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임창용
KIA 임창용이 14일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과 연습경기를 통해 첫 실전을 치렀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아직 살아있네!’

KIA 임창용(40)이 첫 실전등판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뱀직구’를 뿌리며 주위를 흥분시켰다. 지난 3월 극적으로 친정팀에 돌아온 임창용은 14일 전남 함평에 위치한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연천 미라클과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지난해 해외에서 원정도박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시즌 50%(7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임창용은 향후 우천취소 경기가 없다는 전제 하에 오는 6월 30일까지 공식경기에 나설 수 없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불펜피칭으로 구위를 끌어 올리던 그는 3군 연습경기 등판을 시작으로 구위 점검에 나섰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1이닝 동안 13개를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지난해 10월 5일 광주 KIA전에서 0.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낸 지 253일(8개월 9일)만에 실전 마운드에 선 것이다. 그는 이날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페이스가 좋아 걱정이다. 1군에 복귀했을 때 잘해야 하는데 너무 빨리 올린 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그는 “차근 차근 준비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모처럼 마운드에 오르니 기분이 좋더라”고 밝혔다. 그는 “낯선 느낌은 없었다. 다만 훈련을 하면서 구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은 했다. 나이가 있으니 신경이 쓰이더라. 체력에는 부담이 없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SS포토] KIA 2군 김회열 감독과 걸어나오는 임창용
KIA에 입단한 임창용이 6일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훈련에 앞서 김회열 KIA 2군 감독과 걸어나오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총 13개를 던졌는데 직구 최고구속은 146㎞까지 측정됐고 커브도 4개를 섞었다. 특유의 ‘뱀직구’는 명불허전이었다는 게 그의 첫 등판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임창용은 “직구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언제든 내 공을 던질 자신은 있다. 상대 타자들도 내 직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나오기 때문에 변화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구위를 점검하면서 변화구 각이 조금 더 예리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독립리그팀을 상대로 시험등판했지만 직구와 커브를 섞어 던진 이유다. 일정 이상의 구위를 지속적으로 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KIA 경기를 지켜본다. 요즘은 경기 후반이 아쉽기는 하더라. 잘하다가 뒤집어지는 경기가 많았다. 선발들은 제 몫을 하고 있다. 불펜 투수들이 자리를 잡아주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임창용의 복귀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나 하나 간다고 달라지겠는가”라며 겸손해 했지만 마무리 중책을 맡을 각오는 이미 다진 상태다. 그는 “마무리로 복귀하려면 어느정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체력적인 부분이나 구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S포토] 임창용
KIA에 입단한 임창용이 6일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함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앞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도 남아있다. 임창용은 “팀이 연승을 타면 마무리 투수는 연투를 해야한다. 복귀할 때까지 연투능력도 점검 해봐야 한다. 이전처럼 오전에는 팀 훈련 중심으로 오후에는 개인 훈련을 할 예정인데 팀에서 짜준 스케줄대로 마운드에 올라 점검할 수 있는 것들을 점검해 1군에 올라가겠다. 팀에 보탬이 돼야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6일 미라클전에 한 번 더 선발등판 한 뒤 오는 24, 25일 삼성 3군과 연습경기에서 연투 능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날짜상으로 7월 1일부터 1군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은 2주간 피치를 올린다는 각오다.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대단하다. 김 감독은 “최근 신체나이를 측정했는데 20대라고 하더라. 라이브피칭 때에도 구위가 살아있더라는 보고를 받았다. 투구 밸런스도 좋고 건강하다. 날짜가 되면 1군에 바로 등록할 것”이라며 “1군에 합류하면 또 여러 얘기들이 나오겠지만 본인도 충분히 자숙하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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