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최근 몇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소셜커머스가 주춤한 가운데 오픈마켓이 최근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는 상이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직접적인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계의 성장률이 둔화된 데다가 특징으로 꼽히던 배송과 관련해서도 ‘파열음’이 나고 있다. 그 사이 오픈마켓은 모바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한발 앞서 나가고 잇다.

◇쿠팡은 왜 주문액 하한선을 올렸을까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는 소셜커머스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 업계는 최근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집중하던 배송 서비스에서 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사본 -[쿠팡 사진자료] 쿠팡맨 배송
‘쿠팡맨’. 제공 | 쿠팡

쿠팡은 최근 24시간 내 주문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 서비스 주문액 하한선을 기존 9800원에서 두 배인 1만98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대해 쿠팡은 “로켓배송의 효율성 등을 높이기 위한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배송 서비스로 인한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기습적인 인상을 단행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경쟁 업체 수준으로 하한선을 올려 적자폭을 줄여보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쿠팡은 지난해 54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의 90% 가량이 배송부문에서 발생했다. 배송 부문에서 적자폭을 줄이지 못한다면 올해 실적 역시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의 충원도 여의치가 않다. 올해 초 쿠팡은 연말까지 ‘쿠팡맨’ 인원을 1만명까지 늘린다고 발표했다. 6500명 이상을 새롭게 충원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현재 ‘쿠팡맨’의 숫자도 답보 상태다.

위메프도 최근 9700원 이상 상품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무료배송을 전면 중단했다. 위메프는 지난 10일부터 모든 배송상품을 대상으로 ‘97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위메프는 당초 사업 계획에 따라 4분기부터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꾸준히 실시해오던 서비스를 접은 것은 배송과 관련된 손실 대비 얻는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사모투자(PE)ㆍ벤처캐피탈(VC) 시장은 더욱 마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면서 “물류의 경우는 특히 쿠팡처럼해서 물량을 줄이면 투자된 시설과 인력 가동율이 낮아져 적자의 절대금액은 줄일 수 있겠지만 ROI(투자자본수익률)관점에서는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마켓의 질주, 소셜커머스 성장률 앞서

수익성과 서비스 차별화 문제를 안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와 달리 오픈마켓은 새로운 서비스와 할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5월부터 4개월 연속 오픈마켓의 성장률이 소셜커머스를 앞질렀다. 전년 동월 대비 오픈마켓의 성장률은 5월 25.9%, 6월 17.1%, 7월 31.2%, 8월 22.4%를 기록한 반면 소셜커머스는 5월 23.9%, 6월 10.1%로 떨어진 뒤 7월에는 1.2%까지 떨어졌다. 8월에는 15.4%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오픈마켓를 앞지르지는 못했다.

사본 -GS25 이베이코리아와 스마일박스 서비스 시작
이베이코리아의 무인택배함 ‘스마일박스’. 제공 | 이베이코리아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오픈마켓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1~6월 11번가의 누적 모바일 UV(순방문자, 앱+웹)는 7671만명으로 소셜커머스 업체를 제치고 1위를 지켜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오픈마켓은 서비스 차별화로 소셜커머스와의 격차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G마켓과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무인택배함 ‘스마일박스’가 대표적인 서비스. GS25와 이베이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스마일박스’ 설치 점포를 1000곳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GS리테일 전광호 편의점 서비스상품팀장은 “이번 스마일박스 서비스는 본격적인 편의점 무인택배함 시대를 여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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