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배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안인배 ㈜코엔미디어 대표가 제11대 독립제작사협회장이 돼 독립제작사들의 권익을 위해 달리고 있다. MBC 예능국 PD 출신으로 독립제작사를 14년 동안 운영해온 안인배 신임회장은 제작비 현실화, 불공정 관행 타파 등을 통해 방송영상 제작 환경을 한단계 발전시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제작사의 권익을 되찾는데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독립제작사협회 회원사들의 권익 위해 달리겠다

독립제작사협회는 드라마를 제외한 예능, 교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독립제작사들의 모임이다. 현재 150여개 회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협회 회원사가 30여개 정도임을 감안하면 꽤 큰 규모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인배 신임회장은 “우리 협회에는 크고 작은 제작사가 굉장히 많다. 방송사가 지상파 3개, 종편 4개, 케이블까지 굉장히 많아졌는데 제작사 형편은 10년 전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 방송산업 자체의 구조적 문제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작사 아이디어를 내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권리 양도’라는 미명 아래 방송사가 거의 모든 권한을 가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점들을 우리가 한번에 다 바꿀 순 없지만 조금씩 바꿔서 좋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앞서 협회 회장님들도 열심히 하셨지만 내가 조금 젊기 때문에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 안인배 회장.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최근 지상파 방송국과 케이블, 종편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정된 광고시장을 나눠먹는 구조여서 방송국의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이다. 방송국이 어려워지면서 방송국에 프로그램을 제작해주는 독립제작사들도 연쇄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이런 난제를 뚫고나가기 위해 안 회장은 가장 먼저 외주 제작사들의 저작권 현실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안 회장은 “독립제작사가 저작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저희같은 독립제작사들은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해도 그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이 방송사로 귀속된다. 방송 콘텐츠가 글로벌화되려면 방송사-제작사간 균형발전이 필수인데 지금처럼 방송사 중심의 불공정 거래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저작권 문제는 가장 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 뿐 아니라 독립제작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PD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안 회장은 “지상파나 종편의 경우 신입 PD들의 초봉은 약 4000만원 정도다. 그런데 독립제작사협회 PD들의 초봉은 2000만원 정도로 지상파나 종편의 2분의 1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독립제작사협회 PD들의 인력 유출이 심하다. 타 방송사로 이직은 물론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로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PD들의 연출료를 적정 수준으로 책정해 우수 인력의 유출을 막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 안인배 회장.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중국의 한국 프로그램 베끼기도 심각

최근에는 중국의 무분별한 한국 프로그램 베끼기로 타격을 입었다. 안 회장이 유일하게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인 SBS ‘심폐소생송’을 중국 장수위성TV가 ‘명곡이었구나-단오 명곡을 건지다’로 표절 제작해 지난 9일 방송했다.

안 회장은 “제가 프로그램을 제작한 20년 동안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인 ‘심폐소생송’이 중국 방송사로부터 표절을 당했다. 중국과 합작 협의를 하다 결렬됐는데 계약 없이 무단으로 베껴서 방송했다. 우리나라 프로그램이 무단으로 표절을 당했는데도 손쓸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 정부와 지상파 3사,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가 모두 합심해서 대응해 우리 콘텐츠를 지킬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코엔미디어, 코엔스타즈, 코엔 크리에이티브스 사장으로 일하면서 많은 식구들을 건사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기획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안 회장은 “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프로그램 회의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만 하면서 살고 싶다. 학교 다닐 때도 반장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인데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면서 살기 위해서는 협회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열심히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만들어 PD 출신으로 성공한 사례를 만들고 싶은 것이 안 회장의 꿈이다.

“가수 출신으로는 이수만 회장, 양현석 회장 등이 성공했고, 매니저 출신으로는 정훈탁 대표 등이 성공했다. 그런데 예능 PD 출신으로는 성공한 케이스가 적다. 예능 PD 출신이 만든 회사가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만들고 싶다. 그런 사례가 한 두 개 생겨야 제 후배들이 저를 보면서 꿈을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eggroll@sportsseou.com

<안인배 신임 회장 프로필>

1995년 MBC 예능국 입사. 1996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휘재의 인생극장’ 조연출.

1998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신동엽의 신장개업’, ‘god 육아일기’, ‘일밤 건강보검’ 연출

2001년 MBC 퇴사. IB 프러덕션 설립. SBS ‘초특급 일요일 만세’, ‘유재석의 조용한 가족’ 기획 연출.

2003년 ㈜재미TV 설립 및 대표이사 사장.

2007년 ㈜KOENMEDIA 사명변경 및 대표이사 사장

2008년 ㈜KOENSTARS 설립 및 대표이사 사장

2012년 ㈜KOEN 드라마 제작본부 설립. ㈜KOEN-TN 인수합병

2013년 ㈜KOEN 크리에이티브스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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