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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10-10(금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을 목표로 2016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9개(은3 동9)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이 하계올림픽에서 두 자릿수 금메달을 따지 못한 건 2004년 아테네 대회(금9 은12 동9) 이후 처음이다.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선 금메달을 13개씩 획득하며 각각 종합순위 7위와 5위를 기록했다. 리우에서 거둔 총 메달수 21개도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19개·금 6,은 6,동 7) 이후 3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다.
대회 1주차였던 지난 12일 양궁 남자 개인전 구본찬이 여섯 번째 금메달을 따내며 5위에 오를 때만 해도 ‘10-10’ 달성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2주차 메달밭으로 기대한 레슬링과 배드민턴의 연이은 부진으로 나흘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 김현우 동메달 하나 추가에 그쳤다. 그 사이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 밀리면서 11위까지 내려앉으며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대회 폐막을 이틀여 남겨두고 태권도 여자 49㎏급 김소희와 골프 여자 개인전에 나선 박인비가 금메달을 추가했다.
◇‘천재 의존’ 기초 종목 약세, 메달밭도 평준화육상과 수영 체조 등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기초 종목에서 단 1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한 게 컸다. 한국 기초 종목은 최근까지 수영 박태환이나 체조 양학선 등 10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천재에 의존한 게 사실이다. 약물 파동을 일으킨 뒤 가까스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박태환이 결선조차 오르지 못했고 양학선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하면서 한국 기초 종목은 쓰라린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금메달 12개를 따내며 한국을 앞선 이웃 나라 일본은 기초 종목에서만 금 4개 등 12개의 메달을 따냈다. 특히 남자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육상 단거리도 아시아가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전통의 올림픽 강국 중국 역시 기초 종목에서 금 3개를 포함해 14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전통의 메달밭에서조차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건 뼈아팠다. 최대 3개 이상 금메달을 노린 유도는 물론 레슬링 배드민턴이 노골드에 그쳤다. 사격과 펜싱에서도 금메달을 1개씩 따냈지만 각각 2개의 금메달을 따낸 2012 런던 대회보다 부진했다. 베트남 이탈리아 러시아 등이 이 부분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효자종목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다만 양궁에서 남녀 개인, 단체전 4종목을 모두 석권하고 태권도 역시 금메달 2개를 비롯해 출전 선수 5명 전원 메달을 따내면서 타 종목 부진을 메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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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생활체육 과도기 한국, 리우의 일본 배워라
올림픽 평준화 속 한국 스포츠가 살아남을 길은 새로운 메달밭을 늘리는 것과 강세 종목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한국은 1980년대 일본처럼 최근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의 길을 걷고 있다. 당분간 엘리트 위주의 투자와 경쟁력 향상엔 어려움이 따라 4년 뒤 도쿄에서도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리우에서 일본처럼 종목별 저변이 넓어져 더 많은 인재를 찾을 수도 있다. 기초 종목이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날 계기도 마련해야 한다. 일본도 우리와 같은 과도기를 겪었으나 학교 중심 엘리트 스포츠에서 클럽시스템으로 저변 확대를 이뤘다. 다양한 기초 종목에서 인재들이 탄생하면서 일부 엘리트 체육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났다. 일본은 리우에서 유도 레슬링 수영 카누 탁구 싱크로나이즈 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에서 40개 이상 메달을 따내며 단일대회 최고 성적을 내는 밑거름이 됐다. 또 차기 올림픽 개최지답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스포츠 정책을 주도하는 장관급 부처인 스포츠청 신설과 함께 정책을 단일화하고 지원 예산도 40% 늘렸다.
한국 역시 정부와 통합체육회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종목별로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우에선 일부 종목 협회는 부실한 지원과 안일한 자세, 파벌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부진의 실질적인 원인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체육 단체 통합이 어려운 고비를 넘은 만큼 뚜렷한 정책 방향으로 대안 개발에 서둘러야 한다. 선행되지 않으면 리우에서 흘린 땀방울과 눈물이 헛 것이 될 수도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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