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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직이 19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보르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9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8강전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오른손을 불끈쥐고 있다. 제공 | 코줌코리아

[보르도=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한국산 당구천재의 세계 정복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국내 3쿠션 랭킹 1위 김행직(전남연맹·세계랭킹 18위)이 생애 처음으로 나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진출했다.

김행직은 19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보르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9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6위)와 접전 끝에 40-38(24이닝) 승리를 거뒀다. O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오른 김행직은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12위)와 경기에서 18이닝 만에 40점 고지를 밟으면서 타스데미르(25점)를 눌렀다. 세계 1위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을 누르고 8강에 오른 자네티와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조별리그서부터 공격적인 샷을 앞세워 꾸준한 경기력을 뽐낸 김행직의 저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후공을 잡은 김행직은 11이닝까지 19-17로 근소하게 앞섰다가 12이닝 연속 5점에 성공하며 24-17로 달아났다. 자네티가 15이닝과 16이닝 연달아 4점에 성공하면서 27-28로 다시 리드를 내줬으나 17이닝 다시 4점을 추가하며 31-28로 역전했다. 점수를 주고받으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승부처는 23이닝. 김행직은 37-34로 앞선 가운데 침착한 샷으로 하이런 3점에 성공하면서 40점을 먼저 달성했다. 장내를 메운 1000여 명의 관중들은 24이닝 선공으로 나선 자네티의 큐를 주시했다. 저력이 있었다. 섬세한 강약조절로 하이런 4점에 성공하면서 38점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5번째 샷이 빗나가면서 4강행 티켓은 김행직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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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자네티(왼쪽)와 악수하는 김행직. 제공 | 코줌코리아

1992년생인 김행직은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 6명 뿐 아니라 대회 전체에 참가한 48명 중 최연소다. 고교 1학년 시절인 지난 2007년 스페인 세계주니어선수권 챔피언에 오른 그는 2010년 이후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사상 최초로 4회 우승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했고 역대 최연소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긴장된 순간에도 당돌한 샷을 구사한 그는 토너먼트에서도 천재성을 입증하며 당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김행직은 터키의 세미 세이기너(26위)와 결승 진출을 두고 맞붙게 됐다.

김행직과 함께 8강에 오른 ‘슈퍼맨’ 조재호(서울시청·11위)는 스페인의 간판 다니엘 산체스(5위)를 맞아 선전했으나 34-40(27이닝)으로 졌다. 지난해 16강에 이어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산체스는 벨기에의 에디 레펜스(29위)와 4강에서 격돌한다.

◇제69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4강 대진표 / 경기시간(한국시간)

김행직(한국)-세미 세이기너(터키)/19일(토) 오후 9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디 레펜스(벨기에)/ 19일(토) 오후 11시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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