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
NC 구창모. 마산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산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NC 좌완 구창모(19)가 ‘알쏭달쏭 피칭(?)’으로 팀을 연패의 늪에서 건져냈다.

구창모는 17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지난 12일 잠실 LG전에 이어 두 번째 선발 등판 만에 일궈낸 쾌거다. 덕분에 최근 2경기에서 kt, 삼성에 연거푸 무릎을 꿇었던 NC도 3연패의 위기를 벗어났다. 선발진이 붕괴된 NC는 앞선 5경기에서 1승4패로 허덕였는데 구창모가 임시 선발 구실을 완벽하게 소화해준 덕분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만약 이날 구창모가 무너졌다면 NC는 3연패의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난적 넥센, 선두 두산을 연달아 상대해야 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구창모를 선발로 예고하면서 “2년차 고졸 투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지난 번 보다 조금 더 잘 던져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좋은 경험을 쌓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몫만 해내면 된다는 것이었다. 구창모는 첫 선발 등판이었던 LG전에서는 3회를 버티지 못했다. 2.2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3개로 2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제구력이 나쁜 투수가 아닌데도 지나친 부담 때문이었는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아넣지 못했다.

이날도 구창모의 피칭은 오락가락이었다. 1회 첫 상대인 최재원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보냈고 3번타자 구자욱의 2구째까지 10구 연속 볼을 던졌다. 그러나 무사 1, 2루로 몰린 가운데서도 구자욱과 최형우를 연달아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이승엽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알쏭달쏭한 제구 불안이 이어졌다.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백상원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이지영과 김상수에게 또 다시 연속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루가 꽉 채워지자 신기하게도 구창모의 공은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하기 시작했고 최재원을 유격수 플라이, 박해민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3회에는 1사 후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승엽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냈다.

3회까지 무려 6개의 4사구를 허용하고도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4회에도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백상원과 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의 아슬아슬한 위기를 만났지만 김상수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내고 최재원을 3루 땅볼로 아웃시켜 단 1실점으로 끊어냈다. 최고 구속 146㎞까지 측정된 직구 제구는 다소 흔들렸지만 좌타자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를 적절히 섞어가며 삼성의 노련한 좌타자들의 헛방망이질을 유도했다. 직구 제구가 오락가락했던 것이 삼성 타자들의 노림수를 피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측면도 있다.

구창모가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텨내자 타선도 빅이닝으로 화답했다. 2-1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NC는 5회 말 지석훈의 좌전안타에 이은 용덕한의 좌익선상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고 계속된 1사 3루서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집중시켜 순식간에 7-1로 달아나버렸다.

구창모는 “마음에 드는 제구는 아니었다. 타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았는지 1회에 제구가 잘안됐다. 그래도 타석에서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긴장이 풀렸고 감독님께서 계속 믿어주신 덕분에 첫 승을 따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데뷔 첫 승을 계기로 더욱 성장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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