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와 손윤환 대표이사
PC 시장의 교체수요 증가와 가전·패션 등 기타 제품들의 매출 증가로 그 어느 때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손윤환 대표. 다나와는 소비자에게 최저가 혜택을 주기 위해 자체적으로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유럽에서 아프리카 시장을 보고 온 신발 마케터 2명이 있는데 2명이 상반된 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한 명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운동화 신은 사람이 없어 시장성이 없다고 보고했고, 다른 한 명은 신발 신은 사람이 없어 ‘대박’날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해요. 부정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시각이 동일한 시장에서 완전히 다른 반응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가격비교 사이트로 유명한 다나와(Danawa) 손윤환 대표의 말이다. 손 대표는 모바일로의 전환이 느린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위의 예를 들면서 다나와의 모바일 매출 비율이 15%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모바일 서비스를 한 지 1년 반~2년가량 됐는데 본격적으로 개시한 지는 1년 남짓, 그 기간 동안 거래 비중이 15%가 넘어가게 된 것은 내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가 보는 거래 비중 15%는 ‘85%의 성장 가능성’인 듯했다.

“다나와를 두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다나와는 PC·디카(디지털카메라) 전문 사이트라고 얘기 많이 하는데 그것 자체가 다나와에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방·생활가전·패션 등 아직 성장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죠.”

손 대표는 올해 다나와의 매출 비중을 전부 공개했다. 올해 다나와의 전체 매출 중 PC 관련 매출이 약 45%, 디카와 스마트폰을 포함한 가전제품이 약 42%, 그리고 나머지가 생활용품과 스포츠용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전통적으로 강했던 PC 관련 매출을 제외한 다른 일반 상품 관련 매출이 매년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전 쪽도 연간 성장률이 50%가 넘는다. PC 쪽 매출도 성장률이 낮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 다나와 내부적으로는 아직 우리나라 PC 시장이 죽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PC 시장은 지난 몇 년간 침체기였다. 그러나 몇 년 단위로 돌아오는 PC 시장 호황기가 올해 돌아와 PC 관련 매출을 크게 올려놓았다. 손 대표는 “PC가 고사양화 돼 교체가 전처럼 잦지 않지만 최근 트렌드는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쓰는 만큼 고사양·고가격 제품을 사는 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꼽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 게임과 VR 이슈, 그리고 엔비디아·AMD의 고가 그래픽카드들이 줄줄이 출시된 점도 PC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가격비교 사이트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는 듯 보이지만 다나와는 자체적으로 마케팅 프로모션 쿠폰을 지원하고 있다. 가령 오픈마켓에서 직접 배포하는 할인쿠폰 외에, 다나와가 직접 마케팅 비용을 들여 자체 할인쿠폰을 지원해 다나와를 통한 최저가 확인과 가장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가전과 패션용품 등의 가격비교를 실시하면서 젊은 여성 이용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난 점도 다나와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

“아직 개척해야 할 분야가 많다는 것 외에 또 다른 성장요인으로 사용자 층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에는 20대~30대 남성 이용자가 많았는데 최근 조사해 보니 20대 여자들이 다나와를 꽤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맞춰 다나와는 여성 커뮤니티 ‘마이클럽’과 육아여성을 위한 모바일 앱 ‘육아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또 갈수록 커지고 있는 아웃도어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 ‘캠핑톡’, 저렴한 가격에 정확한 신차 견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다나와자동차’ 신차견적 서비스도 다나와의 새 성장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신차견적 서비스의 경우, 하루에 적게는 200건, 많게는 700건 정도 이뤄지고 있다. 한 달 누적으로는 2만여 건에 달한다. 실제 차를 구매하려는 수요들의 견적 요청이 조금 더 는다면 자동차 회사들이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손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삼성카드와 MOU를 맺고 자동차 정보 서비스 교류, 상호 회원 유치를 위한 채널 제휴, 딜러사 대상 공동 영업 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또 추후에는 온라인 자동차 구매 정보 서비스 외에도 다이렉트 금융, 금융 상품비교 등 자동차 금융 분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딜러들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딜러들이 보다 쉽게 견적을 뽑고 고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견적노트를 만들어 지금 베타테스트 중입니다. 딜러들이 새 견적노트 플랫폼에 만족한다면 내년부터 영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가격비교 서비스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규 사업분야로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다나와의 직원들은 대부분 20대~30대 젊은 세대로 구성됐다. 그래서인지 다나와에 다니는 직원들 간 교류가 활발하고 내부 분위기가 꽤 밝다. 모 기업 정보 서비스에서 뽑은 ‘일하기 좋은 회사’ 2위에 뽑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손 대표는 “다나와가 네이버 등 포털과 직접 쇼핑 경쟁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덩치가 작은 만큼 서비스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고 선택과 집중을 명확히 할 수 있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새해에는 돈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직원들이 회사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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