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돌
동국제약 ‘인사돌정’과 ‘인사돌플러스정’  제공 | 동국제약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40여년간 ‘국민 잇몸약’ 자리를 지켜온 인사돌의 효능·효과가 ‘치주질환 치료제’에서 ‘보조치료제’로 변경됐다. 지난 2013년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효능·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재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논란과 함께 인사돌 매출이 감소하자 동국제약은 업그레이드 제품인 인사돌플러스로 무게중심을 옮겨 매출 증대에 성공했다. 하지만 역시 치주질환 ‘보조치료제’인 인사돌플러스가 계속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민 잇몸약 인사돌, 치료제 아닌 ‘보조제’로 효능 축소

동국제약이 1978년 내놓은 인사돌은 오로지 치아를 잘 닦는 것이 구강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잇몸 건강’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국민 잇몸약으로 자리잡았다. 인사돌이 치은염, 치주증 등 치주질환 치료제로 인기를 얻자 명인제약은 1991년 잇몸 염증과 붓기, 출혈 등 치은염 등에 효과적인 이가탄 제품을 내놓고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인사돌은 동국제약 전체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며 상장 초기 핵심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2013년 12월 4일 MBC ‘불만제로 UP-잇몸약의 배신’ 편에서 인사돌과 이가탄 등 잇몸약은 단독 복용했을 때 효과가 크지 않으며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을 다뤘고, 이후 인사돌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치과의사 및 전문가들이 출연해 “잇몸약은 비타민과 영양제가 조금 들어 있는 복합제”라며 “약의 성분을 보면 치료제가 아닌 보조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인사돌을 처음 개발한 프랑스에서는 이미 2011년 인사돌을 의약품 목록에서 삭제하고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식약처는 의약품 재평가를 통해 지난 5일 인사돌, 이가탄 등 치주질환에 사용돼 온 92개 품목의 효과와 효능을 ‘치주치료 후 치은염, 경·중등도 치주염의 보조치료’로 변경한다고 고지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약은 현재 홈페이지에 변경된 효능·효과를 고시 중이다.

인사돌 홈페이지
 출처 | 동국제약 홈페이지

◇배신감에 인사돌 매출↓인사돌플러스는 매출↑

다수 소비자들은 오랜 기간 잇몸약으로 사용해온 제품을 40여년이 지난 지금 보조제로 재정의한 것에 대해 배신감과 분노를 표했다. 이는 인사돌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보건의료분석평가 전문사이트 팜스코어가 공개한 올해 1분기 동국제약 매출실적에 따르면 인사돌의 1분기 매출은 76억9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했다.

신기하게도 인사돌플러스 매출은 향상했다.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7.1% 상승한 38억81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93% 상승한 107억34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인사돌플러스는 지난 2014년 8월 동국제약이 기존 인사돌 성분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35mg’에 ‘후박나무 75% 에탄올연조엑스 70mg’을 복합해 새로 선보인 제품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인사돌플러스는 기존 인사돌 제품에 후박의 항염·항균효능을 추가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인사돌플러스 역시 인사돌과 비슷한 효능을 지닌 치주질환 ‘보조치료제’다. 업계에서는 “인사돌이 논란 대상으로 떠오르자 동국제약이 대체재로 인사돌플러스를 내세웠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매출이 다소 상승했지만, 식약처 고지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인사돌플러스를 찾을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동국제약은 인사돌플러스 매출이 크게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식약처가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피상적으로 알려져있던 효능·효과를 구체적으로 조율한 것일 뿐”이라며 “적응증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ss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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