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서울 강명호기자]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사상 초유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다. 프로야구 경기 종료 후 귀가길에 오른 한 치어리더가 '야구장 안'에서 한 남성 관중으로부터 신체 일부를 유린당하는 성추행을 당한 것. 결국 그 남성은 경찰에 붙잡혔고,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 1일, LG와 SK전 때였다. 그후 잠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스포츠서울>이 현장을 집중 조명했다.


>사건 발생 3일 후인 지난 4일 오후!


어둠이 깔린 잠실구장 중앙출입문 인근 주차장..


잠시 후, 한 검정색 차량의 문이 열리더니..


롯데 자이언츠 두 명의 치어리더, 즉..


박기량(왼쪽)과 염지원이었다. 경기시작 7분전이었고, 이들은 이곳으로부터 약 80여 미터 떨어진 잠실구장 중앙출입문을 통해 야구장 안으로 입장하게 된다. 그 사이 즉, 80미터를 걸어가는 동안 또 어떤 일들이 발생했을까.


이때..


갑자기 등장하는 몇몇 남성들..


다행히 그들은 두 치어리더의 팬이었고..


기념촬영에 응해준 두 치어리더는..


또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야구장으로 향하는데..


하이파이브! 하지만..


하지만, 사실상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었다. 다행스러운 건, 불미스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불행스러운 건, 이들 치어리더의 동선을 보호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는 점. 물론, 프로야구 34년 역사에서 '치어리더 동선 보안'을 운운했던 적도 한 번도 없었다. 아울러 특별히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동안 예의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도 않았기 때문.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는 그동안 그렇게 무감각하게 살아왔다는 점이다.


어쨌든!


중앙문을 통해 야구장에 입장한 그들은..


3루 내야석 통로를 이용했고..


특별한 문제 없이 3루 원정팀 응원단석에 도착할 수 있었다. 두산과 롯데의 2016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와 SK의 경기가 있었다. 경기 종료 후, SK 치어리더는 3루 응원석을 빠져나와 귀가길에 올랐다. 이날 SK 치어리더는 두 명이었다. 사진은, 잠실 3루 응원단석 모습이다.


모퉁이를 돈 한 SK 치어리더는..


[사건이 발생한 잠실 3루 관중석 뒤편 여성 전용 화장실 앞이다.]

'의상 교체'를 위해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고 바로 그때, <사진 노란색원> 위치에서 문제의 사건이 발생했다. 요약하면, 역시 귀가길에 오른 한 남성 관중이 해당 치어리더의 신체 일부를 손으로 유린한 것.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당시 그는 LG 트윈스 상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중요한 건, 만약 이때..


어떤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성추행범은, 사건 장소에서 멀지 않은 야구장 출입문을 통해 밖으로 쉽게 달아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건발생 장소와 출입문까지는 불과 30미터 거리였다. 그 문으로 빠져나갔으면, 다른 관중들에 섞여 누가 누군지 분간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것.

불행 중 다행히, 해당 치어리더는 "뭐하는 짓이냐"며 큰 소리를 쳤고, 뒤따르던 인근 SK 구단 관계자에 의해 제압당한 성추행범은 긴급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현재 그는, 불구속 기소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치어리더 성추행 사건이었다. 그것도 야구장 안에서 말이다.


> 사건발생 3일이 지난 후!


잠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분명한 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기자의 경험상 3루 응원단상 바로 옆 출입구에는 통상 한 명의 진행요원(왼쪽)이 배치돼 사진과 같이 입장 관중들의 티켓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왼쪽과 오른쪽 두 명의 진행요원(스테프)이 배치됐다.


또 하나..


진행요원(왼쪽) 외..


두 세명의 보안요원(가운데)들이..


수시로 응원단상 근처를 점검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철저한 보안이었고 그야말로 '뚜렷한 변화'였다. 한 보안요원에게 "며칠 전 사건 이후 어떤 보안 지침이 있었나?"고 물었다. 그는 "지침이 있었다. 치어리더들의 동선을 파악해 철저하게 살피라"는 내용이었다. 고무적인 사실이자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강조하지만, 뚜렷한 변화였고 발전이었다.


> 그런데!!


4회말 종료 후..


두 치어리더는..


앞섰던 동선을 따라..


중앙문을 빠져나온 두 치어리더는..


원래 차량 위치로 향하고 있었고..


그 차량은 실제 롯데 자이언츠 즉, 이날 원정팀 치어리더의 대기실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순간 기자도 깜짝 놀라는 일이 발생하는데..


갑자기 두 남성이 나타나더니..


박기량에게 기념촬영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때 이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시말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말 다행히도..


그들은 팬이었고..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거듭 강조하지만..


불상사는 없었다.


> 하지만...


한 가지 큰 아쉬움은, 이곳에서..


80미터 떨어진 중앙출입문에는 네 명의 안전요원이 있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두 치어리더의 차량이 있는 80미터를 누군가 한 명 안전요원이 동행했더라면 "만약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진한 아쉬움이었다. 공교롭게도, 느닷없이 나타난 두 남성팬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행히 팬이었기에 망정이지, 팬이 아닌 다른 불순한 목적의 불청객들이었다면..


의상을 교체한 두 치어리더는..


원정팀 두 치어리더는..


아무도 없는 곳을 가로질러..


역시, 중앙문을 통해..


야구장 안으로 입장했다. 아울러 이 동선을 보살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두 치어리더의 보안과 안전은 그들 자신들의 몫이었다.


> 연장 10회말, 경기 종료 후!


원정팀 두 치어리더는..


귀가길에 오르는데..


> 앗, 그런데!!!


건장한 체구의 한 명 보안요원(오른쪽)이 두 치어리더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 역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고무적인 사실이었다. 퇴근길 치어리더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고, 며칠 전 '잠실 치어리더 사건'을 염두에 둔 안전조치였다.


그(안전요원)는 심지어..


치어리더에게 다가가는 한 관중(왼쪽)을 제지하기도 했다. 근접 보호였다. 확실한 안전조치였다.


> 하지만...


하지만?


'동행'은 거기까지였다. 야구장 안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진짜 '동행'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야구장을 벗어난 두 치어리더는..


4회말처럼 무방비 노출 상태였고..


또한, 그곳에는..


이미 대기하고 있던 팬들의 기념촬영 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강조를 거듭하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불상사는 없었다.


> 사건 현장 취재를 진행하며...


친분이 있는, 여러 구단 응원 관계자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잠실구장의 안전조치 변화도 들려줬다. 하지만 그들은 어느 한 명 자신들의 솔직한 소견을 들려주지 않았다. 대부분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잘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응원단 관계자는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더이상의 답변을 피했다.


> 사실, 프로야구에는...


실로 수많은 사람들이 얽혀있다. 그만큼 서로의 '관심'과 '아름다운 동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생'의 의미다. 잠실 치어리더 성추행 사건이 단지 '개인의 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잠실의 변화는 분명 뚜렷했다. 하지만 부족한 면도 여전히 컸다. 취재 결과, 야구장 안과 밖이 구분된 '80미터의 아름다운 동행'이 더욱 아쉽고 절실하게 느껴진 이유다.


> 한편...


프로야구 10개 구단에는 홈팀 치어리더 대기실이 있다. 사진은 잠실구장 치어리더 대기실이다. 하지만, 원정팀 치어리더 대기실이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친분이 두터운 홈팀 대기실에서 의상 교체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원정팀)치어리더들은 화장실 또는 주차된 차량에서 의상 교체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열악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 진짜, 이날...?!


4회말 종료 후, 원정팀 롯데 두 치어리더에게 갑자기 나타난 두 남성이 그들의 팬이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고 '불청객'이었다면? 사고란, 언제 어디서든 예기치 않는다는 점을 끝으로 '거듭' 강조하고 싶다. 지난 4일 오후, 두산과 롯데의 잠실이었다. 2016.10.07.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피해를 당한 해당 SK 치어리더는 현재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안정을 찾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날 그 사건으로 인해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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