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열광하는 중국 응원단, \'골을 넣다니~\'
중국 응원단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1차전 한국과 경기에서 후반 추격 골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상암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중국의 국기는 붉은색 바탕에 노란색의 별이 다섯개 그려져 있어서 ‘오성홍기’로 불린다. 붉은색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중국 축구팬들의 선택은 노란색이었다. 중국 응원석에도 붉은색이 점점이 박혔지만 주를 이루는 색은 이날 중국 대표팀이 착용한 원정 유니폼과 같은 노란색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이 열린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붉은색의 한국 응원단과 노란색의 중국 응원단이 피치를 사이에 두고 대치했다.

당초 2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 관중들의 수는 기대했던 만큼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원정응원석인 남측 1,2층의 1만5000석 티켓을 모두 사갔지만 실제 경기장을 찾은 중국 팬들은 1층을 채우는 것에 그쳤다. 물론 1층 좌석에 앉지 않고 통로 등에 서서 보는 관중들이 많이 눈에 띄었지만 1만5000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중국 관중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됐고 팬들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던 만큼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에는 평소보다 많은 보안인력이 배치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경찰병력 500여명을 포함해 소방과 교통통제 인력 등 1300여명의 안전및 보안요원들이 경기장 안팎에 배치됐다. 경찰병력은 경기장 내의 중국 응원단과 한국 관람객들 사이를 구분짓는 경계선 역할을 했다.

경기장을 찾은 중국 관중들은 출신지역도,옷차림도 제각각이었지만 이 경기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중국 팬들이 축구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국제여행사(CITS)의 깃발을 따라 이동하던 한 무리의 관광객들은 중국에서 이날 경기를 위해 지난달 31일 입국했다. 경기 바로 다음날인 2일 중국으로 돌아가는 2박3일의 단기 여행이었다. 인솔을 맡은 한국 가이드는 “중국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관람을 원하는 팬들이 먼저 중국의 여행사측에 항공권 등을 문의하면서 조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빨간 티셔츠의 가슴에 ‘중국’을 한자로 적어넣은 일단의 무리는 “광둥성에서 왔다”고 자신들을 소개하며 “한국과 중국의 축구를 보기 위해 단체여행을 계획해 지난달 30일 입국했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도 오는 3일 출국하는 4박5일의 짧은 일정이었다. 중국 측은 이날 중국 팬들이 입장하는 남측 출입구 외곽에서 ‘中國加油(중국가유), Go China!’ 라고 적힌 붉은색 티셔츠와 오성홍기 깃발, 얼굴에 붙이는 스티커 등을 나눠줬다.

양 측의 응원열기는 경기가 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중국 측이었다. 경기 시작 두 시간가량 전부터 자리를 채우기 시작한 중국 팬들은 깃발을 흔들고 북을 두드리며 본격적인 응원전을 위해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빈자리가 많이 보였던 한국 응원단 쪽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할 무렵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만큼 빼곡하게 채워졌다. 본부석 맞은 편의 E석도 2층까지 가득채워졌다. 경기장 모서리를 제외하고는 빨간색으로 차곡차곡 메워졌다. 국가연주 때 중국 응원단이 대형 오성홍기 2개를 펼쳐들며 목소리를 돋웠지만 한국은 트레이드 마크인 대형 태극기를 펼쳐들고 애국가 합창으로 응수했다. 중국 응원단이 ‘중궈’나 ‘짜요’같은 응원함성을 내지르면 한국 응원단은 ‘우~’하는 야유에 이은 ‘대~한민국’ 구호와 ‘오~한국~’ 함성으로 압도했다.

이날 다수의 중국 관중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이면서 남몰래 웃은 곳도 있었다. 서울시는 중국 관중들이 입장하는 남측 출입구에 서울시 브랜드와 관광정보를 홍보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K팝 음악에 맞춘 공연과 축구묘기 등의 볼거리에 더해 ‘I·SEOUL·U’ 브랜드 홍보 책자,서울시 관광지도,엽서,문신 스티커 등을 제공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장내 전광판을 통해 홍보영상과 더불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과 중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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