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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는 올시즌 내 외우내환에 시달렸다. 안으로는 주축 투수들이 줄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밖으로는 김성근 감독에 대한 비난여론에 시달렸다. 구단은 올해를 반면교사로 삼아 쇄신을 선언했다. 마무리캠프가 한창인 11월 14일까지 구단의 쇄신안은 정립되지 않았다. 박종훈 신임 단장은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바꿔나가겠다며 의욕을 보였지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한화의 실패원인, 과연 현장에서만 찾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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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나간 투수진 계산 우승후보 흠집
개막전 2연속경기 끝내기 패배로 동력을 잃은 한화는 4월 한 달간 6승(17패)을 거두는데 그쳤다. 특급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2월 이후 자취를 감췄고 이태양과 윤규진 심수창 등이 개막 초반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때부터 “김성근 감독 특유의 혹독한 훈련이 투수들을 부상 도미노에 빠뜨렸다”는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급기야 “로저스가 김정준 코치의 월권 때문에 혼란을 겪었고, 투구폼 수정에 반기를 들었다”는 근거없는 루머까지 확산됐다. 송창식의 벌투논란과 권혁의 혹사 등이 겹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김 감독은 외부 비난여론에 신경쓰기보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집중했지만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팀 방어율 5.76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시즌을 마쳤고 송창식과 권혁이 수술대에 오르면서 일부 팬들이 김 감독 퇴진운동을 펼치는 등 악화일로를 걸었다. 4월 중순 이후 김 감독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모두 김 감독 그림자 뒤로 숨었다는 내부 지적도 나왔다. 당시 프런트는 ‘복지부동’으로 일관해 야구인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부상선수들의 복귀 시기를 잘못 잡은점, 젊은 투수들의 수술이력 등을 확인하지 못한 것 등이 패착”이라며 성적부진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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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중심, 김성근 감독만 문제?
한화에 대한 모든 비난여론은 김성근 감독에게 집중됐다. 일각에서 “추한꼴 보이지 말고 사퇴하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국내선수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들까지 부진을 면치 못해 사실상 답이 없는 상태로 시즌을 치렀다. 지난 6월 넥센에서 퇴출된 로버트 코엘로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해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려던 김 감독은 뜻밖의 문자 한 통에 전의를 상실했다. 김광수 수석코치를 포함한 주요 코칭스태프와 투수 로테이션을 정리하던 도중 운영팀에서 투수코치에게 ‘메디컬테스트 결과 영입이 힘들다’는 문자가 갔다. 통상 외국인 선수 문제는 단장이나 운영팀장이 감독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이 상식이다. 당시 회의석상에 있던 한 관계자는 “코엘로의 메디컬테스트 여부는 물론 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김 감독이 가장 늦게 알았다. 구단에서 감독을 배제한채 전력보강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바른말을 곧 잘 하는 스태프 한 명이 단장에게 ‘절차가 잘못됐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 보강이나 트레이드 등 선수단 구성에 관해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현장과 프런트가 평행선을 걷기 시작한 결정적인 사건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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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의 판단착오, 사라진 소통
김 감독의 실책도 있었다. 감독의 표현방법이 젊은 선수들의 언어와 많이 달랐다. 올해 급성장한 장민재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때부터 매일 감독 방을 찾아 섀도우 피칭을 하며 밸런스 교정에 열을 올렸다. 혼이 나더라도 김 감독과 직접 부딪히며 성장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그러진 않았다. 가령 잘못된 스윙으로 고질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리는 선수에게 ‘초등학생보다 스윙이 안된다’고 핀잔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반발심을 표출한다. 30대 후반 이상 베테랑들은 ‘스윙 밸런스가 안좋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이고 전력분석팀이나 타격코치와 이를 바로잡기 위한 훈련에 임한다. 혼나면서 배운 게 일상화됐기 때문인데 젊은 선수들은 이부분에 익숙지 않다. 김 감독 역시 따끔한 질책에 반발심을 드러내는 선수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약체라 선수 한 명이 아쉬운데 소위 ‘눈높이 교육’까지 하려니 신경써야 할 게 너무 많았다. 능동적으로 선수들을 이끄는 코치가 없다는 점도 한화의 소통부재를 부채질했다. 김 감독의 최대 판단착오는 따지고보면 코칭스태프 인선 실패에 있다. 김 감독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문화가 조성돼 더 큰 비난에 시달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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