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리우에서도 2년 뒤 평창을 위해...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과 여형구 평창동계올림픽 사무총장 등이 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컨퍼런스홀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상황 등에 대해 내.외신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리우 다음은 평창이다.

2016 리우 하계올림픽이 끝나면서 국제 스포츠계 시선은 자연스럽게 533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쏠린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지난 22일(한국시간) 리우 현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리우 올림픽 2주 차가 되니까 외신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는 말로 이런 분위기를 전달했다. 리우와 평창은 일단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이란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지구촌 사람들이 주목하는 스포츠 체전이란 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대회란 점에선 비슷한 성격도 갖고 있다. 리우에서 평창이 교훈 삼아야할 것은 어떤 것일까.

◇소치와 리우가 공통적으로 당한 망신 기억해야…

기자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이번 리우 올림픽을 연달아 취재하는 경험을 얻었다. 두 대회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개막 전부터 서방 언론이 대회 준비 상황에 낙제점을 준 탓에 큰 망신을 당하고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치 땐 영국 BBC 취재진이 바이애슬론 경기장 화장실 한 칸에 좌변기 두 개가 놓여진 사진을 찍고는 SNS에 올려 개최국 러시아를 전세계적인 웃음 거리로 만들었다. 리우에선 각국 미디어가 치안과 지카 바이러스와 정세 불안을 끊임없이 공격했고 결국 개막 일주일 전 호주 ‘시드니 모닝 해럴드’가 선수촌 내 화장실 배수 등이 형편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리우 올림픽을 ‘기본도 안 된 대회’로 평가했다. 배수 문제 때 에두아르두 파에스 리우 시장이 “호주 숙소 앞에 캥거루라도 놓아두면 그들이 선수촌을 집처럼 느낄지 모르겠다”고 조롱했다가 혹독한 비판을 받고 결국 사과한 일도 교훈 삼아야 한다. 폐막일에는 미디어빌리지 전체가 오후 늦게까지 정전이 됐음에도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질 않아 큰 원성을 사기도 했다.

선수및 미디어가 먹고 자고 듣고(통역) 보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가 일찌감치 끝나야 한다는 교훈이 소치 올림픽과 리우 올림픽에서 나왔다. 모바일과 SNS 시대라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파장은 더 커진다. 건축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다다른 한국에서 ‘쌍둥이 변기’나 ‘화장실 배수’ 같은 해프닝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강릉에 지어질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모든 경기장이 30분 내로 오갈 수 있다는 ‘컴팩트 올림픽’이 사실인가, 소치 올림픽 때 몇몇 외신이 파고들었던 것처럼 스키 경기장에 대한 환경 문제는 없는가, 지금도 우려되는 숙박 시설 부족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까 등을 개막 전에 파고들 수 있다. 대회가 착실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박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유력 외신과의 ‘미디어 프렌들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SS포토] 리우 올림픽 개막식, 화려한 불빛의 개막 공연!
2016 리우 올림픽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개막식으로 시작된 가운데, 개막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SS포토] 리우 올림픽 개막식,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개막 공연!

◇감동의 저예산 개막식과 가장 브라질다운 것…평창이 배우자

리우 올림픽이 곳곳에서 엉성함을 드러낸 채 막을 내렸다. 자원봉사 인력이 대회 막바지에 대거 사라져 IOC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유럽이나 미국인들도 먹을 수 없을 만큼 부실한 선수촌및 미디어 식당과 제 때 오질 않는 각종 셔틀버스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우 올림픽이 하나 인정받는 게 있다. 적은 예산을 들였음에도 역대 어느 대회보다 훌륭하게 치른 개·폐막식이다. 특히 개막식은 아마존이란 거대한 강을 중심으로 상징되는 자연과 환경 그리고 브라질 사람들 특유의 뜨거운 열정을 잘 표현해 전세계의 박수를 받았다. 리우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두 인물, 산투스 뒤몽(비행가)과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빔(작곡가)도 소개하며 브라질이 천혜의 자연만 갖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도 보여줬다.

그럼에도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 들어간 비용은 약 200억원 가량으로 수천억원이 들어가 ‘초호화판’으로 치러졌던 2008 베이징 올림픽, 2014 소치 올림픽의 10분의1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경기장에서도 흥겨운 삼바춤 공연이 벌어지면서 관중들에게 브라질의 매력을 느끼게 해줬다. 이희범 위원장도 리우 올림픽 개막식을 칭찬하며 “지금까지 올림픽을 보면 국력의 경쟁은 예산의 경쟁이고, 예산의 경쟁은 개막식의 경쟁이었다. 소치 올림픽이 그 정점에 있었는데 리우가 ‘돈 많이 쓰는 개막식만이 능사가 아니다’란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제 효율적인 예산으로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여줘야 하는 임무가 평창 올림픽 앞에 떨어졌다. 동계올림픽은 추운 날씨 속에서 열린다는 핸디캡을 갖고 있으나 종목별 경기장을 찾을 팬들에게도 한국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리우 올림픽 개회식 패러다임을 평창이 물려받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 필요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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