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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타고투저도 거품이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사령탑 김인식 감독이 포스트시즌을 지켜보며 쉽게 터지지 않는 방망이에 우려를 표명했다. 대표팀을 선발하는데 허약한 투수력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공격력 역시 거품이 너무 많아 쓸 만한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2016프로야구 정규시즌은 현격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였다. 10개 구단 평균 팀타율은 무려 0.290이나 된 반면에 팀방어율은 5.17로 타자가 절대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지난 30일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총 12경기에서 팀방어율은 2.32를 기록한 반면 팀타율은 0.226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단기전의 특성상 팀내 최고 투수들만 투입하는데다 실점위기가 되면 빠른 투수교체를 단행해서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보다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공격력의 약세가 너무 두드러진다.
김인식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팀내 1~3선발만 나서고 승리조가 투입된다. 그러다보니 점수를 뽑는 게 쉽지는 않다. 또 정규시즌과 달리 볼배합도 달라지니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 나온 투수들의 수준이 WBC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선수들의 수준과 비교할 때 그렇게 높은 수준이냐”고 반문하며 “3할타자가 수십명이 넘는데 막상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 그런 정교함은 다 사라졌다. 타고투저도 타자들의 능력이 크게 성장했다기 보다는 허약한 투수력에 기인한 거품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2016프로야구 정규시즌에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는 무려 40명이나 된다. 타율 0.320 이상의 고타율 타자도 21명이다. 30홈런 이상 7명에 20홈런으로 범위를 넓히면 27명이나 된다. 흔히 그럭저럭 장타력도 있다고 여겨지는 10홈런 이상, 두자릿수 홈런 타자는 무려 52명이나 된다. 10개 구단 선발 라인업 9명을 더하면 총 90명인데 그 중 반 이상이 두자릿수 홈런을 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포스트시즌 투수들의 수준이 정규시즌과 비교해 엄청나게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총 17명. 그 중 3점대 방어율 투수는 7명이다. 4점대까지는 14명이다. 3명은 5점대 방어율이다.
타고투저의 이유로 전문가들은 ‘투수들의 실력 향상이 더딘 반면 타자들은 체격과 힘도 좋아지고 기술도 상대적으로 일취월장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라고 설명한다. 타당성 있는 설명이지만 허점도 있다. 타자들의 실력이 전체적으로 향상됐다기 보다는 고만고만한 투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일 뿐 팀의 1~3선발급 투수들에게는 여전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늘어난 경기수(팀당 144경기), 얇은 투수력 등에 기인한 것이지 진정으로 타자들의 실력이 향상됐다고 말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을 선발할 때는 공격력은 물론 수비력도 봐야하는데 범위를 이렇게 좁히면 뽑을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며 타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선수들이 경기감각이 살아 있어 우승에 크게 공헌했지만 내년 WBC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프링캠프가 한창일 때 경기가 열려 살아있는 경기감각을 기대하기 어렵다. 온전히 선수들의 개인능력에 기대를 걸어야하는데 수년간 국가대표로 뛴 대표팀 터줏대감들과 해외파들을 제외하면 선수단 구성이 녹녹치 않다. 오는 12월 최종 대표팀 선발을 앞두고 있는 김인식 감독의 고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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