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BO 시상식, MVP는 니퍼트!
‘2016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 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는 정규시즌 MVP와 신인상 및 개인 부문별 1위선수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MVP를 차지한 두산 니퍼트가 수상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2016.11.14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두산 마운드의 기둥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35)가 2016 KBO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니퍼트는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2016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타격 3관왕 최형우(삼성)를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1위표(8점) 62개, 2위표(4점) 35개, 3위표(3점) 2개 등 총 816점 중 612점을 획득해 530점을 얻은 최형우를 따돌리고 역대 외국인선수로 4번째, 두산선수로도 4번째 MVP 수상자가 됐다. 니퍼트는 MVP 부상으로 시가 3500만원 상당 ‘K7’승용차를 받았다.

니퍼트는 올시즌 28경기에 출전해 22승3패 방어율 2.95, 승률 0.880으로 다승, 방어율, 승률 3개 부문 타이틀을 석권했다. 타율, 타점, 최다안타 등 타격 3관왕인 최형우가 유력한 경쟁자였지만 압도적인 개인 성적과 팀의 정규시즌 우승이 상승작용을 하며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니퍼트는 벽안의 외국인선수지만 팀내에서는 투수조의 맏형으로, 마운드의 에이스로 뿌리끝까지 두산 선수였다. MVP 및 개인 타이틀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끊임 없이 두산에 대한 사랑과, 동료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표시했다.

시상대로 올라가면서 경쟁자인 최형우를 먼저 포옹한 니퍼트는 “ 어떤 느낌인지 헷갈린다. 이 자리에 올라온 것도 안 믿겨진다. 이 결과는 팀원들의 노력의 결과다. 특별히 양의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니퍼트는 “이 눈물은 팀원들을 향해 흘리는 눈물이다. 좋아하는 야구를 생업으로 할 수 있는 자체에 매순간 감사한다. 나이도 들었는데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고맙다”고 다시 한 번 팀원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니퍼트는 지난 2011년 두산에 입단해 6년간 두산 선수들과 함께 하며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6년간 80승35패1홀드 방어율 3.38을 기록하며 최고의 효자용병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유독 개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22승을 거두기전까지 한국무대 데뷔 첫 해 15승이 최다승이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언터처블급 피칭으로 두산에 14년만에 우승컵을 안겼지만 정규시즌엔 부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며 선발 최다승(75승) 신기록을 세운 두산 마운드의 에이스 중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에 선봉장이 됐다.

신사적인 이미지에 마운드에서는 냉철함이 빛나는 니퍼트지만 수상소감을 말할 때는 계속해서 눈시울을 적셨다. 이에 대해 니퍼트는 “나 같이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는 선수가 완벽한 팀에 있게 되는 행운을 누리기가 쉽지않다. 두산이라는 팀이 나의 경력을 살려주고 연장시켜줬다. 나이가 들면서 ‘너는 이제 못할거야’라는 말도 있었는데 두산이라는 팀의 지원과 좋은 팀원들을 만나 이런 상도 받게 됐다. 특히 포수 양의지는 말은 안 통하지만 뭔가 통하는게 있다. 투수는 포수를 잘 만나야 성공할 수 있는데 양의지가 그런 포수다”라고 다시 한번 두산과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니퍼트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두산 선수들 역시 니퍼트를 형으로 따르며 고마워하고 있다. 니퍼트는 정규시즌 전반기가 끝난 뒤 회식 자리에서 “지금 과음하지 마라. 우승을 하고 난 후 마시는 술이 훨씬 맛있다”며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놓치 말고 더욱 분발할 것을 요구할 정도로 실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지주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해 니퍼트는 “지난해 두산이 우승하고 난 후 ‘미러클 두산’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남들이 왜 기적이라고 말하는지 용납이 안됐다. 작년에 이겼다고 올해 자만하지 말고 항상 열심히 하고 이겨서 기적이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보여주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니퍼트는 2년연속 우승에 MVP 및 투수 3개 부문 타이틀 수상으로 더 이상 높이 올라갈 자리가 없어 보일 정도로 최고의 한 해를 꾸몄다. 하지만 니퍼트는 자만하지 않는다. 니퍼트는 “무엇인가 ‘해냈다’라고 말하고 나면 마치 포기하는 듯한 마음이 든다. 아직 나는 두산에 제공할 게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매일 열심히 하면서 ‘나 오늘 잘 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앞으로도 계속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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