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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내가 묻고 싶다. 지난 12년간 대한축구협회가 선임한 대표팀 감독이 모두 몇 명이었나.”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잦은 감독 교체가 얼마나 긍정적이었는가”라고 반문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코칭스태프 및 K리그에서 뛰는 선수 8명과 함께 귀국했다. 대표팀은 지난 11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0-1로 패했다. 대표팀이 2승1무1패(승점 7)가 되면서 A조 3위로 떨어지자 “내달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 슈틸리케 체제 지속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적지 않다. 손흥민 지동원 석현준 등 유럽에서 인정받는 공격수를 보유한 슈틸리케 감독이 이란전 패배 직후 “우리 팀엔 (카타르 1부리그에서 뛰는)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다”고 지적했고 이에 손흥민이 “사기를 떨어트리는 발언”이라고 받아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이란전 패배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귀국해 마음이 무겁다. 결과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는 그는 “초반 두 차례 실수가 영향을 미쳤고 원정 압박감이나 부담에 시달리다보니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축구계에서 제기하는 전술 변화나 선수 선발 재검토 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주말마다 경기를 보러 다녔기 때문에 확인할 선수는 다 확인했다.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전술보다는 우리가 개선할 부분이 두 가지 있어 이를 보완해야 한다. 7~8개월만 견고했던 우리 수비를 되찾아야 한다. 공격 때 적극성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자신보다는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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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은 내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5차전을 통해 최종예선 반환점을 돈다. 홈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누르지 못하면 A조 3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각 조 1~2위에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쥘 확률도 낮아진다. 슈틸리케 감독 거취 문제가 적지 않게 불거지는 이유다. 그는 “5차전을 이기지 못할 경우 슈틸리케 감독을 더 기다리기 어렵다는 말도 있는데 필승 각오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감독 거취와는 별개로 선수들이 해왔던 대로 경기 준비를 잘 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겠다”고 운을 뗀 뒤 “여러분들에게도 질문을 하고 싶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지난 12년간 국가대표팀 감독을 한 사람들이 몇 명인 줄 아는가”라고 받아쳤다. 질문과 답변을 미리 준비한 듯 곧바로 “10명이다”고 말한 그는 “평균 재임기간이 15개월밖에 안 된다. 감독을 새로 선임하면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10명이 거쳐갔는데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나. 내일이나 모레 나가라고 하면 난 운이 없다고 생각하고 나가면 되지만 이런 부분들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계산법은 사실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직후부터 자신이 한국에 오기 전인 2004년 9월까지 한국대표팀 감독 수를 세어본 것으로 보인다. 12년간 정식 감독은 움베르투 쿠엘류와 요하네스 본프레레,딕 아드보카트,핌 베어벡,허정무,조광래,최강희,홍명보 등 총 8명이고, 김호곤과 박성화는 정식 감독이 비었을 때 대행을 임시로 맡은 경우였다. 정식 감독만 따지면 평균 재임기간은 18개월로 늘어난다. 참고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14년 9월 한국에 왔다. 지난달로 부임 2주년을 넘겼다. 어쨌든 그의 말은 ‘퇴진 불가’ 입장과 함게 자신의 거취 논란 자체가 불쾌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리아 논란’에 대해선 “선수와 감독 사이의 갈등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선수들과 대화를 했고 오해의 소지는 남기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함께 돌아온 공격수 김신욱도 “감독님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 처음 당황한 건 사실이지만 이후 면담으로 다 풀렸다. 먼저 돌아간 해외파 선수들은 오히려 감독님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회견장엔 평소 대표팀 귀국 때보다 더 많은 매체가 몰려 이란전 충격패에 따른 슈틸리케 감독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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