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필라테스 여신'으로 불린 박초롱 트레이너를 기억하시나요? 2013년 9월 KBS2 '인간의 조건'에 출연한 그는 배우 이연희를 닮은 얼굴과 탄탄한 보디라인으로 수많은 남성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이후 MBC '1분 튼튼 건강'을 비롯한 방송 및 광고 촬영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는데요. 더 많은 활약이 기대됐지만, 그는 돌연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박초롱은 최근 서울시민 건강 프로젝트 '서울아 운동하자'에 참여했는데요. SNS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여전한 미모를 뽐냈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라는 점이죠.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박초롱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방송 출연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초롱 : '인간의 조건'에 출연한 개그맨 김준호와 친분이 있는데 '칼로리 소모'라는 주제로 촬영한다며 도움을 요청했어요. 방송 쪽에 욕심이 있어서 준비해온 게 아니라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부탁을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았죠.


Q : 큰 관심을 끌며 수많은 남성의 가슴에 불을 질렀는데요.


박초롱 : 그 정도는 아니고요(웃음). 제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노출되며 대중에게 알려지고, '필라테스 여신' 등 수식어도 생겼죠. 전혀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어요. 많이 부족한 저를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Q : 방송 및 광고계에서 러브콜이 상당히 많았을 것 같아요.


박초롱 :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강렬한 퍼포먼스를 요청했는데, 필라테스를 쇼처럼 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이후 MBC 측으로부터 뉴스를 통해 전문적인 운동 정보를 전달해보자는 제안을 받아 '1분 튼튼 건강'에 참여했죠. 광고 및 화보 촬영도 많이 진행했습니다.


Q :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박초롱 : 예능에선 '일주일 만에 팔뚝 살 빼는 법', '이렇게 하면 나도 몸짱' 등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하잖아요. 간혹 이슈 몰이를 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죠. 재미있는 운동법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외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도 조금 부담스럽고요.


Q : 재미만큼 정확한 정보 전달도 중요하죠. 미모뿐 아니라 '애플힙' 등 몸매에 관한 네티즌의 관심도 높은데요.


박초롱 : 운동 효과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신체 부위에 초점을 맞추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다른 의도로 특정 부위만 집중해서 성(性)적으로 몰아가는 건 거부감이 들죠. 처음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자극적인 댓글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많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제가 운동을 가르치는 아이들도 댓글을 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동안 방송 의상을 최대한 단정하게 입었고, 평상시에도 헐렁한 옷만 입고 다녔죠.


Q :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네요. 지금은 어느 정도 극복한 건가요?


박초롱 : 운동 종목에 맞는 옷을 입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수영선수가 정장 차림으로 경기를 뛴다면 이상하잖아요(웃음). 지금은 악성 댓글도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해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Q : 그렇군요. 방송 활동이 초롱 씨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박초롱 : 항상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한 덕분에 여러 운동법을 개발했어요. 촬영 기술과 체력도 많이 향상됐고요. 말을 하면서 운동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1분 튼튼 건강'은 한 번에 5일 치를 촬영해요. 보통 반나절이 걸리는데 10시간 넘게 운동한 적도 있죠. 좋은 기회를 통해 많이 배워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 얼굴이 알려지면서 달라진 것도 많을 텐데요.


박초롱 : 평소 지하철로 출퇴근했는데 사람들이 '튼튼 건강', 'TV에 나온 애'라면서 알아보더라고요. 그렇다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특별히 외모에 신경 쓰진 않았어요. 단지 행동하는 게 조심스러워졌죠. 그 외에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Q : 인기를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박초롱 : 음. 함께 일한 동료와 결혼하면서 부득이하게 활동을 쉴 수밖에 없었어요.


Q : 앗.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SNS 계정을 보니 남편과 아이 사진을 공개했군요.


박초롱 : 남편은 동갑이지만 생각이 깊고 똑똑한 사람이에요. 물론 외모도 멋있고요. 같은 분야에서 일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죠. 여러 가지로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 사진을 공개하는 건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제가 결혼한 사실을 몰라서인지 아이 사진을 올 리면 팔로워가 급격하게 줄어들더라고요(웃음).


Q : 결혼 전후로 외모에 큰 차이가 없는데 비결이 뭔가요.


박초롱 : 출산한 지 100일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근육은 퇴화하기 때문에 몸이 아프고 힘들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죠. 아이를 낳은 뒤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 선에서 많이 움직였어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진 상황에서 운동을 안 하면 요통 등이 생길 수 있거든요. 모유 수유도 칼로리 소모가 크고요. 집에서 아이를 안을 때도 자세를 신경 쓰고 항상 배에 힘을 주고 있어요. 예뻐지려면 고생해야죠.


Q : 과거 한 인터뷰에서 연예계 활동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 10년 넘게 공부 중이고, 사람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그들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며 엄청난 에너지를 얻거든요. 혹시라도 방송에 출연한다면 연예인이 아닌 다양하고 정확한 운동법을 소개하는 셀럽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Q : 방송이 아닌 다른 분야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겠다는 건가요?


박초롱 : 미혼모와 고위험 임산부를 위해 강의하는 산부인과 교수와 함께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있어요. 처음 연락이 왔을 땐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몸이 회복된 후 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서 제가 먼저 연락을 드렸죠. 아이를 낳은 후 엄마들의 희망이자 멘토가 되고 싶더라고요.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잘 크잖아요. 임산부를 위한 운동도 직접 해봤기 때문에 잘 알려줄 수 있을 것 같고요. 방송 활동과 함께 많은 사람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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