리 작은 수영장에서 열리는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은 턴과 잠영 동작이 롱코스보다 두 배 많기 때문에 기록도 롱코스보다 더 빠르다. 올해 대회 같은 경우는 리우 올림픽 4달 뒤 벌어졌기 때문에 맥 호튼(호주)이나 쑨양(중국) 하기노 고스케(일본) 같은 자유형 중거리 강자들이 상당수 불참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그 속에서도 이 대회를 찾은 몇몇 세계적 강자들을 누르며 자신감을 한껏 되찾았다. 자유형 400m에선 리우 올림픽 이 종목 동메달리스트인 가브리엘레 데티(이탈리아)가 예선탈락, 우승한 박태환과 뚜렷한 비교가 됐다. 자유형 200m에선 리우 올림픽 같은 종목 은메달리스트 채드 르 클로스(남아공)을 제치고 우승했으며 1500m에선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팔트리니에리를 따돌려 ‘화룡점정’을 이뤄냈다. 리우에서 자신과 큰 격차를 내며 입상했던 라이벌을 불과 4개월 만에 보란 듯이 꺾은 것은 박태환의 부활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기록과 작전 수행은 순위보다 더 빛났다. 박태환은 경기고 3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2007년 18세 때 기록을 수영 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인 27세에 연달아 갈아치웠다.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기록한 3분34초59는 그가 2007년 11월 FINA 경영월드컵 베를린 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이 종목 쇼트코스 최고 기록(3분36초68)을 2초 이상 여유있게 갈아치운 것이다. 상승세를 탄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선 1분41초03을 기록, 대회 기록(1분41초08)과 자신이 갖고 있던 아시아 기록(1분42초22)을 모두 새로 썼다. 1500m 결승에서도 한 때 자신의 경쟁자였던 장린(중국)이 2009년 일본오픈에서 작성한 아시아 기록(14분22초47)과 팔트리니에리가 2년 전 카타르 도하에서 세운 대회 기록(14분16초10)을 모두 경신했다. 그는 자유형 400m와 1500m에선 경쟁자들과 비슷한 속도를 유지하다가 마지막 스퍼트에서 힘을 내 정상에 올랐다. 불리한 1번 레인을 배정받았던 자유형 200m에선 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3~6번 레인 강자들을 물리쳤다. 거리와 상황에 따라 작전이 각각 달랐는데 모두 적중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3월 FINA 도핑 징계 해제 이후 동아수영대회와 호주오픈,리우 올림픽,전국체전,아시아선수권,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등 8개월간 6개 대회에 출전해 강행군을 펼친 박태환은 모처럼 쉬며 내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출전 여부 등을 구상할 계획이다. 박태환이 멀게는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현역 연장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내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출전 가능성을 높다고 할 수 있다. 박태환은 2013년엔 휴식을 이유로, 2015년엔 도핑 징계로 인해 ‘1번 레인의 기적’을 쓴 2011년 상하이 대회 이후 6년간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았다.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과 올 여름 리우 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 최근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내년 세계선수권은 자신의 진면목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로 꼽힌다. ‘인생의 라이벌’ 쑨양을 비롯해 호튼과 하기노,제임스 가이(영국) 그리고 미국의 강자들과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3관왕은 내년 롱코스 세계선수권에서의 부활을 알리기 위한 중요한 동력이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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