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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사건에 휘말린 수영 국가대표팀이 사실상 해체 후폭풍을 맞고 있다.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몰카 사건’에 발칵 뒤집힌 한국 수영이 국가대표팀 사실상 해체라는 후폭풍을 맞았다. 대표팀을 운영및 지원하는 대한수영연맹까지 정상화에 난항을 겪는 등 한국 수영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았다.

대한수영연맹 관리위원회는 안종택 수영 경영대표팀 감독이 최근 일어난 선수단 관리 소홀 사건에 책임을 통감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안 감독은 지난 2008년 대표팀 코치로 부임했으며 4년 뒤인 2012년부터 감독직을 수행했다. 2002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던 정다래를 발굴해 각고의 노력으로 키운 끝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 금메달리스트로 완성,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몰카 사건’에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전 수영 국가대표 선수 A가 충북 진천선수촌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하고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B도 공범으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일단 A가 몰카 설치를 어느 정도 인정함에 따라 안 감독도 선수단 관리 소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안 감독 사임으로 경영대표팀이 당분간 구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경영대표팀은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지난 28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을 재개했다. 그러나 안 감독이 떠나고 선수 상당수가 부상이나 촌외 훈련 등을 선택, 진천에 오지 않으면서 연습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지도부 집단 비리로 인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전락한 대한수영연맹은 새로운 연맹 집행부가 구성돼 관리단체에서 벗어난 뒤에 대표팀을 다시 꾸려 훈련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대한수영연맹 정상화 가능성도 아직은 속단할 수 없다. 대한수영연맹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우선 17개 시·도 수영연맹에서 생활체육및 엘리트 통합을 이뤄야 대한수영연맹도 생활체육과의 통합을 통해 통합수영연맹(가칭) 회장 선거를 할 수 있고 그래야 관리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달에 하려던 계획이 늦어졌다”며 “5개 (시·도)연맹은 비리 문제로 인해 각 시·도체육회가 아닌 대한체육회에서 직접 임원 임준을 받아야 한다. 아직 그 절차가 진행 중이고 몇몇 시·도연맹은 통합이 늦어져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일단 대한수영연맹 관리위원회는 10월 충남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뒤인 11월에 경영대표팀을 다시 꾸릴 계획이다. 그러나 통합수영연맹 구성이 늦어지면 그에 따라 대표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수영은 지난 8월 리우 올림픽에서 남·여 간판 박태환(자유형)과 안세현(접영) 등 출전 선수 8명이 모두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드러냈다. 이웃 일본과 중국은 물론 싱가포르와 카자흐스탄 선수까지 금메달을 따낸 것과 뚜렷하게 비교됐다. 내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과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거쳐 2019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광주 세계선수권, 4년 뒤 도쿄 올림픽까지 굵직한 메이저대회 준비를 위해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대표팀과 수영연맹이 모두 각종 사고로 얼룩져 큰 차질을 빚게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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