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한국 프로야구 출범한 1982년, 143만 명의 관중으로 시작된 'KBO 리그'가 34년이 지난 2016년 9월 28일 마침내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KBO 관계자에 따르면 올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 새롭게 쓰여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프로야구 관중이 매년 늘어나며 직접 야구를 즐기는 이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국 사회인야구클럽 사이트 '게임원'에 따르면 28일 기준 2만 4431개의 팀과 46만 758명의 선수가 사회인 야구를 즐기고 있다. 전국적으로 375개의 리그가 운영 중인 가운데 비등록 리그나 팀까지 합치면 사회인 야구 선수(이하 사야인)는 대략 60만 명으로 추산된다.


프로야구 인기와 함께 사야인의 수도 함께 늘어나면서 야구 관련 용품 산업도 나날이 그 몸집이 커지고 있다. 야구공부터 글러브, 스파이크 등 다양한 용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야인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트 회사가 눈길을 끈다.


바로 부담 없는 가격에 양질의 배트를 구입할 수 있어 많은 사야인들이 찾는 '티라노 스포츠'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배트를 만들기 시작한 '티라노 스포츠' 김하영 대표는 이미 업계에서 소문난 배트 장인이다.


그가 선보이는 배트는 매번 1시간 남짓이면 모두 완판되고 '야구용품싸게사기'(이하 '야용사')에서도 매물이 올라오기 무섭게 댓글이 달린다. 성경 속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처럼, 대형 업체와 경쟁에서 당당히 살아남아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티라노 스포츠' 김하영 대표를 지난 26일 수원에서 만나 '티라노 스포츠'의 성장 과정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003년 모바일 관련 사업을 위해 중국으로 떠난 그는 당시 컴퓨터 음악(미디) 콘텐츠를 제작해 납품하는 일을 했었다. 2004년 야심차게 모바일 콘텐츠 업체까지 설립했지만 성공으로 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그야말로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경험 부족으로 큰 실패를 맛보게 됐다는 그는 "그 때는 정말 힘들었다. 큰 맘 먹고 시작한 사업이 주저앉으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좌절하고 또 좌절했다. 뭘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렇게 인생에서 쓴맛을 경험한 그는 재기의 발판을 모색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과거 사회인 야구를 하던 시절을 되새기고, 중국의 야구 관련 용품 공장을 무작정 찾아 나섰다.


"정말 먹고살려고 이 일을 시작했다"는 그는 "90년대 중후반 야구를 했던 사람으로서 야구용품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유명 야구용품 업체 'W'사, 'U'사 등이 모두 중국에 공장을 두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열차로 25시간 씩 이동해가며 공장을 직접 찾아다녔다"고 전했다.


2~3년 동안 발로 뛰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그는 2011년 초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브랜드의 배트를 손에 넣었다. "그 때의 감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입을 연 그는 "몇 자루 되지 않아 벌어들인 수입은 극히 적었지만 아내에게 전부 가져다줬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밑바닥부터 시작된 배트 사업은 어느덧 햇수로 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 사이 그는 업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그는 "올해 매출 10억 원이 목표였는데, 10월 중에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뻐했다.


사실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수입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당당히 밝히며 "단일 품목 업계 국내 1위에 오른 것도 오랜 시간 사야인들과 신뢰를 쌓은 덕분"이라며 그 공을 1만 3000여 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돌렸다.


물질을 쫓기보단 사람과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그는 사회 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년 유니세프(UNICEF)에 소득의 일부를 기부할 뿐만 아니라 여자야구, 유소년 야구단 등에 무상으로 배트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회원은 누구냐'는 물음에 그는 "매 번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1~2만 원씩 더 보내 주는 회원이 있다. 그 분은 본인이 보증을 잘못서서 신용 불량 상태라 통장 사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신 기부를 부탁한다고 하시더라"고 에피소드를 전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덧붙였다.


"힘든 시기 이겨내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사실 나도 신용 회복된 지 얼마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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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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