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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체육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스포츠 대통령’으로 통하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2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구속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삼성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최씨 비선모임에 참석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4년에는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에 개입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최장수(3년) 차관으로 재임하며 문체부내에서 장관이나 제1차관보다 막강한 힘을 지닌 ‘실세 차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엮인 각종 비리가 터지면서 한 순간에 몰락하고 말았다.
김 전 차관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있던 2013년 10월, 전임자였던 사격 국가대표 출신 박종길 차관이 사격장 양도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자 후임으로 발탁됐다. 대학교수 시절 그는 업계에서 평판이 좋았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 스포츠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뉴멕시코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국내 1호 스포츠경영학 박사’가 됐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와 한양대 글로벌스포츠산업대학원 설립을 주도했고 학자로서도 영향력이 컸다. 2002년 월드컵조직위원회 마케팅전문위원,아시아스포츠산업협회장,한국체육학회 부회장,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부회장,아시아체육학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내에서는 특히 스포츠마케팅 분야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인연으로 문체부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결과적으로 악연이 되면서 재앙이 되고 말았다. 학계에 있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론을 현장에 접목시키는 현장형 학자로 호평을 받았던 그는 권력을 쥐자 무리한 정책을 미리 정해놓고 그대로 따르라는 식으로 밀어붙여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는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양 단체 통합 과정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비리 척결을 이유로 체육계내 반대파를 숙청하거나 통합 체육회장 선거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김기춘 실장의 소개로 최씨와 만났다고 스스로 밝혔던 그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모금에 관여하고 문체부 장관 후보,한국콘텐츠진흥원장 후보를 최순실에게 추천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16일 검찰에 소환된데 이어 21일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스포츠 대통령’의 몰락에 체육계는 충격이 크다. 김 전 차관이 3년간 몸담았던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직원들이 일을 손에 잡지 못하고 있다. 김 전 차관과 연결돼 누가 또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있을까 조마조마하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해왔던 일들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힘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의 후임인 유동훈 제2차관은 직원들에게 보낸 취임 메일에서 “상사의 지시에 대해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않으면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그건 곤란하다’라고 말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설마설마했던 일들이 다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제는 또 어떤 일이 터질까 겁이 날 정도다. 하루 빨리 안정이 됐으면 한다”면서도 “이왕 곪아 터진 김에 각종 비리와 의혹이 이번 일을 계기로 깨끗하게 해소돼 체육계 전체가 더욱 단단하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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