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6354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이란 원정 패배로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이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물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도 배수진을 치고 내달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 나선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과 함께 이란 원정에서 돌아온 다음 날인 지난 14일 이용수 기술위원장 주재로 긴급 기술위를 열어 각종 현안은 물론 내달 15일에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 대한 대비책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당초 18일 안팎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란전에서 대표팀이 졸전 끝에 0-1로 패하자 이 위원장 귀국 직후로 당겨졌다는 후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16세 이하(U-16) 아시아선수권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U-16 대표팀 문제 등이 주요 안건이었으나 우즈베키스탄전 중요성이 커지면서 여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도 회의 중심에 있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기술위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대표팀이 승리하지 못할 경우 이 위원장과 기술위원 전원 사퇴를 사실상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틸리케 감독도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서 부진할 경우 당연히 중도 하차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의 최대 고비처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감독과 기술위 위원들의 동반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위는 지난달 1일 열린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시리아와의 홈 경기부터 전력 탐색을 위해 분석원들을 파견했다. 중앙아시아 강호인 우즈베키스탄의 전력을 샅샅이 분석해 슈틸리케 감독에게 제공,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행에 빨간불이 켜지지 않도록 돕는 임무가 기술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기술위도 5차전을 앞두고 ‘공동 운명체’ 의식을 확고히 다진 셈이다.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에 패할 경우 최종예선이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선두 그룹인 이란 및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5점 이상 벌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슈틸리케 감독과 한국 축구의 인연도 끝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두 팀이 비기는 경우인데 기술위는 이번 회의를 통해 ‘홈 무승부=패배’란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여러가지를 봐야겠으나 이기는 것 말고 만족스런 결과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치르고 나면 내년 3월 중국전(원정)및 시리아전(홈)까지 4달 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이 잔류하면 팀을 재정비할 수 있고, 슈틸리케 감독이 중도하차하는 최악의 경우에도 새 감독이 와서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한국은 최종예선 총 10경기 중 4경기를 마친 현재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하며 이란(승점 10)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이어 A조 3위를 달리고 있다. 각 조 1~2위에 주어지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위해선 우즈베키스탄을 누르고 일단 2위를 탈환하는 게 시급하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