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T_호주서비스확대시행
KEB하나은행 계좌 보유 고객은 ‘1Q 트랜스퍼’ 서비스를 이용해 휴대폰으로 호주로 송금할 수 있다.  제공 | KEB하나은행

[스포츠서울 박시정기자] “하나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 어디에서든 송금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올들어 은행들의 해외 송금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2월 국내에서 필리핀으로 휴대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1Q 트랜스퍼’ 서비스를 내놓은 뒤 송금 가능 국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글로벌 미래금융부 강영철 차장은 “국내에서 외국으로 송금하는 고객들이 모바일 해외 송금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지만 최종 목표는 하나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 어느 국가에서든 다른 나라로 송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다른 은행들도 저마다 특색있는 해외 송금 서비스를 내놓아 맞불을 놓고 있다.

◇ 하나은행 선도하고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추격전

하나은행은 지난 2월 휴대폰으로 자신의 계좌에 있는 돈을 필리핀으로 송금할 수 있는 ‘1Q 트랜스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 고객의 상당수는 국내 체류 필리핀 근로자들이다. 수취인은 휴대폰에 뜬 송금 도착 문자를 확인한 후 본인이 원하는 수취 방법을 선택해 송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은행 지점 창구를 방문할 필요가 없는 데다 언제 어디서나 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송금액 기준 미화 500달러 상당액 이하인 경우 5000원, 초과시에에는 7000원의 수수료를 물린다. 송금 수수료가 지점 창구를 방문해 송금할 때에 비해 3분의 1에서 5분의 1 정도여서 저렴하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하나은행은 서비스를 호주, 인도네시아, 캐나다에 이어 최근 영국으로 확대했다. 올해 말까지 자체 네트워크가 있는 24개국을 포함해 최대 70개국으로 서비스 국가를 넓힐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신한글로벌 현지통화 송금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1월 인도 루피에 이어 4월 필리핀 페소,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서비스 통화로 추가했다. 현지통화로 송금을 할 수 있는데다 실시간 환율을 적용받고 당일 송금을 완료할 수 있다. 휴대폰이 아니라 영업점을 찾아야 송금할 수 있다는 점은 하나은행 서비스와 다른 점이다. 한국과 거래가 많은 아시아 국가들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살라맛포 필리핀 무계좌 송금서비스’로 수취인이 계좌를 갖고 있지 않아도 30분 내에 송금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송금액을 직접 배달해주는 ‘홈 딜리버리’ 방식으로 송금할 수도 있다. SMS를 통해 수취인에게 송금 도착 여부를 알려준다. 같은 달 중국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를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 시행하기도 했다.

신한글로벌현지통화송금서비스_인도네시아 루피아(발송)
신한은행이 최근 ‘신한글로벌 현지통화 송금서비스’를 인도네시아 루피아로 확대했다. 제공 |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과 연계해 환율과 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24시간 365일 송금할 수 있는 ‘위비 퀵 글로벌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바레인 베트남 등 10개국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이 중 베트남 필리핀 스리랑카 네팔 4개국은 수취인 계좌가 없더라도 송금할 수 있다. 수취인은 현지 제휴 은행에서 돈을 받는다. 송금인은 위비톡을 통해 송금 정보를 수취인에게 현지로 전달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모바일 KB 무계좌 해외송금 서비스’를 지난 5월 출시했다. 모바일을 이용해 언제든 송금할 수 있고 해외 제휴기관의 영업시간 이내에 송금할 경우에는 10분 안에 송금 대금을 현지에서 수령할 수 있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캄보디아 뉴질랜드 8개국이 서비스 대상 국가다. 지난 6월에는 글로벌 송금서비스 해외인 웨스턴유니온과 함께 ‘KB-웨스턴유니온 자동송금’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객이 영업점에 방문해 서비스 신청 등록을 하면 휴일에 관계 없이 사전에 지정한 조건으로 자동으로 해외에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 수익도 올리고 고객 기반도 확대하고

은행은 해외 송금 서비스로 송금 수수료와 함께 환전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하나은행의 강영철 차장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송금과 환전 수수료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돈이 되지 않으면 투자할 이유가 없다. 새로운 해외 송금 서비스에 대한 반응도 굉장히 좋다”고 밝혔다.

모바일 해외 송금 서비스의 경우에는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가 일반 송금 서비스에 비해 크게 낮다. 핀테크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새로운 해외 송금 서비스로 채널을 다양화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게 좋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모바일 송금 이용 빈도가 높다. 서비스 이용 고객은 모바일뱅킹이나 별도 송금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모바일뱅킹이나 송금 앱 이용자를 확대할 수 있다. 최근 나온 해외 송금 서비스들은 수수료를 가져다 주는 것 외에도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charl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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