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SK 김광현, 4위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김광현, 차우찬, 최형우, 양현종, 우규민, 황재균(시계방향으로)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메이저리그(ML)가 올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갖춘 KBO리그의 대어를 향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광현, 차우찬에 이어 양현종, 최형우, 우규민, 황재균 등 6명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했다. 신분조회는 한·미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상대 리그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첫 단계다. 신분조회가 곧 영입을 뜻하진 않는다. 그러나 6명에 달하는 선수의 신분조회는 달라진 KBO리그의 위상을 보여준다.

올해까지 ML무대에 오른 선배 빅리거들의 공이 크다. 마운드에서 류현진(29·LA다저스)이 활약하고 야수중엔 강정호(29·피츠버그)가 파워를 갖춘 멀티내야수로 합격점을 받으며 KBO리그 출신 선수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올해 이대호(34·전 시애틀),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김현수(28·볼티모어), 박병호(30·미네소타)가 그 활약상을 이어가며 한국선수가 미국야구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점을 재확인 했다.

야구선수들의 최종 목표는 메이저리거다. 이번에 신분조회 절차를 거친 6명의 선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중에 과연 몇 명이나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선 태평양을 건너가기 위해선 국내 잔류에 비해 약소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신분조회가 국내 FA협상 테이블에서 더 나은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분조회를 받은 선수들은 국내에서 보장된 지위를 버리고 도전정신으로 모험을 선택해야 한다. 국내 최고좌완으로 인정받는 김광현, 양현종에 대한 평가는 ML 불펜 투수급이라는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ML 구단들이 이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은 200만 달러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정도를 계약의 최대치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행의 첫단추는 ‘돈 보다 꿈’이 우선 될 것이다.

빅리거가 된다고 해서 성공으로 가는 신작로가 열리지도 않는다. 더 험난한 길이 남아있다. 이대호가 대표적이다. 그는 한·일 프로야구에서 최고선수로 군림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초청선수로 시작했다. 계약조건은 마이너리그 100만 달러 규모였고 메이저리그에서 뛰어야 최대 400만 달러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의 활약상을 통해 1루 백업으로 시즌에 들어갔지만 플래툰 시스템 하에서 시즌 종료까지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쳐야했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아시아에서 최고 선수에 오른 이대호도 메이저리그 한 시즌을 마친 뒤에 “솔직히 힘들었다. 자신감 만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라고 돌아봤다. 다시 신인으로 돌아가 ML투수의 빠른 공, 많은 이동거리에 적응해야 했고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이겨내야 했다. 힘들게 얻은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부상을 숨기고 뛰어야 했고 그 고통으로 더 힘들었다.

한국인 현역 메이저리거 중에 가장 경험이 풍부한 추신수(34·텍사스)도 “강정호, 박병호가 잘 하니까 나도 한번 가봐야지 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준비된 선수만 와야 한다”고 강조하며 “준비되지 않은 선수는 감당해야 할게 너무 많다”고 했다. 야구 뿐만 아니라 달라진 생활 환경에 대한 준비와 적응, 그리고 작은 뉘앙스 차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넘어야 할 허들이다.

막연한 꿈은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설령 ML에서 실패해 국내로 유턴해도 대박 계약이 기다릴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도 실패를 부른다. 6인의 예비 빅리거 중에 가장 준비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다부지게 마음 먹은 선수에게만 ML 성공의 문이 열릴 것이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