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하선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 드라마 ‘투윅스’(2013년)이후 처음인것 같은데 다음에 언제 또 하겠어요”

며칠간 진행된 빡빡한 인터뷰 일정에도 배우 박하선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 속 언제나 긍정적인 박하나 특유의 환한 미소를 보이며 기자를 반겼다. 2년여만에 공백 후 ‘혼술남녀’를 만난 그는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박하선은 ‘혼술남녀’를 만나 재도약을 확실하게 알렸다. “액션을 하고 싶어 ‘쓰리데이즈’를 했고 애 엄마 역할을 해보고 싶어 ‘투윅스’를 했어요. 내가 재밌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나는 다 좋았지만 대중적으로 좋아한 것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나온 모습이었어요. 사실 ‘혼술남녀’가 두렵기도 했는데 안 하는 것보다 났다고 생각했어요. ‘하이킥’은 이미 많이 지났고 밝은 게 그리웠어요. 우는 것도 지쳤고 웃는 것을 하고 싶었어요. 작품을 하면서 ‘월요병 퇴치제’라는 댓글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고 보람도 느꼈어요.”

배우 박하선

그는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눈물을 왈칵 쏟아내기도 했다. “오래간만에 울었어요. 데뷔 드라마 후에는 계속 힘들어서 운 기억 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기쁘면서도 아쉽고 짠했어요. 그만큼 애착이 많이 간 작품이었어요. ‘박하나’라는 캐릭터가 아쉽기도 하고 더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계속하고 싶었어요.”

사실 이런 눈물뒤에는 2년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어디에나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데 상처를 받아서 많이 지쳐 있었어요.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기다리는 영화가 연달아 엎어졌어요. 드라마도 상의를 하다가 엎어지며 생각보다 공백기가 길어졌어요. 그 와중에 매니저를 사칭한 사람이 중국 활동만 한다면서 드라마 2편을 거절하기도 했고 광고비도 못받은 것도 있어요. 앞이 안보이는 것 같아 텔레비전을 끄고 살았어요.”

돌아보면 오히려 그 공백기가 현재를 있게 해준 원동력과 같았다. “그 시기가 없다면 박하나를 서럽게 못했을 것 같아요. 연기가 아니라 지난 2년의 모든 것을 담아냈습니다. 우는 신에 자신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안 울어도 되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눈물 연기에 도움이 되라고 2년을 쉬었나 생각도 들고 진정석에게 차이고 울고 자책하는 장면은 진짜 내 모습 같았어요. 반성의 시간이었고 감사함도 많이 느꼈어요. 이제는 잠을 못자고 새벽에 나오는 것도 너무 행복해요.”

배우 박하선

‘하이킥’과 ‘혼술남녀’ 모두 코믹한 캐릭터지만 결은 분명히 달랐다. “어릴적 ‘하이킥’ 때는 하나도 안 민망했어요. 공백기에 과거 작품을 다시 보면서 부족함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1회부터 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쉬면서 드라마를 안봐서 트렌드를 잘 몰라 이번에는 좀 죽이고 했는데 다음에는 평소 모습처럼 더 막해도 될 것 같아요. 아쉬움도 있지만 시즌2를 하면 더 망가질려고요.(웃음)”

‘하이킥’ 때와 다소 비슷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묻자 “다른 걸 또 하면 되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극도 할 수 있고 다양한 역할도 할 수 있어요. 다시 어두운 시기가 오면 ‘혼술남녀’와 같은 작품도 만날 수 있고요, 이제는 쉬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2년을 쉬다보니 쉬는 것도 어느 정도 재밌더라고요. 사기만 안 당하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정도로 모아뒀지만 이제는 소처럼 쉬지 않고 일하고 싶답니다.”

박하선은 ‘혼술남녀’ 시즌2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당연히 연장을 하는 줄 알았고 시즌2도 하는 줄 알았어요. 같이 호흡 맞춘게 아쉽고 멤버들이 다 좋아서 같이 모여서 시즌2를 하고 싶어요. ‘노그래’, ‘흙녀’ 말고 ‘박하블리’ 같이 조금 더 꽁냥한 로맨틱코미디를 하면서 달달한 애교도 보여주고 가슴찢어지게 헤어지고도 싶어요. 시즌2까지 하고 잘되면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시즌제로 쭉 가는 것도 평생직장을 얻고 좋은 것 같아요(웃음)”

배우 박하선

어느새 아홉수를 지나 서른 문턱을 넘어섰다. “모든 힘든 일이 다 겹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서른이 되는 순간 편해졌어요. 앞이 안 보일때도 사실 서른을 기다렸어요. 여배우로서 가장 예뻐보이고 연기를 잘할 것 같았는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어요. 편해지는 것은 좋은데 외모에는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까지 버틴 것에 대한 보상도 되고 현장에서도 어른으로 대해 주셔서 편해졌습니다.”

박하선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제는 특별한 고민이 없어요. 고민한다고 풀리는 것도 아니고 시간에 맡겨두려고 해요. 하지만 남들이 배우라고 인정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선 여러 고비도 사실 인정을 못받아서 타격을 받은 것 같아요. 죽을 때 남 부끄럽지 않게 비석에 배우라고 새기고 싶어요.(웃음)”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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