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범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SM엔터테인먼트 연기 흑역사를 깰 열쇠는?’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SM엔터테인먼트가 가진 오명이 하나 있다. 활동 중인 아이돌그룹 9개에 멤버만 45명, 압도적인 숫자에 비해 ‘연기돌’로 손꼽을 스타가 드물다는 것.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임시완, ‘걸스데이’의 혜리 민아 등 팀규모에 비해 알짜 연기돌을 가진 회사와 비교하면 늘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연기돌이었다.

하지만 tvN ‘또 오해영’을 잇는 월화극 돌풍의 주역 ‘혼술남녀’에 출연 중인 샤이니 키(김기범)가 ‘미친 연기력’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며, SM표 연기돌의 탄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인조 샤이니는 앞서 민호가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MBC ‘메디컬탑팀’, 온유가 KBS2 ‘태양의 후예’ 등에 출연한 바 있지만 키의 연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범
tvN‘혼술남녀’에 출연한 샤이니 김기범. 출처|방송화면캡처

공무원고시공화국 노량진에 입성한 3년차 고시낭인 기범으로 분한 키는 깔맞춤 트레이닝 복에 엣지있는 군밤머리로 등장해, 매회 배꼽잡는 코믹열연으로 감초활약을 하고 있다. 역시나 공부에 뜻이 없는 무늬만 공시생 공명, 핵궁상 고시거지 동영과 청춘을 죽이는 고시촌 3인방의 일상은 바람 잘 날 없는 해프닝의 연속이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특별출연한 샤이니 민호에게 고교시절 빵셔틀을 당한 과거를 인터넷에 구구절절 올렸다가 민호팬들과 키보드전쟁을 치르고, 결국 ‘현피(실제 만나 싸운다는 게임 용어)’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20일 방송에서는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 칠순잔치에도 당당히 못 나서는 ‘부끄러운 고시불합격 손자’라는 현실에 빗속에서 홀로 춤을 추다 엉엉 울며 의외의 감성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망가지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키의 연기에 네티즌들의 호평도 줄을 잇고 있다.

최시원
MBC‘그녀는 예뻤다’에 출연한 슈퍼주니어 최시원. 출처|방송화면캡처

SM의 초창기 연기돌로 나섰던 소녀시대 윤아, 동방신기 유노윤호 등이 주인공으로 일찌감치 투입돼 연기력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같은 변화는 전략의 승리로 보인다. 근작에서는 캐릭터의 비중보다는 소위 ‘잘 따먹을 수 있는’ 역할을 차고들어오는 전략으로 활동폭을 넓혀가고 있다. 가수 활동에서 손에 닿지 않는 신비로운 이미지를 강조한다면, 드라마에서는 다소 찌질하고 엉뚱한 캐릭터로 친근감을 더하고 있다.

SBS ‘아테나:전쟁의 여신’, KBS2 ‘포세이돈’ 등에서 무거운 역을 주로 맡았던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하루 종일 시시껄렁한 장난을 치는 ‘돌아이’ 에디터 김신혁으로 분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의 짐캐리’라고 불러도 좋을 다양한 표정연기로 배우 최시원을 다시 보게 했다.

수영
OCN‘38사기동대’에 출연한 소녀시대 수영. 출처|방송화면캡처

최근 종영한 OCN ‘38사기동대’에 출연한 소녀시대 수영은 화장기없는 얼굴에 안경을 끼고 우직하게 원칙을 지키는 세금징수팀 공무원 천성희로 호평받았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모습과 매치시키기 힘들 정도로 수수한 모습이 극의 몰입에 도움이 됐다. 데뷔작이었던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현증을 가진 장재열(조인성 분)의 환각 속의 존재 강우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던 엑소의 디오(도경수)도 이후 영화 ‘카트’, 근작 ‘신과 함께’까지 작아도 의미있는 역할을 연거푸 맡으며 배우로서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있다.

도경수
SBS‘괜찮아 사랑이야’에 출연한 그룹 엑소의 도경수. 출처|방송화면캡처

KBS1 ‘너는 내 운명’의 송새벽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데뷔해 MBC ‘신데렐라맨’, KBS2 ‘사랑비’, KBS2 ‘총리와 나’까지 주연으로 활약해온 소녀시대 윤아도 23일 방송예정인 tvN ‘더 K2’에서 송윤아, 지창욱 등과 공동주연으로 원톱의 무게감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 중국에서 ‘대륙여신’으로 통하는 톱스타지만, 연기자로서 더욱 성장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제작사 SMC&C 역시 자체제작 작품에 소속 배우가 출연하는 것에 신중해진 입장이다. SMC&C 정창환 대표는 “제작사로서 배우를 등용할 때 좀 더 자유로워지자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역할이라도 드라마에 맞지 않으면 (작품도 배우도) 서로가 빛이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 캐릭터와 가장 잘 맞는 사람을 쓰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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