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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끝판왕’ 오승환(34)이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전업해 ‘끝판왕’의 위용을 과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프로야구 공식홈페이지인 엠엘비닷컴(MLB.com)은 2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이크 매서니 감독이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즌솔에게 다른 보직을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대표 마무리투수 중 한 명인 로즌솔은 올시즌 특별한 부상이 없는데도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2승3패14세이브를 기록중인데 방어율이 마무리투수로는 낙제점인 5.63이나 된다. 9이닝당 볼넷은 7.9개에 달한다. 특히 6월 들어서는 방어율 14.14로 난타당하면서 매서니 감독의 신임을 잃었다. 매서니 감독은 “로즌솔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현재는 그에게 9회를 맡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로즌솔이 마무리 보직에서 당분간 밀려나면서 누가 마무리를 맡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매서니 감독은 차기 마무리 투수를 공개하지는 않고 “세이브 상황에서 오승환이나 케빈 시그리스트, 조너선 부록스턴을 마운드에 올리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3명 중 한 명을 상황에 따라 투입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시선은 오승환에게 쏠리고 있다. MLB.com도 오승환의 한·일 마무리 투수 성적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오승환의 마무리투수 기용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MLB닷컴은 “세 투수 모두 세이브 경험이 있지만,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서 가장 훌륭하다”며 오승환이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끝판왕’으로 거둔 화려한 실적을 소개했다.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에서 9년간 28승13패11홀드 277세이브 방어율 1.69를 기록했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해 2승4패39세이브 방어율 1.76을 기록하며 ‘끝판왕’의 명성을이어갔고, 이듬해에인 2015년에도 2승3패41세이브에 방어율 2.70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올해는 방어율 1.66에 2승14홀드를 기록 중이다. 38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은 단 1개만 허용했고, 8개의 4구를 내주고 삼진은 무려 51개나 잡아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 0.79로 특급 마무리 버금가는 호투를 계속하고 있다.
집단 마무리로 거론된 좌완 시그리스트나 우완 브록스턴과 비교해봐도 그가 왜 마무리 후보로 더 각광받는지를 알 수 있다. 시그리스트는 29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2.79에 4승2패1세이브를 기록했다. 홈런은 5개를 얻어맞았고, 4구는 10개를 내주고 삼진은 32개를 기록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방어율 2.16인데 우타자를 상대로는 3.05로 높아진다.
우완 브록스턴은 방어율 3.77로 더 안정감이 떨어진다. 28.2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2개를 허용했다. 4구 12개에 삼진은 24개를 잡아냈다. 다만 방어율이 4월 1.80에서 5월 9.31로 치솟았다가 6월엔 0.00으로 호투하고 있다.
마무리 최고 덕목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유지와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구위, 그리고 제구력 등이 손꼽힌다. 오승환은 이 모든 것에서 경쟁자들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오승환은 “감독님이 마무리 투수로 정확하게 한 명을 꼽은 것은 아니다. 감독님이 상황에 맞게 준비하라고 했고, 9회에 준비하라는 얘기도 들었다”며 “변동이 생겼지만 이게 가장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로즌솔이 컨디션이 더 좋아지면 원래 자리를 찾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가 돌아올 때까지 시그리스트, 브록스턴과 빈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어야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입단 때 ‘7회가 됐든, 8회가 됐든 9회라고 생각하고 던지겠다’고 말했는데 진짜 9회에 나가게 되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마무리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기회가 찾아왔다. 특급 선수는 찾아온 복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한·일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던 오승환의 눈빛이 불타오르고 있는 이유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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