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출신 사업가 김예분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늦은 나이라는 건 없어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예분이 사업가로 새 출발을 시작한다. 2012년 론칭한 국내버거브랜드 ㈜도니버거의 대표에 취임, 불황에 더욱 핫한 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도니버거는 개그맨 정형돈이 이사 겸 모델로 활동해 잘 알려진 곳이다. 2011년 늦은 나이에 대학에 다시 들어가 요리를 전공하고, 케이크 디자이너, 초콜릿 마스터를 거쳐 이제는 어엿한 대표이사로 새로운 도전 앞에 섰다.

배우와 MC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그가 재야에 묻혀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했다. “굉장히 이런 일상의 공간이 좋아요. 사람들은 이름 알려진 사람이니 얼굴만 대외적으로 세워놓는거 아닌가 생각하는데, 안그래요.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일하고 있어요. 예전에도 연예계 일을 그만두고 회사에 다녔던 적이 있어요.”

1994년 미스코리아 미로 선발됐던 그는 1999년 삼성전자 계열사 더미디어에 입사해 프로모션팀에서 일했다. 디엠뮤직에서 라디오PD를 하기도 했고,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마케팅 일을 하기도 했다. 일을 해보며 가장 잘 맞는 일이 음식이라는 생각에 마흔이 넘어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 식품조리학과를 나와 숙명여대 전통식생활문화대학원에 진학했다. “학부에서 어린 친구들이랑 경쟁하기 힘들지 않았냐”고 하니 “정말 힘들었다”며 웃었다.

“진짜 열심히 했어요. 대학 다닐 때 1년반 동안 전과목 A+를 받았어요. 장학금도 당연히 받고. 대학원도 거의 A를 쭉 받았어요. 완벽주의자도 아니면서 닥치면 더 열심히 노력하는 타입이에요. 물론 공부하는게 쉽지는 않았죠. 적지 않은 나이고. 그래도 살아온 경험이 있으니 용기를 갖고 남은 인생을 좀 멋지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도니버거에는 이사로 참여하다 이번에 대표로 취임하게 됐다. 전국에 20개 정도인 매장을 연내에 100개까지 늘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론칭 당시 고급 수제버거로 시작했던 도니버거는 언제나 편한게 찾을 수 있는 동네 버거집을 목표로 변신 중이다. 마침 지난달 미국산 수제버거 ‘쉐이크쉑 버거’가 강남에 1호점을 차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고, 롯데리아 아재버거, 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 등이 약진하며 버거시장도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사회 공헌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전세계 어린이 100명이 함께하는 9월 기아난민월드컵에 도니버거를 후원할 예정이에요. 제가 기아대책 홍보대사라서 좋은 일도 할 겸 기획했어요. 회사가 나만의 기업이 아니라 회사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짧지않은 연예계 생활, 또 사회생활을 하며 풍파도 굴곡도 겪었지만, 그런 경험으로 더 대범해지고 커나갈 수 있었던 것같다고 고백했다. “마흔이 됐을 때 정말 막막했거든요. 그런데 지나고보니 늦은 나이는 없어요. 남은 인생이 얼마나 많은데요. 김예분이라는 사람의 인생을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그려간다는 마음으로 걸어왔어요. 주변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사냐고 하는데, 아직도 하고싶은게 너무 많아요.”

gag11@sportsseoul.com

배우 출신 사업가 김예분. 제공|비원CN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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