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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8월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수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돌아온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건재를 확실히 알렸다. 계속된 실전으로 부활을 꿈꿀 때다.

박태환이 2016 리우 올림픽 부진 뒤 처음 나선 국제대회에서 4관왕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메달 만큼이나 성적도 훌륭해 가깝게는 내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멀게는 2020년 도쿄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박태환은 17~20일 일본 도쿄 다쓰미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수영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100·200·400·1500m 등 4종목 금메달을 휩쓸었다. 아시아선수권은 쑨양(중국)이나 하기노 고스케(일본) 등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톱 클래스’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을 통해 실전 경험 부족을 절감한 박태환은 첫 단계로 아시아선수권을 선택했고, 순위와 기록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태환은 특히 주종목인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세계 수준에 걸맞는 기록을 작성했다. 리우 올림픽에서의 부진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중재신청까지 가는 등 대한체육회와의 법정 공방에 따른 후유증에 불과했음을 실전에서 증명한 것이다. 그는 아시아선수권 첫 날인 지난 17일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16으로 우승했는데 이는 쑨양이 지난 8월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수립한 올해 최고 기록 1분44초63의 뒤를 잇는 올시즌 세계 2위에 해당한다. 박태환은 다음 날 자유형 400m에서도 3분44초68로 터치패드를 찍어 우승했다. 자신이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세운 올해 세계 7위 기록 3분44초26보다는 뒤지지만 이 역시 리우 올림픽 결승에 대입하면 6위가 될 만큼 우수한 기록이다. 박태환은 100m와 1500m에서도 중국과 일본 선수들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해 이 대회 남자 자유형 5종목 가운데 4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때 마침 김종 전 문화체육부 제2차관에게 리우 올림픽 불참을 강요당한 녹취록이 공개되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박태환은 지난 3월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 징계가 끝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 출전이 가능했으나 ‘도핑 징계에서 풀린 선수는 해제 시점부터 3년간 국가대표를 달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이 걸림돌이었다. 체육회 규정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판결에도 어긋나는 것이었다. 김 차관은 지난 5월 박태환 측을 따로 만나 리우에 가지 말 것을 권유했는데 “(올림픽)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와 연결해주겠지만 출전을 강행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박태환은 CAS 제소까지 하면서 리우 올림픽에 갔으나 몸과 마음이 지친 탓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박태환 측은 22일 녹취록을 전부 공개할 예정이다.

박태환은 녹취록 등으로 자신이 받은 불이익이 만천하에 공개된 만큼 수영에만 집중해 재기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 아시아선수권을 마친 그는 내달 캐나다 윈저에서 열리는 쇼트코스(25m) 세계수영선수권에도 출전한다. 당분간 호주에서 자비로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하며 FINA 징계 및 대한체육회와의 법정 공방 등으로 떨어졌던 국제무대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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