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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항저우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홍명보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 항저우 뤼청에 남는다.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1부)에서 강등을 당한 홍명보 감독이 항저우 뤼청을 계속 지휘한다. 홍 감독측 관계자는 2일 “홍 감독이 내년에도 항저우에서 팀을 계속 맡기로 구단과 이야기를 마쳤다”며 “홍 감독도 올 시즌 동안 구단 관계자,선수단,지역팬들과 맺은 튼튼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계속 항저우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마음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는 내년 시즌 중국 갑급리그(2부)에서 항저우를 지휘하면서 1부리그 승격을 노리게 됐다. 홍 감독은 지난해 말 항저우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홍 감독이 지난해 말 부임한 항저우는 지난 달 30일 끝난 2016 시즌 슈퍼리그 30라운드 최종전 옌볜과의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8승8무14패(승점 32)로 올 시즌을 마친 항저우는 1부 총 16개 구단 중 15위에 그치면서 2부로 내려가게 됐다. 홍 감독은 최종전 직후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항저우는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가는 팀이다. 나는 (계속 팀을 맡는데)적극적이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잔류를 결심한 것은 대략 세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개편한 가운데 이를 내년 시즌에도 연속성있게 이어가면서 세대교체를 완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항저우는 올 시즌 개막 전 자유계약(FA)으로 풀린 선수를 투자 부족으로 잡지 못하면서 주전급 선수 6명 이상이 이탈한채로 새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홍 감독은 항저우가 유스 시스템을 통해 육성했던 23세 이하 젊은 선수들을 주전 선수로 집중적으로 활용하면서 ‘미래가 있는 팀’으로 만들어나갔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선수단과는 끈끈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또 하나는 지역팬과의 유대감이다. 항저우의 시즌 최종전을 현지에서 관전한 한 축구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고 강등이 최종확정됐는데도 팬들이 비난을 퍼붓기는 커녕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홍명보’를 연호하기도 했다. 성적에 민감한 중국팬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런 반응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홍 감독이 지역팬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느꼈다”고 말했다. 홍 감독도 경기 직후 보인 팬들의 이런 반응에 상당히 감사했다는 후문이다.

마지막으로 선수단및 팬들과 이런 신뢰관계가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구단과도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구단은 홍 감독이 내년 시즌에도 팀을 맡아줘야 한다는 강력한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측 관계자는 “항저우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현 단장이 홍 감독을 높이 사고 있다”며 “단장이나 선수들은 당연히 (감독이)더 가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이번 주중에 귀국해 휴식을 취하면서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성적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중국 대륙에서 이례적으로 ‘자체 선수 육성을 통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홍 감독의 항저우가 내년 시즌에는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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