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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Invent it)”이라는 미국의 발명가 앨런 케이(Alan Kay)의 말을 한 기업이 몸소 실천하고 있다. ‘푸드잉크(Food ink)’라는 이름의 회사가 지난달 3D 프린터를 사용한 레스토랑을 영국에 세계 최초로 개설한 것이다. 이 곳을 방문하는 고객은 3D 프린터로 만든 음식 외에 접시와 포크, 테이블, 의자까지 3D 프린터로 만들었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 그리고 3D 프린터로 만든 9가지 코스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예측 가능한 일종의 미래 음식인 셈이다.
푸드 잉크 레스토랑의 주방장은 바로 3D 프린터. 미리 3D 프린터용 데이터를 입력하면 음식 조리에 특화된 3D 프린터가 반죽 등을 설계도면대로 출력하고 ‘사람’인 요리사가 이를 통해 조리한다. 가령 복잡한 모양으로 된 파스타 같은 것들을 3D 프린터가 즉석에서 만들어내면 사람이 해당 식재료를 활용해 조리하는 식이다. 현재는 기계와 인간이 함께 작업하는 방식이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3D 프린터가 오븐 기능까지 갖춰 반죽을 만들어 뿌리고, 즉시 굽는 방식도 존재한다. 피자 같은 것은 사람의 손길이 거의 필요 없는 셈이다. 딱 한 가지, 기계가 완벽하게 만들 수 없는 채소 토핑만 사람이 얹으면 된다.
이런 조리법을 보면 영화 ‘스타트렉’을 비롯한 SF 영화 속 음식 복제기가 떠오른다. 도면을 입력하면 음식이 나오는데다 맛도 모양도 균일하다. 생산성 면에서 대단히 우수하고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미래에는 3D 프린터용 레시피가 지적재산권이 되며 “요리를 잘한다”가 곧 “레시피가 다양하다”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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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발전은 3D 프린터 음식에 ‘개성’을 더해준다. 빅데이터를 통해 주문자가 선호하는 음식 종류, 간의 농도, 모양까지 맞춤 제조해 줄 수 있다. 또 정교한 로봇이 제 아무리 복잡한 음식도 뚝딱 만들어주므로 정말 근사한 파이와 케이크도 지금처럼 비싼 값을 내지 않고도 먹을 수 있게 된다. 신선도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3D 프린터 음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가장 큰 걱정은 “음식 같지 않다”고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다. 태초 이래 지속되고 있는 조리 과정을 기계에 넘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음식이야말로 인간만이 가능한 예술 영역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하기 때문에 지키고 싶은 것이다.
이에 대해 3D 프린터 업계는 “3D 프린터로 전투식량이나 우주식량을 만들 수 있고 신선한 음식, 고급스러운 요리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푸드 잉크 레스토랑의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 이러한 업계 주장의 설득력을 약화시킨다. 푸드 잉크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 가격은 250파운드(한화 약 36만원). 영국의 물가가 비싸다고 하지만 이 돈이면 꽤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일류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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