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한화 박종훈 신임단장이 11일 일본 미야자키로 건너가 김성근 감독과 첫 만남을 갖는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박종훈 신임단장이 취임 8일 만에 김성근 감독을 만난다. 구단이 박 단장을 선임하면서 강조한 ‘소통강화’와 ‘현장-프런트간 수평관계 정립’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다.

박 단장은 11일 마무리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미야자키로 향한다. 박정규 사업총괄본부장도 함께 할 예정이다. 구단이 지난 3일 체질개선을 중심으로 한 장기 육성 전략 수립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지 8일 만에 구단 수뇌부와 감독이 만남을 갖는다. 한화 관계자는 “박 단장 부임으로 지난 2년간 사실상 단절된 현장과 프런트의 소통 강화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박 단장은 현장출신, 그것도 1군 감독을 역임하신 분이라 누구보다 김 감독의 고충을 잘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 대립구도가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유기적 협력관계가 구축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김신연 대표이사와 만나 구단 운영방침을 전해들은 뒤 곧바로 일본으로 돌아갔다. 박 단장은 당초 김 대표와 만난 뒤 김 감독에게 인사할 계획이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첫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일본으로 돌아간 김 감독은 1, 2군 선수단을 나눠 따로 훈련을 시키는 등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부족한 코칭스태프를 영입하기 위해 국내외 인사들과 접촉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이 기간 박 단장은 각 파트별 팀장들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구단 현안 파악에 주력했다. 이 기간동안 박 단장과 김 감독은 몇 차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게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현안을 파악해야 내년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끌어갈 로드맵을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김 감독과 의견조율을 이뤄내려면 단장 나름의 구상도 필요했다”고 귀띔했다.

[SS포토] 한화 김성근 감독 \'특타까지 했건만\'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6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3회 공격이 끝난 후 더그아웃을 바라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양측이 첫 만남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감독은 당장 내년시즌을 이끌어갈 구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지난 일주일간 구단이 보인 행보는 장기적인 관점에 시선이 향해있다.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만으로도 외부 보강보다 내부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김 감독과 대척점에 있던 박 본부장이 사실상 구단 살림을 총괄하는 사업총괄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올겨울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구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김 감독이 코치 인선 때문에 박 단장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군에 있던 타격코치가 모두 팀을 떠난 상황이고 수비나 주루 등 다른 분야 코치도 필요한 상황인데 구단의 생각은 다르다는 뉘앙스를 느꼈다. 보강할 인력뿐만 아니라 내보낼 이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11월까지 계약이 돼 있지만 재계약을 해지할 사람들은 빨리 거취를 결정해줘야 다른 팀이라도 알아볼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없어 보인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SS포토] 한화 정근우, 개인 통산 1500안타에 격려금까지?
한화 이글스 박정규 단장이 27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정근우의 개인통산 1500안타 달성 기념 시상을 축하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실제로 kt나 삼성, 넥센 SK 등 감독 교체를 단행한 구단은 코칭스태프에게도 재계약 가부를 일찌감치 통보했다. 마무리캠프가 끝나기 전에 새롤 선임된 코치들이 합류해 선수단 파악에 나서야 스프링캠프 때 훈련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프런트는 의욕적으로 장기비전을 수립하고 있지만 현장은 12월부터 생길 두 달간 공백을 고려하면 하루하루가 급하다.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양측의 만남 전까지 프런트와 현장의 ‘수직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이제 첫 만남인 만큼 변화 여지는 충분하다. 박 단장과 김 감독이 사흘간 미야자키 회동에서 구단 운영 방침에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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