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10중추돌사고 현장
4일 전남 여수시 만흥동 마래터널에서 또 한 차례 졸음운전으로 터널 안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화물차량의 졸음운전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데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자율주행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제공 | 여수소방서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전남 여수의 한 터널에서 또 한 번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14일 오후 2시 10분쯤, 여수시 미마래터널에서 시멘트를 실은 트레일러가 차량을 들이받으며 10종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이 조사한 사고원인은 ‘졸음운전’이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에도 대형버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해 4명이 죽고 37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사고를 일으켰었다. 대형 사고로 인해 졸음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그렇다고 쏟아지는 졸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형 화물트럭과 트레일러 운전자들은 ‘시간=돈’이이라 생각한다.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빨리 목적지까지 화물을 운반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면서 쉬지 않고 장거리 운전을 한다. 이를 위해 시속 90㎞를 초과할 수 없는 규정을 무시한 채 속도제한 장치를 불법으로 떼어내고, 10시간 가까이 쉼 없이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결국 졸음운전 쉼터가 늘어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졸음운전을 막을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이 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차에 오르면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운전해 주는데다 어느 정도 사고 위험도 크게 줄어들어 믿고 인공지능에 차를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과 애플, 그리고 전기자동차 전문기업인 테슬라도 자율주행 자동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09년부터 일찌감치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실제 도로에서 꾸준히 자율주행 거리를 경신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안전성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애플도 최근 블랙베리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QNX’ 설립자인 댄 닷지를 영입했다. 애플 역시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만큼, 닷지의 영입이 자율주행 자동차용 시스템 개발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테슬라도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18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으며, 2017년까지 테슬라의 버스와 트럭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로 개인용 승용차 부문에서 자율주행 자동차가 개발됐던 것과 달리, 테슬라는 산업용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수 년 내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등의 국가라면 자율주행 대형 트레일러용 도로를 따로 놓을 경우 훨씬 안전하고 빠르게 자재를 옮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대량의 트레일러 운전수의 실직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에 뒤질세라 2020년까지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 통칭 ‘K-City’를 경기도 화성시에 구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도 이미 어느 정도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자율주행 연구를 마친 상태여서 자율주행은 SF 속 먼 미래가 아닌, 어느덧 현실에 근접한 상태다.

하지만 마냥 자율주행을 반길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얼마 전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망사고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 ‘모델 S’는 지금까지 누적 2억900만㎞를 달렸지만 앞서 달리던 트레일러의 흰색 면을 인지하지 못하고 추돌, 탑승자를 죽게 만들었다. 여전히 변수에 취약한 만큼 아직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이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지지하는 이들은 “전 세계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연간 125만 명에 이른다”며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를 도입하면 그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졸음운전도, 운전 중 사고도 없으며 심지어 차 안에서 책을 읽거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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